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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Bs Nov 25. 2019

[OB's시네마] 루스베이더긴즈버그 : 나는 반대한다

드디어 드디어 이 영화를 봤다. 수없이 추천만 듣다가 어제 드디어! .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는 미국 연방 대법원의 사상 두 번째 여성 대법관이며, 미국 여성 인권 증진에 지대한 공헌을 한 인물이다. 평생을 바쳤다고 해도 모자랄 정도로. 


어떻게 이런 인물을 이제야 알았나 싶다. 미국에서는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의 이니셜을 따서 RBG라 부르며 굿즈를 만들고 몸에 문신을 새기고 SNL에서 패러디를 할 만큼 높은 화제성과 인기를 지니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어떻게 이 영화가 만들어지고 난 후에야 이 분을 알게 되었는지.

미국의 법은 미국만의 법이 아니고 미국인들 안에서의 성차별과 인종 차별도 미국만의 것이 아니다. 그래서 더더욱 긴즈버그의 행보가 대단하고 존경스럽고 감사하다. 


긴즈버그가 하버드 로스쿨에 들어가겠다는 꿈을 밝혔을 때 가족들은 한 번 도전해보라고 했단다. 긴즈버그가 무조건 해낼 것이라 믿거나, 엄청난 사명감을 띠고 법조인이 되어야만 한다고 믿기 때문이 아니었다. 남편이 있으니 도전해보고 실패해도 살아갈 수는 있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란다.

자신의 20대 때만 해도 그런 세상이었던 시대를 살아내며, 긴즈버그는 오로지 엄청난 자신 안의 힘과 의지만으로 법을 공부하고 가족까지 지켜내야 했다. 그리고 변호사가 된 후 정말 대단한 일관성으로 여성 인권 증진에 기여할 수 있는 사건들을 맡아 나갔다. 그가 작성한 변론이 영화에 인용되는데, 모든 문장이 하나하나 명문이다. 그 문장이 너무 치밀하게 합리적이면서도 옳은 이야기를 하고 있어서 감탄이 절로 나온다. 후에 대법관이 된 후 작성한 판결문 역시 마찬 가지.


그렇게 자신이 작성한 모든 문장이 완벽에 가까울 정도로 탄탄한 배움과 준비의 과정이 있었기에 긴즈버그가 이기고 여성 인권이 해방될 수 있었다. 그게 참 경이로웠다. 

나도 정말 무언가를 차분하고 꾸준하게 이어가서 그게 나의 무기가 되고 세상을 바꾸는 힘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고 다짐하게 만드는 삶이었다.


그리고 나는 이 영화에서 처음 봤다. 80대의 여성 노인이 헬스장에서 트레이너에게 PT를 받으며 플랭크를 하는 모습을. 하지만 이제 그가 보여줬으니 앞으로는 그런 모습들이 더 이상 생경하지 않아질 것이다. .


긴즈버그는 미국 연방 대법원의 여성 대법관 수로 가장 적정한 인원이 9명(전원)이라고 했다. 그렇게 되는 날도, 또 그게 생경하지 않아지는 날도 머잖아 온다면 참 좋겠다. 그럴 수 있을 거라고 긴즈버그의 삶이 희망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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