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절할 때는 '부연 설명'을 하지 마라

"No"는 완전한 문장이다

by 하루

"이번 주말에 시간 돼?" 선배에게서 전화가 왔다. 나는 이미 주말 계획이 있었다. 혼자 집에서 쉬기로 했다. 장기간 프로젝트가 이제 끝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입에서 나온 말은 달랐다. "아... 이거는 제가 일정상 무리일 것 같아요. 요즘 너무 피곤하기도 하고... 주말에 좀 쉬어야 할 것 같아서요. 제가 너무 힘들 것 같아요. 죄송해요."


선배가 말했다. "그냥 2시간만 만나자. 밥만 먹고 헤어지면 되잖아. 그 정도는 괜찮지 않아?" "아... 그게..." "너 혼자 쉬는 거면 2시간 정도는 괜찮지 않아? 집에서 뭐 하게?" 나는 할 말이 없었다. "...네, 알겠습니다."

전화를 끊고 나서, 나는 한숨을 쉬었다. '왜 또 이러지?' 나는 거절할 때 부연 설명이 많다. "일정상 무리일 것 같아요." "제가 너무 힘들 것 같아요." "요즘 피곤해서요." "죄송해요." 나는 상대방이 이해해 주길 바라며 이유를 설명한다. '내가 거절하는 건 나쁜 마음에서가 아니라, 정말 어쩔 수 없어서예요.' 하지만 그 설명들이 오히려 허점이 되었다.


동료가 메신저를 보냈다. [OO 씨, 이번 프로젝트 좀 도와줄 수 있어요?] 나는 이미 내 업무로 바빴다. [아, 저도 도와드리고 싶은데요. 지금 제가 업무가 좀 많아서 무리일 것 같아요. 회의도 있고, 보고서도 써야 하고... 제가 너무 힘들 것 같아요. 죄송해요.] 동료가 답장했다. [아, 그럼 회의 끝나고 해 주실 수 있어요? 보고서는 언제까지예요?] "..." 내가 던진 이유들이 협상 카드가 되어버렸다. 회의가 끝나면? 그때 하면 되지. 보고서가 목요일까지? 그럼 금요일에 하면 되지. 나는 또 함정에 빠졌다.


나는 깨달았다. 거절할 때 말이 길어지는 건, 상대방에게 허점이 된다.

"일정상 무리일 것 같아요" → 허점: 언제 시간 되는데? 그때 하면 되잖아.

"요즘 피곤해서요" → 허점: 그냥 잠깐만. 2시간만.

"제가 너무 힘들 것 같아요" → 허점: 그렇게까지 힘든 일 아니야.


부연 설명은 거절을 약하게 만든다. "안 됩니다"라고 말하면 끝날 일을, 나는 "안 되는데요, 왜냐하면 일정상 무리고, 피곤하고, 힘들고..."라고 늘어놓았다. 그 순간, 상대방은 협상의 여지를 발견한다. '아, 완전히 안 되는 건 아니네. 조건만 맞으면 되겠네.'


이제는 이런 나를 바꾸고 싶었다. 나는 거절 자체를 못 하는 게 아니라, 거절을 제대로 못 하고 있었다. "안 됩니다"라고 명확히 말하는 대신, "안 되는데요, 왜냐하면..."이라고 설명을 시작했다. 그 순간, 거절은 협상이 되어버렸다. 부연 설명은 상대방을 설득하려는 게 아니라, 나 자신을 정당화하려는 것이었다. '나는 나쁜 사람이 아니에요. 사정이 있어서 못 하는 거예요.' 하지만 상대방은 그 사정을 듣고 이해하는 게 아니라, 허점을 찾는다.


그날부터 나는 연습하기로 했다. 거절할 때는 부연 설명을 하지 않는다. 짧고 명확하게. "안 됩니다." "어렵습니다."


다음 날, 동료에게서 업무차 연락이 왔다. "OO아, 이번 주말에 시간 돼?" 나는 심호흡을 했다. 그리고 말했다. "죄송하지만, 어렵습니다." 잠깐 침묵이 흘렀다. "왜? 일정 있어?" 예전 같았으면 "네, 일정이 있어서... 요즘 피곤하기도 하고... 제가 너무 힘들 것 같아서..."라고 설명했을 텐데. 나는 멈췄다. 그리고 다시 말했다. "개인 일정이 있습니다." "무슨 일정인데?" "아~ 좀 개인적인 일이 있어서요." 또 침묵. "아... 알았어. 다음에 보자."


전화를 끊고 나서, 나는 놀랐다. '뭐야, 이렇게 쉬운 거였어?' 며칠이 지나자, 확실히 달라졌다. 부연 설명을 안 하니까, 거절이 명확해졌다. 상대방도 더 이상 설득하려 하지 않았다. "어렵습니다"라고 하면, "아, 알겠습니다" 하고 끝났다.


그런데 처음에는 죄책감이 들었다. '너무 무뚝뚝한 거 아닌가?' '이유도 안 말하면 상대방이 기분 나빠하는 거 아닌가?' 하지만 지켜보니, 그렇지 않았다. 오히려 명확해서 편해하는 것 같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내 마음이 편안했다. 그걸로 충분한 것이다.


나는 깨달았다. 거절은 설명이 아니라, 결정이다. "안 됩니다"는 결정이다. "안 되는데요, 일정상 무리고, 피곤하고, 힘들어서..."는 설명이다. 설명을 하면, 상대방은 그 설명을 반박하려고 한다. 하지만 결정을 말하면, 상대방은 그것을 받아들인다. 물론, 가끔은 이유를 설명해야 할 때도 있다. 공식적인 자리에서, 혹은 상대방이 정말 이유를 알아야 할 때.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부연 설명은 필요 없다. "안 됩니다"로 충분하다.


거절할 때는 부연 설명을 하지 마라. "일정상 무리일 것 같아요." "제가 너무 힘들 것 같아요." "요즘 피곤해서요." "죄송해요." 이 말들은 전부 허점이다. 그 대신 이렇게 말하라. "어렵습니다." "안 됩니다." 그리고 만약 상대방이 계속 이유를 묻는다면? 반복하라. "어렵습니다." "왜요?" "어렵습니다." "이유가 뭐예요?" "개인적인 사정입니다."


거절은 기술이 아니라, 태도다. 구구절절 설명하지 않는 태도. 짧고 명확하게 말하는 태도. 내 결정을 존중하는 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