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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산책갈까 Apr 19. 2023

나도 내 마음을 모르는데

뭐가 맞는걸까. 누가 좀 알려줄 수 없을까. 

촬영팀 일을 거절하고 좋은쪽으로 생각해보려고 했다.

" 이 기회를 활용해 보지 뭐 "  

쉽게 되지 않는다. 

계속 온탕과 냉탕을 왔다갔다 하듯 내 선택에 대한 후회와, 좋게 생각해보려는 노력이 충돌하며 내 모든게 날 뛴다. 내 기분, 태도, 기력 등등 전부 다. 


몇년을 했던 일이고, 내가 애정했던 일이고, 승진을 포기하고 그 작품을 거절한게 그동안 내가 쌓은 커리어를 포기하는 것과 같이 느껴졌다. 


사실 나는 그 선택을 기점으로 갈림길에 서 있었다. 

회사를 계속 다니자니 월급은 꼬박꼬박 나오니 현실적으로는 보다 안정적이겠지만 촬영팀으로 다시 돌아가기에는 기약이 없었고, 촬영팀을 계속 하자니 늙어가는 내 체력과 건강이 언제까지 그 일을 할수있게 도와줄지, 돈은 계속 벌수 있을지 현실적인 고민이 나를 망설이게 했다. 


꽤나 중대했다. 

'이 선택을 해보았다가 안되면 다른 선택지를 택하지' 라고 대충 선택할 수가 없었다. 

나는 20대도 아니고, 내게 좀 더 도전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이 남아있지 않은거 같고, 미래를 생각하자니 프리랜서로의 삶이 불안해져 돈이없을때 회사든 어디든 다녀야 하는데 회사를 취직할 수 있는 마지노선이 딱 내나이가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난 겁이났다. 

내가 하고 싶은 일보다, 막연한 미래의 불안함에. 

그래서 촬영팀으로 승진할수 있는 기회를 거절하고 회사를 다니는걸 택한지도 모른다. 

회사를 다니는게 그리 만족스럽지도 않다. 

너무 그만두고 싶다. 


내 선택이 차악이었다고 생각했는데 알고보니 최악이었던걸까. 

차라리 촬영팀을 하겠다고 했으면 어땠을까. 

그럼 그건 최선의 선택이었을까? 

아님 똑같이 최악이 되었을까? 

최악은 아니었을꺼다. 

건강은 더 잃었겠지만, 승진을 얻었으니... 

그럼 차선 정도 되려나. 

잘 모르겠다.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제어가 안된다. 

분 단위로 마음이 계속 뒤틀린다.


마음속에 패턴이 하나 생겼다. 

후회, 자책, 자기혐오, 막막함, 막연함, 시간이 좀 지나서 다시 후회로 돌아간다. 

마음속에 뱉어낼 수 없는 감정들로 한가득이다.




형편아 나아져라

형편아 나아져라

형편아 나아져라


몸아 건강해져라

몸아 건강해져라

몸아 건강해져라


지금보다 괜찮아져라

지금보다 괜찮아져라

지금보다 괜찮아져라


제발 행복해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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