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왈로비 Aug 04. 2023

성공은 로또가 아니다

자전거 국토종주 완주가 가능한 이유


최근 접이식 미니벨로 자전거를 구입하여 출퇴근을 하다 보니 어느덧 밟은 만큼 나아가는 자전거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되었습니다. 자전거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니 자연스레 '자전거 국토종주'를 알게 되었습니다. 자전거 국토종주란 인천 아라서해갑문을 시작으로 부산 낙동강 하구둑까지 633km를 달리는 코스입니다. 자전거 국토종주를 하며 지나온 길 곳곳에 배치된 인증센터에서 모든 도장을 찍으면 국가로부터 공식적으로 국토종주 인증을 받을 수 있습니다.


유난히 눈에 띄던 국토종주 영상은 감성으로 유명한 영국의 접이식 자전거 '브롬톤'을 타고 여행하는 영상이었습니다. 

미니벨로는 귀여운 모습과는 다르게 작아진 바퀴만큼 한 번의 페달링에 나아갈 수 있는 거리가 더 작기 때문에 로드 자전거나 MTB 자전거에 비해서 장거리를 여행하려면 더 많이 페달을 밟아야 합니다. 

그런데, 어떻게 633km나 되는 거리를 그것도 미니벨로를 타고 완주할 수 있었을까요? 

적어도 하루에 100km가 넘는 거리를 5~6일 동안 자전거로 이동하는 강행군을 어떻게 이토록 많은 이들이 완수할 수 있었을까요?




출처: 자전거 행복나눔 홈페이지

열정·끈기와 같은 단어가 답이 될 수도 있겠지만, 제 생각에는 자전거 국토종주의 최종 목적지인 낙동강 하구둑까지 매 20~30km마다 도장을 찍어 인증할 수 있는 센터가 곳곳에 있는 덕분일 것입니다. 현재와 멀리 떨어진 단 하나의 목적만을 보고 나아간다면 목적지 도착 전까지는 어떠한 보상도 없을 것입니다. 단, 하나의 보상만을 보고 달려가는 것은 많은 인내를 필요로 하여 목적지에 도달하기 쉽지 않을 것이고, 해낼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도 찾아올 것이며, 목적지에 이르지 못하고 중도포기하는 이들도 많이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눈앞에 있는 인증센터까지는 조금만 노력하면 나아갈 수 있습니다. 인증센터에 도착해 인증 도장을 획득하면서 작은 보상과 성취감을 느낄 수 있고, 그 힘을 원동력으로 다시 다음 인증센터까지 나아갈 수 있는 것입니다. 그렇게 하나 둘 인증센터를 지나오면 어느덧 국토종주의 종착지인 마지막 인증센터까지 다다를 수 있는 것이지요.




저 역시 한 번에 대박이 나거나 성공하는 그런 삶을 꿈꾸면서 너무 먼 목표만을 고집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나이가 들고 세상을 알아갈수록 성공은 로또와 같이 단 번에 대박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너무 멀리 있는 목표를 단 번에 이루기는 너무나 어렵습니다. 그것이 부든 명예든 혹은 지식이든 마찬가지입니다. 먼 미래의 목표는 그곳에 닿기 위한 여정의 무게만큼 스스로를 짓누릅니다. 성공한 나와 현재의 나 사이에 갭이 너무 커서 현재의 나에게 만족하지 못하여, 현재 집중하지 못하게 됩니다.


너무 멀리 있는 목표만을 향해 나아가고 있지는 않나요?

물론, 어린 나이에 로또와 같이 큰 성공을 단번에 이루는 사람도 있습니다. 애플의 스티브 잡스(Steve Jobs), 테슬라의 일런 머스크(Elon Musk),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Bill Gates), 페이스북의 마크 주커버그(Mark Zuckerberg), 토스의 이승건, 해시드의 김서준 등입니다. 

로또의 1층 당첨 확률은 814만 5060분의 1입니다. 확률적으로는 가능성이 희박하지만, 늘 로또복권의 1등 당첨자는 등장합니다. 마찬가지로 위 인물들은 뛰어난 역량, 시대적 흐름, 사회적 필요성 및 기술발전 수준 등 수 없이 많은 요소들의 상호작용으로 로또와 같은 확률로 성공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반대로 말하면 저를 포함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들처럼 될 수 없다는 말이겠지요.


여기에 흥미로운 기사가 있습니다. 


스타트업하기 딱 좋은 나이는? “의외로 45세”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Harvard Business Review·HBR)가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설립 후 첫 5년 간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인 상위 0.1% 기업의 창업가 연령은 평균 만 45세. 마찬가지로 기업공개(IPO) 또는 인수합병(M&A)을 통해 성공한 기업인으로 우뚝 선 스타트업 창업가의 연령 역시 40대 중반으로 나타났다. HBR은 “관련 분야에서 3년 이상 일한 창업자는 경험이 전혀 없는 사람에 비해 성공할 가능성이 85% 높다”며 “특출 난 창업가는 매우 젊은 나이에 성공할 수 있는 비정상적인 통찰력을 가지고 있지만, 그들은 나이가 들면서 더 큰 성공을 거둘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40대의 성공 가능성이 높은 이유를 추측해보면 그때까지 관련 지식과 경험을 습득하고, 사람과 사회를 배우는 등 열심히 성공을 위한 작은 요소들을 하나씩 쌓아갔기 때문일 것입니다. 




절대 닿을 것 같지 않지만, 반드시 이루고 싶은 목표를 세우고 그 목표에 도달하기 위하여 조급해하며 현재의 행복을 희생하고 불명확한 미래의 헛된 행복과 성공만을 바라보지 않은지 돌아보게 되는 순간입니다.


인생은 작은 한 걸음을 내딛으면서 쌓아가는 것입니다.

자전거 국토종주를 완수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최종 목적지만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바로 앞의 인증센터 하나에 집중하는 것처럼 최종 목적지로의 방향성을 가지고 작은 성공과 경험에 집중하고, 또 다음 목표로 나아가는 것입니다. 작은 한걸음이 쌓이고, 또 쌓이다 보면 결국 원하는 목적지에 다다를 수 있을 것입니다.

작가의 이전글 잡스와 머스크, 누가 더 위대할까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