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용 없이 행복을 얻는 방법
좋은 창작물을 만나게 될 때면 꼭 하려고 하는 일이 있다. 그것을 만든 사람에게 감사를 전하는 일이다. 감사 인사를 남기는 일은 몇 년 전부터 나만의 개인적인 습관이자 취미가 되었다. 좋은 책을 읽고 난 후엔 그 작가님에게, 기사를 읽고 난 후엔 그 기자님에게, 음반을 듣고 난 후엔 그 아티스트에게, 나는 나름의 정성을 담은 감사를 보내려 하고 있다.
내가 이 방법을 가장 자주 썼던 것은 주로 좋은 책이나 기사를 만났을 때였다. 정말 좋은 글을 읽고난 뒤면 나는 늘 그 글을 쓴 사람을 떠올렸다. 그때의 감정은 인상적인 글을 써준 것, 많은 생각과 고민을 남겨준 것에 대한 감사함이었다. 그럴 때면 나는 그 작가나 기자님께 감상평을 겸한 감사 인사를 남겼다. 어떨 때는 인스타그램 디엠으로, 어떨 때는 이메일로, 가끔 정말 깊게 감명받았을 때는 손편지로도.
꼭 답장을 바라는 마음에서는 아니었다. 특히 그 사람이 유명할수록 일일이 답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지금껏 보낸 그 감사의 말들에는 단 한 번의 예외 없이 짧지 않은 답장이 돌아왔었다. 하나같이 온기가 느껴지는, 진심이 담겼음을 알 수 있는 문장들이었다. 좋은 글을 써주셔서 고맙다는 말의 뒤에는, 진심을 다해 읽어주어 고맙다는 답이 이어졌다. 감사는 감사로 돌아온다. 진실로 그렇다.
어떤 마음은 전해졌을 때 더 큰 가치를 발한다. 감사가 바로 그렇다. 간직하기보다는 표현하는 것이 몇 배는 좋다. 꼭 작가나 창작자의 경우에만 국한되는 말은 아니다. 주변에 감사할 사람들은 언제나 있다. 친구가 될 수도, 선생님이 될 수도, 가족이 될 수도 있다. 나는 그들에게도 종종 감사를 전하는 삶을 살고 싶다. 부담스럽지 않게, 하지만 진심을 담을 수 있는 방식으로 말이다. 얼마 전에는 함께 일하고 있는 분으로부터 그런 말을 들었다. 나와 같이 일하고 친해질 수 있어서 고마운 마음이라는 내용이었다. 나는 그 마음이 너무 소중해서, 한참을 고민한 후 진심을 꾹꾹 눌러담은 감사로 화답했다.
그러니까, 나는 짧은 시간에 확실한 행복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을 하나 알고 있다. 고마운 누군가에게 진심을 담은 감사를 전하는 것이다. 거의 어떠한 비용도 들이지 않고 오직 행복만을 얻어갈 수 있기에, 이 방법은 무척 특별하다. 유일하게 요구되는 비용은 약간의 시간과 정성이다. 그 정도면 ‘가성비 갑’의 방법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