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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하 Mar 01. 2020

카프카의 흔적을 따라 프라하를 걸었다

내가 프라하에 온 단 한가지 이유, 프란츠 카프카


카페 루브르. 내부 분위기가 고풍스러웠다




지금은 프라하다. 내가 좋아하는 작가인 프란츠 카프카가 태어난 곳이자 평생을 살았던 도시. 오로지그에 대한 동경과 호기심으로 이 여행은 시작되었다.


하루 종일 땀을 줄줄 흘리며 계속 걸었다. 왜 혼자 여행하면 평소보다 많이 걷게 되는 걸까.


지금은 카프카를 비롯한 수많은 프라하 예술가들의 단골가게였다던 <카페 루브르>에 앉아 있다. 카페는 2층에 있었고 생각보다 되게 고급 진 분위기여서 약간 당황하긴 했다. 자리에 앉아있었는데도 웨이터가 오지를 않길래 긴장하고 있었는데, 다행히도 얼마 뒤 친절한 웨이터 분이 와서 주문을 받아줬다. 그리곤 주문한 카푸치노를 거의 흡입하듯이 마시고 있다. 커피가 정말 맛있어서 왜 카프카가 단골이었는지 새삼 실감하는 중이다.




카프카 박물관도 다녀왔다. 예쁜 분홍색 건물.
프라하 어느 서점에서 만난 카프카와 밀란 쿤데라의 책. 체코에는 좋은 작가들이 참 많다




프라하, 특히 까를교 근처에 동양인이 그렇게 많다길래 대체 얼마나 많은 건가 하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별로 없다. 그냥 전 세계에서 모인 관광객들로 북적거릴 뿐이다. 마치 이건 서울에서 익숙하게 보던 모습이다. 한적하고 조용한 독일 거리에 익숙해져 버려서 이 북적거림이 낯설기만 하다. 프라하는 모두가 사랑하는 명소였구나.


아까 아침부터 지하철 티켓 발급기를 찾느라 한참을 헤매고, 가파른 프라하 성을 등산하는 바람에 땀을 잔뜩 빼서 기운이 하나도 없다. 심지어 프라하 성 출입구도 제대로 못 찾아서 의도치 않게 정원까지 구경하다 나왔다. 물론 덕분에 탁 트인 프라하 전경을 볼 수 있었지만.




황금소로 길에 들어서면 파란색 카프카의 집을 만날 수 있었다.
카프카와 카프카의 여동생이 함께 살았던 파란색 작은 집.




황금소로는 생각보다는 아담한 골목길이었다. 입구에 들어서자 카프카 여동생의 집이었던 22번가 푸른 집이 눈에 띄었다. '카프카가 이곳에 살았다'라는 문구만 집 앞에 붙어있을 뿐, 내부는 아주 작았고 카프카의 책과 포스터, 기념품 같은 것들을 팔고 있었다. 카프카는 여동생의 집에서 수많은 작품을 남겼다고 한다.







카프카의 흔적은 거의 없었기에 조금은 실망했지만 카프카의 책들이 있는 걸 보곤 결국 지갑을 열었다. 변신, 시골의사, 성, 심판 등 수많은 작품이 있었지만 고민 끝에 카프카가 아버지에게 썼던 편지 모음집을 샀다. 250코루나였으니 나쁘지 않은 가격이다.


읽어보지 않은 작품들을 사고 싶었으나 안 그래도 철학적이고 어려운 카프카 책을 영어로 읽기엔 아직 무리일 것 같았다. 계산대에 계신 아주머니가 고민하는 나를 보고 친절하게 설명을 해주셨기에 고민을 끝내고 책을 집었다.


그렇게 책 한 권을 손에 들고 밖으로 나왔다. 왠지 그냥 가기는 아쉬워 서성이고 있는 참에 한국 관광객분을 만났고, 사진 한 장을 부탁했다. 왠지 사진도 남기지 않고 그냥 가면 좀 서운할 것만 같아서. 그리곤 존 레논 벽을 구경하기 위해 트램을 타러 나섰다.







프라하 곳곳에서 보이던 카프카. 카프카의 도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카페 루브르 근처에 있는 카프카의 얼굴 조형물. 조각난 얼굴이 맞춰졌다 해체되기를 반복한다
프라하에선 유난히 귀여운 물건들을 많이 사 왔다. 역시나 빠질 수 없는 카프카의 굿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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