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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an Apr 22. 2018

끌리는 컨셉의 법칙

정교한 컨셉의 법칙 17

컨셉의 중요성을 말하는 책은 많다.

하지만 대부분 초점은 컨셉이란 '무엇'이고 '어떻게' 기획하고 개발해 나가야 하는지에 대해 집중되어있다.

하지만 이 책은 컨셉이 필요한 이유, 즉 '왜'에서 출발한다.

컨셉이 필요한 이유를 자세하고 명료하게 서술함으로써 why에서 what을 거쳐 how까지

명확하게 한 궤로 꿰어지는 것이 이 책의 큰 특징이다.


또 다른 특징은 소비자 인식을 잘 반영했다는 점이다.

기업이 기획하고 개발하는 컨셉이란 결국 소비자를 위해 존재한다.

따라서 소비자 인식을 고려하지 않은 컨셉이란 속 빈 강정이며 죽어있는 생각이다.

이 책은 동서양의 인문학적 지식과 이론을 소비 심리와 접목시키고 이를 다시 한번 컨셉에 적용한다.

저자의 깊이와 넓이, 나아가 크게 엮고 꿰는 능력은 책을 읽는 내내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또한 풍부한 사례가 장점이다.

각 법칙 별 다양한 사례를 제시한 후 설명을 함으로써

독자의 이해를 높이고 실무의 적용 방향을 쉽게 고민해볼 수 있다.


위와 같은 이유로 마케팅이나 브랜딩, 기획에 대한 공부에 첫 발을 내딛는 이들에게는

조금은 생소하고 어려울 수 있는 개념이나 이론들이 등장한다.(그마저도 쉽게 풀어쓴 저자의 필력에 감탄한다.)

내용에 깊이가 있고 업무 혹은 생각의 기준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현재 관련 업무에 종사하거나 마케팅 관련 서적을 많이 읽어본 독자들에게 강력 추천한다.



(1) 법칙 1. 컨셉은 '일이관지'하게

Concept의 'Con-'은 '여럿을 하나로'라는 의미의 접두사와 '-cept' '잡다'라는 의미의 접미사의 합성어다.

즉, 컨셉이란 '여럿을 붙잡아 하나로 꿴 것'이다.

'Concept'은 '꿰는 것'(Con)과 꿰어지는 것(Cept)로 나뉘어지는데

이는 각각 '컨셉/개념/언어/의미/업의 개념/목적/본질/이데아/하나인 것'

'제품이나 서비스/감각/경험/상징물/핵심역량/수단/껍데기/현상/여럿인 것'으로 나뉜다


저자가 말하는 '일이관지' 역시 이와 상통한다

'일이관지'는 공자의 고사에 나오는 말로서 '보편적 개념을 하나로 꿰어서 보다'라는 의미이다.

이는 현재 '일관성'이라는 단어로 발전했다.


일관성은 '시간적 일관성'과 '공간적 일관성'으로 구분한다.

'시간적 일관성'이란 제품이 개발되고 이것이 하나의 브랜드 이미지로 자리 잡기 위해서

오랜 시간이 걸리므로 시간을 갖고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공간적 일관성'이란 제품 구성 요소 간의 통일성이나 일치성을 의미한다.



(2) 법칙 2. 컨셉력 = 차별성 X 필요성

경쟁 브랜드와 차별화했다고 성공이 보장되는 것이 아니다.

실패한 차별화에는 경쟁 제품을 과도하게 의식했다는 공통점이 존재한다.

차별화에 있어 중요한 것은 그 전제가 고객의 필요성에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신병철 박사님이 과거 CJ 그룹의 CMO로 재직하셨을 때 '낯섦'과 '익숙함'의 교집합이 좋은 기획이라고 말했던 것이 떠오르는 대목이다.


또한 컨셉 개발 시 차별성과 필요성뿐만 아니라 유형성을 고려해야 한다.

유형성이란 컨셉이 주장하는 내용을 오감으로 확인할 수 있는 정도를 의미한다.

따라서 가격에 대비한 가치는 '차별성X필요성X유형성'로 나타낼 수 있으며

컨셉 개발에 있어 선요후별가형(먼저 고객 니즈를 찾아내고 나중에 차별성을 고려한 후 유형성을 추가해야 함)을 기억해야한다.



(3) 법칙 3. 오감으로 확인하게 하라

이는 법칙 2에서 나온 '유형성'에 대한 설명이다.

유형성은 오감으로 확인할 수 있는 컨셉의 정도이다.

하나로 꿰는 컨셉이 꿰어야 할 것(븥잡는 것/반드시 내포해야 할 것)은 '감각(유형성)'이다.

이를 달리 표현하면 소비자의 제품 사용 경험을 붙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칸트는 '감각 없는 개념은 공허하고, 개념 없는 감각은 맹목적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칸트의 인식론에서 인식은 '감각적 경험(내용) + 개념(형식/범주)'이다.

이를 마케팅 및 브랜드에 적용하면 브랜드 이미지는 '제품에 대한 경험 + 브랜드컨셉'을 의미한다.



(4) 법칙 4. 하나의 키워드로 콕 찍어라

우리의 인식은 '언어 구속적'이기 때문에

컨셉을 언어로 콕 찍어 이야기하지 않으면 잘 보이지 않는다.

또한 언어는 상징적 표현을 통해 감각 경험에 크게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언어가 상징하는 의미를 소비자들이 감각으로 경험되지 않는다면 이는 공허하게 들린다.


빨간 투명 그릇에 물을 담그면 물은 빨갛게 보이고 하얀 투명 그릇 안의 물은 하얗게 보인다.

언어(컨셉)은 그릇에 감각적 경험은 물에 비유할 수 있다.

즉, 제품이나 서비스를 언어로써 어떻게 규정하느냐에 따라 A로 보일 수도, B로 보일 수도 있는 것이다.


언어로 표현되는 컨셉은 물리적 제품을 객관적으로 묘사하는 것에서 나아가

브랜드 이미지를 창출할 수 있어야 한다.


(5) 법칙 5. 기대감을 높여라

기대는 경험을 좌우한다. 따라서 컨셉은 제품 품질을 묘사할 뿐만 아니라 사용자 경험까지도 생각해야한다.

첫 제품 구매 시 소비자는 제품을 직접 사용해본 후 구매하는 것이 아니며

컨셉이 담겨 있는 제품 패키지나 패키지 문안 등 외관만을 보고 구매한다.

따라서 제품이 좋아 보이도록 해주는 '품질 단서'의 창출은 컨셉 개발 시 매우 중요하다.

이를테면 인증마크, 브랜드 네임, 원산지, 카피, 디자인 등으로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어야 한다.


품질 단서는 품질에 대한 기대에서 나아가 실제 사용 경험에도 영향을 끼친다.

제품의 품질에 대해 인지가 되지 않은 상황의 소비자들에게

좋아 보이는 제품은 기대치가 높아짐을 의미한다. 그리고 이는 구매로 이어진다.


기호학 관점에서 품질 단서는 '언어 기호'와 '감각 기호'로 나눌 수 있다.

또한 언어 기호는 다시 '묘사', '언어화된 품질 단서(원산지/가격/인증)', '은유(브랜드명)'로 나뉘며

감각 기호는 '도상(실물 이미지)', '지표(근거 이미지/재료 이미지)', '심벌(상징물)'로 나눌 수 있다.



(6) 법칙 6. 좋아 보이는 것을 실제로 좋게 만들어라

말이 그럴싸하면 처음엔 받아들이겠지만 말뿐이라면 외면받고 거짓이라 인식된다.

컨셉 역시 마찬가지다. 컨셉은 언어이며 언어를 이루는 것은 제품력이다.

이는 법칙이라고 소개할 필요가 없을 만큼 기본이며 전제이다.

구매 전의 기대는 경험으로, 추론은 평가로 확장된다.


컨셉을 표현한 언어, 감각을 좋게 보이게 하여 기대와 추론을 형성했다면

기대감을 충족시키고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제품력 관리가 이루어져야 한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를 논하는 것이 아니다. 제품력과 컨셉은 함께 가야 한다.



(7) 법칙 7. 이로움과 해로움, 둘 다 살펴라

손자병법에는 '지혜로운 자는 이로움과 해로움을 동시에 고려하기 때문에 이로움에도 해로움이 섞여 있음을 알고,

해로움에도 이로움이 섞여 있음을 안다.'는 구절이 나온다.

또한 공자는 '집기양단(양쪽 끝을 모두 잡기 위해 양손과 양눈을 사용)'하라고 했다.


소비자의 필요성은 '사용비용에 대비한 사용 혜택'으로 볼 수 있다.

또한 구매 단계에서 이로움과 해로움을 동시에 고려하는 변수로 접근성이 있으며

이는 '거래 비용 대비 거래 편리성'으로 나타낼 수 있다.

필요성과 접근성을 고려하여 가격 대비한 가치를 나타내면 아래와 같다.

'가격 대비 가치 = 차별성 X 사용 혜택 X 거래 편리성 X 유형성 / 사용비용 X 거래비용 X 가격'

위 식에서 분자는 구매 촉진 요인(이로움(이며 분모는 구매 장애 요인(해로움)이다.

따라서 컨셉 개발 시 양 측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


또한 소비자는 사용하던 제품을 새로운 제품보다 3배 더 높게 과대평가하므로

소비자의 습관을 과도하게 바꾸려는 상품은 실패하기 십상이다.

따라서 컨셉 구상 시 사용 비용이 최소화된 컨셉을 만들어야 한다.



(8) 법칙 8. PASS를 차별화 하라

PASS란 '성능(Performance}', 외관(Appearance)', '부가물(Supplement)', '스마트한 과정(Smart Process)'를 의미한다.

성능은 품질력이며 외관은 품질 단서이다.

부가물은 구매와 사용단계뿐만 아니라 사용 전후, 구매 전후에 본 제품의 구매 편의나 사용 경험을 높여주는

부가 서비스 또는 부가 제품을 의미한다.

스마트한 과정은 소비의 전 과정을 매끄럽게 해 고객과의 관계를 원활하게 설계하는 것이다.


고객 경험을 차별화해야 한다는 측면에서 성능과 외관 역시 중요하지만

차별화 대비 큰 결과로 다가오는 부분은 부가물과 스마트한 과정이다.

이케아, 움프쿠아 뱅크가 대표적인 사례다.



(9) 법칙 9. 상징으로 브랜드에 의미를 부여하라

인간은 의미를 추구하는 상징적 동물이기 때문에 의미를 부여하면 그것이 또한 사야 할 이유가 된다.

또한 인식에서 감각과 개념은 떼어 낼 수 없는 관계이듯

제품과 브랜드 역시 불가분의 관계이다

따라서 제품이 제공하는 물리적 혜택을 넘어 정신적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상징을 활용해야 한다.


제품=브랜드, 즉 모든 것인 시대에 살고 있다. 또한 브랜드가 제공하는 편익은 크게 기능적, 정서적 편익, 자아표현적 편익으로 나뉜다는 점에서 제품과 브랜드를 나누는 것은 무의미하다. 저자가 말한 '브랜드의 상징화는 브랜드의 구체화와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의 의미는 실제 가치와 인식 가치가 동시에 이루어져야 함을 의미한다.


또한 브랜드의 상징화는 브랜드의 구체화와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10) 법칙 10. 색형동물촉

감각과 관련된 법칙이다. 색은 시각, 형은 형태와 크기, 동은 움직임, 물은 물성(액체, 고체 등), 촉은 촉감을 의미한다.

이 중 '색', '촉'이 컨셉 개발에서 중요하다.

일상생활의 80%는 시각을 통해 들어오며 촉각은 가장 확실한 감각이기 때문이다.

또한 시각과 촉각은 사물의 공간적 관계를 규정하기 때문에 다른 세 감각보다 객관적이다.


'형'은 앞서 말한 유형성과 유관한 것으로, 유형성을 높이기 위해 어떤 사물인지 인식할 수 있도록 원형을 그대로 보존해야 한다.

언어로 표현을 할 때도 원형이 변형되었어도 원래 형태를 더 강조해야 한다.

그냥 후춧가루가 아닌 '100퍼센트 통후추로 갈아 만든 후춧가루'로 표현하는 것이 좋은 예다.



(11) 법칙 11. 스토리를 개발하라

말한 것을 감각으로 잘 느끼면 신뢰가 가듯이 상상이 잘 되면 감각이 촉발되어 사실적으로 느껴지게 된다.

그리고 이야기는 흡인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스토리텔링은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방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야기에 나오는 등장인물은 주인공, 조력자, 적대자(장애물)로 구분할 수 있다.

브랜드 스토리 역시 이와 마찬가지로 표적고객이 동감할 수 있는 사람, 브랜드를 상징하는 인물,

욕구 충족을 가로막는 사람이나 사건이 포함되어야 한다.

또한 익히 알고 있는 스토리를 활용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다.



(12) 법칙 12. 감각의 비빔밥을 만들어라

색촉성향미에 스토리까지 6가지 재료를 활용하여 고객의 정서를 자극해야 한다.

감각을 비벼내는 것은 언어 표현에도 필요하다.

특히 소비재의 경우 브랜드 네임 개발에 있어 여러 가지 감각 양상을 동시에 자극하는 표현이 효과적이다.

하우젠의 김치냉장고 브랜드 '아삭'은 싱싱한 과일이나 채소를 깨물 때 나는 소리로 싱싱한 맛을 암시한다.

즉 청각으로 미각을 표현한 것이다.


또한 자칫 마구 뒤섞여 꿀꿀이죽이 되지 않기 위하여 하나의 컨셉이 각각의 감각 재료들을 모두 꿰고 있어야 한다.

즉 일관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앞서 언급된 것처럼 꿰는 것은 컨셉, 꿰어지는 것은 감각이다.



(13) 법칙 13. 친숙한 개념으로 컨셉을 KISS하라

(법칙 13부터 이후의 법칙들은 제품 기획 및 출시 이후 포지셔닝과 표현 컨셉에 대한 설명이다.)

이미 익숙히 알고 있는 개념 또는 구체적인 개념을 끌어와 새로운 개념을 정의하는 것은

소비자의 기억과 인식을 용이하게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개념을 '종차와 유개념'이라고 정의했다.

유개념이란 상위 개념이며 종차는 새로운 개념이다.

이를 적용해보면 유개념은 브랜드는 '제품 범주'이다. 또한 종차는 '차별화된 속성/편익'이다.

컨셉을 소개함에 있어 제품 범주를 활용해야 한다. 제품 범주는 브랜드의 필요성을 알려주기 때문이다.

필요성은 '제품 범주'로 표현해야 한다면 차별성은 '차별화된 속성/편익'으로 나타내게 된다.

요약하자면 브랜드를 출시 할 때는 제품 컨셉에 '표적 고객'과 '제품 범주' 확정하여 포지셔닝해야 한다.



(14) 법칙 14. 소비자의 눈높이의 언어로 말하라

언어에는 '이상 언어'와 '일상 언어'가 있다. '이상 언어'는 사물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는 것으로 과학이나 공학에 쓰인다.

일상 언어는 일상에서 쓰이는 마음속 이미지를 상징하는 언어이자 소비자 언어다.


비트겐슈타인에 의하면 말의 의미는 그 사용에 의해 결정된다. 또한 마음 속 표상은 언어에 의해 개념화된다.

따라서 인간에게 심상을 불러일으키는 언어는 일상 언어다.



(15) 법칙 15. 지시와 암시가 보완되게 하라

지시란 '설명적이고 제품을 묘사하는 언어이며 이성적'인 표현이다.

반면 암시란 '상징과 심상을 불러일으키는 감성적'인 표현이다.

지시와 암시는 반드시 상호 보완하는 구조로 표현되어야 한다.

지시로는 '브랜드의 속성이나 편익을 설명'해야 하고 암시로는 '심상을 불러일으켜 호감을 유도'해야 한다.



(16) 끝으로

저자가 책의 처음부터 끝까지 가장 많이 반복하는 단어가 있다. 바로 양면성.

중요한 관점이다. 장점만이 존재하지 않고 영원한 1등도, 모든 경우에 맞아떨어지는 법칙과 케이스는 없다.

따라서 시장의 환경에서도, 시장을 이루는 소비자 환경에서도 언제나 양면성을 생각하는 눈이 필요하다.

한쪽 면에서 다른 쪽 면을 유추해낼 수 있는 양면적 사고의 중요성이다.

독서가 중요한 이유와도 상통한다.

지식의 축적과 정리는 자연스레 다양한 관점을 볼 줄 아는 눈을 지니게 해준다.

법칙 17인 '모든 법칙을 무시하고 자신만의 법칙을 만들라'에 나오는 구절을 인용하며 정리를 마치겠다.

'A는 A가 아니어서 A라 이름할 수 있다. (중략) 역발상의 사고는 모순을 정상으로 본다. 그래서 현상의 양면성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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