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미친!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에 들어선 후 지난 2년 간은 산 지옥 같은 광경이 여러 번 펼쳐졌고, 유감스럽게도 이런 상황들이 끝나기는커녕 더욱 악화되어가는 듯하다. 유색인종을 상대로 한 백인 우월주의자들의 공격이 20% 증가했고 그에 따른 사망자수도 비약적으로 증가했다. 유색인종들을 상대로 한 테러도 만연해 이제는 뉴스감이 되기도 힘들 지경이다. 2차 세계 대전 전 나치당이 승기를 잡았던 독일의 상황이 이와 비슷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지금의 미국은 인간이 인간으로서 보여줄 수 있는 가장 저열한 행동의 집약체가 되어가고 있다. 버락 오바마의 나라가 도널드 트럼프의 나라일 수 있다는 사실이 끔찍하다. 천국에서 나락으로 단숨에 곤두박질친 느낌이다. 가장 자랑스러운 순간에서 가장 더러운 시궁창으로 순식간에 떨어졌는데 그것이 꿈이 아닌 끔찍한 현실인 느낌. 아아악. 이게 현실이라니.
연일 미디어에서 트럼프와 트럼프 정부의 잘못을 파헤치고 공격하지만, 놀랍도록 공화당의 인기는 솟구친다. 공화당이 좋아서가 아니라, 트럼프에 대한 열렬한 백인들의 지지 때문이다. 트럼프의 인기가 고작 20%라지만 샤이 트럼프 지지층이 엄청나다. (짜증 난다. 역겹고 추하다. 대놓고 응원하는 것이 부끄러운 줄 안다면 그것이 추한 일이라는 것을 안다는 의미 아닌가. 얇은 가면으로 숨어서 뭐하는 짓인가) 트럼프를 반대했던 공화당 유명 인사가 그의 인생 난생처음으로 보궐선거에서 졌고, 공공연히 반이민정책, ICE(미국 이민국 경찰)의 불법체류자 습격 강화 (불법체류자들을 급습해 연행해간다) 등을 조약으로 내 거는 친 트럼프 인사가 줄줄이 당선됐다. 이 나라가 이토록 백인의 나라였던가..? 공포스러울 정도로, 백인들의 독선과 이기심이 트럼프와 함께 그 흉한 민낯을 부끄럼 없이 내보인다.
제프 세션스는 (나도 잘은 모르지만) 트럼프 정부가 표방하는 이상을 가장 잘 구현하는 인물이라고 한다. 마치 히틀러의 괴벨스 같은 사람이려나? 세션스가 한 달 전에 발표한 불법체류자 관련 새로운 법률은 이제 미국으로 건너온 후 붙잡히는 불법 체류자들은, 예전에는 본토로 돌려보냈던 것과는 달리 이제부터는 범죄자로 취급해 바로 구금한다. (미친 거 아냐?) 그러나 함께 온 미성년자 아이들의 경우에는 자의적으로 온 것이 아니므로 범죄자로 볼 수 없어 아이들은 구금하지 않는다. 그러나 아이들만 따로 추방할 수 없으므로 아이들은 결국 '따로' 모아두게 된다. (진짜 미친 거 아냐?) 결국 가족이 생이별하게 되는 것이다. 지난 한 달간 이런 식으로 격리된 아이들이 650명에 달한다.
전국과 전 세계가 경악했다. 이런 야만적인 생각을 한다는 것, 그리고 실행한다는 것이, 21세기에, 민주적으로 가장 발달한 나라라고 자평하던 나라에서 일어난다니. 당연히 비난이 불일 듯 일어났고, 이런 비난에 맞서는 세션스가 선택한 방법은 '성경'을 인용하는 것이었다. (미친 XX) 그리고 그가 인용한 성경은 사도 바울 (예수를 해외에 전파한 초기 교회 사도)이 쓴 것으로 "정부에 순종하라. 하나님이 그들을 지도자로 만들었다" 뭐 그런 내용이다. 세션스가 몰랐겠지만 워싱턴포스트가 이야기하는 것처럼 해당 구절은 과거 노예제를 찬성했던 사람들이 노예제를 보호하기 위해 인용했던 구절이기도 하다. 악의 바퀴는 돌고 도는구나. 악을 보호하기 위해 성경을 인용하다니, 미친 거 아냐? (오늘만 미친 거 아냐 몇 번 나오는지)
결국 프란시스 교황이 신명기 10:18-19절을 인용해 반박하기에 이른다. "너희 중의 이방인을 우대하라. 먹을 것과 입을 것을 주어라. 너는 이방인들을 사랑해야 한다. 너도 한 때 이집트에서 이방인이었음을 기억하라."
실제로 네이티브 아메리칸 (인디언들. 인도에서 온 사람들이 인디언이고, 우리가 인디언으로 아는 사람들은 '네이티브 아메리칸' (미국 원주민)이다)들을 제외한 '모두'가 이 땅에 이방인들이다. 이 땅에 거주지를 둔 사람들 중 가장 오래된 사람들도 1800년대를 넘기지 못한다. 트럼프의 아버지도, 그의 할아버지도 이민자다. 자신들이 이민자였던 때를 잊고, 타인을 박해하는 이, 말로 형언하기조차 쉽지 않은, 인간에 대한 예의라고는 찾아볼 수 조차 없는 싸구려 같은 사람들. 천박한 경제논리의 노예들.
간혹 한국 포털에서 이민자들에 대해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라는 등의 댓글들을 읽을 때가 있는데, 읽을 때마다 소스라치게 놀란다. '인간에 대한 예의'가 국경으로 나뉘는 것이었던가...? 살려고 온 사람들에게 경제적 이익을 이유로 매정하게 '돌아가라'라고 이야기하는 것이, 우리가 배운, 우리가 살기를 결정한 인류애였던가? 아마도 살기가 힘들어서, 헬조선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느끼는 삶이 팍팍해서 그런 거겠지, 하고 이해해 보지만, 타인을 미워해야 내 삶의 자리가 보장되리라는 막연한 논리는 배우지 않아도 모두 아는 것 같아서 씁쓸하기만 하다.
경제적 이익을 따지는 사람들에게도 이유는 충분한 걸로 안다. 특히 불법체류자의 경우 세금을 내지 않고, 값싼 노동력으로 일자리를 취하므로 결국 자국민이 일할 곳이 없어진다는 것이다. 그러나 반대편의 논리는, 그 일자리는 어차피 너네들은 원하지도 않는 3D 일자리이지 않느냐는 것이고, 실제 불법체류자들도 세금을 내는 경우가 (미국에는) 종종 있다. 그리고 사실, 그 세금 부자들에게 조금만 더 걷어도 몇 배는 더 걷힐 세금이기도 하단다. 가난한 자의 거친 보리빵을 빼앗아 부유한 자들의 비단신을 지어주는 것이 우리가 할 일인가.
그리고 무엇보다, 사람의 목숨을 경제적 논리로 판단하는 것이 과연 옳은가? 하는 것이다. 우리 삶에 그것이 전부인가? 내가 살고자 타인을 짓밟는 행위가 정당화될 수 있는가? 내 생존을 위해 타인을 살해하는 행위를 우리는 경제적 이익이라고 부를 수 있는가?
다행히 미국에는, 그리고 세계에는 "아니다!"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들이, 인류애를 최대 가치로 보는 사람들과 그들의 집단이 존재한다. 프란시스코 교황이 그 대표적인 인물이라 할 수 있고 (너무 존경하고 사랑합니다), 다행히 미국의 신문 매체들이 주로 정의의 문제에 민감하다. (아닌 매체들도 물론 있다)
참혹하다. 650명의 아이들, 많은 아이들이 아직 유아라고 한다. (그래서 유아용 카시트를 장착한 유아 전용 차량까지 있다고 한다. 미친 xxxxxx) '내'가 살기 위해 타인을 처참히 짓밟는 이 폭력적인 행위. 우리가 비난하는 야만적인 나라가 아닌, 민주주의의 심장이라고 자평하던 미국 한 복판에서 일어나다니. 이 생생한 폭력의 역사가 이 땅에서 되풀이되는 것을 목도하는 것은 고통스럽다. 우리가 아주 조금 더 나은 '인간'이 되는 것이 이토록 힘들 일인가. 다시는 일어나지 않으리라 생각했던 세계 대전이 미국으로부터 일어나고 있는 것 같다. 결국 우리의 이기심과 탐욕이 인간을 멸망시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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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프 세션스의 성경 인용이 지금 미국에서는 핫이슈입니다. 많은 이들이 분노하지만, 또 트럼프 지지층들은 몰래 고개를 끄덕이며 그런 왜곡되고 좁은 하나님 이해를 받아 들이고 있겠지요. 워싱턴포스트 글을 읽다 분노가 폭발해 쓴 글이라서 어조가 매우 급하고, 심지어 욕도 썼습니다. 보신 분들은 부디 이해를 부탁드려요. 그리고 쓰고보니 예전에 이렇게 글을 썼더니 누가 저보고 '종북'이라고 했었습니다. 제가 한국에 있을 때는 없던 단어라서 아직 그 뜻을 정확히 알지는 못하지만, 아마도 색깔몰이하는 과정에서 나온 단어이겠지요. 이것이 종북이라면 미국에서 종북은 이상주의자들입니다. 트럼프 까는 사람들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