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3. 월요일의 생각
“괜찮겠지, 괜찮을 거야.”
스스로를 다독이던 70여 일의 유예 기간이 지나고, 마침내 우리에겐 각자의 시간이 찾아왔다.
그날 아침까지만 해도 실감이 나지 않았다.
평소처럼 “잘 잤어?”, “오늘 하루도 파이팅!” 같은 일상적인 인사를 건네며 여느 때와 다름없는 하루를 시작했을 뿐이었다.
각자의 시간이 시작되기 두 시간 전,
처음 마주하는 생경한 순간 앞에 상대는 떨림과 긴장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솔직히 말하자면, 그때까지만 해도 나는 그 마음을 온전히 이해하지 못했다. 닥쳐올 공백보다 지금 연결되어 있다는 안도감이 더 컸기 때문이었을까.
이별의 10분 전,
잠시 동안의 단절을 암시하는 상대의 전화를 받는 순간, 수화기를 타고 넘어오는 그 떨림과 긴장이 내게도 고스란히 전이되었다.
평소의 나였다면 울음을 터뜨리거나 어리광을 부리며 매달렸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만큼은 나의 눈물이 상대의 짐이 되지 않기를 바랐다. 그 무거운 시작 앞에 걱정 하나를 더 얹어주고 싶지 않아, 나는 차오르는 감정을 꾹꾹 눌러 담으며 태연함을 가장했다.
그렇게 상대를 보내고 한 시간 뒤,
참아왔던 감정들이 파도처럼 밀려왔다.
그리움과 슬픔, 그리고 후회.
“너무 보고 싶다. 어제 손이라도 한 번 더 잡을걸.”
보고 싶은 마음을 이기지 못해 이전의 대화 기록을 하나씩 거슬러 올라갔다.
그러다 내가 유독 흔들리던 날 상대가 남겨두었던 음성 메시지를 재생했다.
“오늘도 정말 고생 많았어. 많이 사랑해!”
다정한 목소리가 귓가에 닿는 순간, 댐이 무너지듯 눈물이 쏟아졌다. 상대를 보내주던 그 찰나의 순간에 더 많이 사랑한다고, 걱정하지 말라고 밝게 웃으며 장난이라도 쳐줄걸. 씩씩하게 배웅하지 못한 내 모습이 자꾸만 마음에 걸렸다. 나는 아직 참 어리고, 이기적이며, 한참이나 부족한 사람인 것만 같아서.
이제 우리에게 주어진 30여 일의 첫 번째 과제.
나는 상대가 남겨준 온기 속에서 조금 더 단단해지려 한다.
더 성장하고, 더 근사한 어른으로 나아가기 위해 나 자신을 다시 살피기로 했다. 그리움에 매몰되기보다는 함께할 미래를 기대하고, 슬픔에 잠기기보다는 곧 맞이할 재회의 순간을 설렘으로 채워가야지.
그렇게 나의 성장이 상대의 걱정을 지워낼 수 있도록, 조금 천천히 흐르는 이 계절을 묵묵히 걸어가 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