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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onghyun Kim Aug 31. 2017

1인 기업의 문어발식 경영

감당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는 계속 새롭게 시도하라.

이미지 출처: 프리미엄 조선

사업 초창기, 내가 기획한 제품을 미국 아마존 시장에 안착시킨다는 목표 하나로 2~3개월을 그 프로젝트에 매달렸던 것 같다. 최종 생산 제품 샘플이 나오기 전까지 중국 제조 공장과 몇 번을 오고 갔던 1~2주 간격의 오더가 지속되다보면 '과연 이 제품을 출시할 수 있을것인가?', '소비자들이 이걸 살까?' '경쟁자의 제품에 비해 너무 모자라지 않나?' 라는 온갖 부정적인 생각들로 고민했던 것 같다.


첫 번째 제품이 런칭되고 나서도 마찬가지였다. 하루 판매량이 0인 날도 있었다. 이런 날은... 나의 두 번째 사업도 망하는 것인가... 스스로를 자책했던 것 같다. 상품 기획을 처음 했을 때의 그 자신감은 온데간데 없고, 무한한 비관만이 나를 감쌀 뿐이었다. 제품이 런칭되고 판매량이 급격히 증가하여 안정적인 수익을 바랬던 그 기대감이 컸던 것일까? 눈 앞의 몇 푼때문에 쫄보가 된 그 느낌도 그리 유쾌하진 않았다.


충분한 수익을 발생시키지 못하고 자본도 녹록치 않은 상태에서 새로운 제품을 기획하는 것은 위험한 모험이었다. 한 번 실패가 두 번의 실패가 될 것 같았고, 이렇게 실패한 나를 바라보는 주변의 시선에 대해 지레짐작으로 혼자 걱정을 했다. 그래도 첫 번째 창업과 달랐던 점은 내 주변에 멘토라 할 수 있는 몇 분의 사업가가 있었던 것이다. 당연히 첫 술에 배부를 순 없으며, 번트며 안타며 희생플라이며 가리지 않고 계속 휘둘러야 칠 수 있다며 다독여주셨던 것 같다. 하물며 거대 대기업도 신사업의 타율(?)이 삼할을 넘기는 건 거의 기적에 가까운 법인데 고작 한 번 삼진 당한 내가 이렇게 주저 앉아야 하나? 이런 뭣모를 자신감도 다시 붙기 시작했다.   


신용보증재단의 신용을 빌려 초기 창업자에 대한 작은 금액이라도 대출을 받고 다시 시작했다. 중간 중간 나의 아마존 셀링 경험을 기반으로 교육 및 컨설팅도 병행했다. 어쨌든 생존을 유지하며 이 업을 계속 이어나가면, 언젠가는 그 빛을 볼꺼라는 이상한 희망이 있었다. '뭐 언젠간 잘 되겠지.' 라는 대책없는 희망은 아니고 '꾸준히 하나씩 해결하면 언젠가는 된다.' 라는 나만의 만트라에서 오는 희망이었다.  


두 번째 제품은 어느정도 성공적으로 런칭했다. 잘된 이유? 첫 번째 런칭보다 더 세심하고 절박하게 준비해서? 결코 그 이유때문은 아니었다. 아마존 미국의 특정 시장이 가진 구매력, 경쟁자의 숫자, 런칭 시기의 운빨 등이 종합적으로 버무려저 만들어진 운좋은 성과라는 평가가 더 맞을 듯 했다. 시장의 평가라는게 언제나 생산자인 나의 마음처럼 되는게 아니라는걸 조금은 알게된 경험이었다. 성과는 단번에 나올 수도 있고, 지속적으로 투자에 의해서 나올 수도 있으니 제품과 시장에 맞춰 사업전략을 나눠 생각하는게 맞다는 마인드를 갖게됐다.


그렇게 3번째 4번째 5번째 제품, 상품이 꾸준히 런칭을 해왔다. 역시나 홈런은 없지만 그래도 출루는 해낸(?) 성과 정도로 평할 수 있을 것 같다.  누군가는 나의 사업 형태(?)에 대해 '하나에 집중하지 않아 성과 내기는 어렵겠다.' 라고 평할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1년을 해보니 1인 기업은 항상 생존이 우선이다. 수익이 났다면 다시 투자해야하고 또 새로운 성장을 생각해야 한다. 생존과 성장, 그 2가지 가치를 모두 가슴 속에 품고 끊임없이 변화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첫 번째 선택한 아이템이 대실패를 한 것은 아니다. 첫 번째 생산을 하고 처음  생산한 물량을 모두 다 팔았고 두 번째 생산한 제품도 거의 반 이상을 팔았다. 단지 거의 똔똔에 가까운 스코어가 좀 아쉬울 뿐이다. 하지만 이렇게 경험은 점점 날카로워 진다. 아이템을 보는 눈, 시장을 파악하는 눈, 런칭 시점을 선택하는 눈 등이 점점 늘어가고 있음을 실감한다.


항상 시장을 상대하는 데는 주저함이 없어야 할 것 같다. 그것도 고객을 직접 만나는 아마존 시장에서의 경험은 너무나도 소중하다. 그들의 반품은 나의 상품기획을 반성케 하고, 그 다음 상품에서의 개선점을 전달해 준다. 당장 제품의 새로운 생산으로 보답할 순 없어도 그 다음 제품의 완성도를 높이는데는 분명 좋은 경험이라 생각하면 두려울게 없다. 1인기업의 문어발식(?) 경영을 적극 장려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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