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아주고 싶고, 본받고 싶은, 아름다운 사람
오늘 그녀는 몸이 아프다.
그녀는 옛날에는 안 그랬는데 왜 이렇게 기력이 쇠했는지, 보약을 먹어야할지 한탄한다.
피부, 몸매, 얼굴, 이목구비가 2003년에 멈춰있다고, 나이를 먹지 않은 것은 아니라 말하려다 참았다.
매일 야근하고, 정신이 아프게 만드는 일터에서 마음이 아픈 사람들과 지나치게 열심히 일하는데,
더 아프지 않은 게 신기할 지경이다. 걱정이 되고, 신경이 쓰인다.
감기이고 자시고, 다른 병이 문제가 아니라, 그녀와 나는 서로에게 부담을 주기 싫은 병에 걸렸다.
그녀는 매일 '내일은 나을 것 같아' 라고 나를 안심시켜주고는 다음날은 더 아프고,
나는 매일 '나 신경쓰지 마', '연락 안 해도 돼' 라고 말을 하곤, 정작 통화하면 내가 더 신이 난다.
오늘도 밤이 늦고 그녀는 목소리는 다 쉬어있고 쓰러질 듯 아픈데,
그녀의 '1분만 더', '1분만 더' 란 말에, 정신을 차려보니 1시간 14분을 통화했다.
서로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려고 노력하는데, 오히려 부담을 더 주는 꼴이 되어버렸다.
나는 그녀의 몸이 아프니, 메세지를 남기기도, 목소리를 듣기도 부담스럽다. 연락을 줄인다.
그녀는 '일주일 동안 통화하지 말자' 고 신경써주는 나에게,
'아차, 남친에게 연락해야 하는데' 하고 의무처럼 부담을 느낀다.
참 구제불능인 비슷한 두 사람이 만나서 꽁냥꽁냥 연애를 한다니 재미있는 일이다.
목소리만 들어도 이렇게 기분이 좋아지고, 행복해질 수 있다니 흥미로운 일이다.
오늘 식사는 매일 먹는 두부 부리또 볼을 먹었다.
비슷한 종류의 스타일인, 피그 인 더 가든에서 그녀와 밥을 먹은 것이 생각났다.
그녀와 먹으면 무엇이든 맛있긴 하지만, 피그 인 더 가든은 정말 맛있었다. 2인분을 흡입했다.
그녀는 내가 무엇이든 잘 먹고, 가리지 않고, 먹음직스럽게 먹는 것에 종종 칭찬을 해주곤 했다.
나도 사실 마음이 힘들 때는 소화가 잘 안 될 때가 있다.
작년에 그녀에게 쓸데없이 화를 내고는 토한 적도 있다. 그리고 몇일을 회복하느라 고생했다.
그녀가 곁에 있을 땐 어디서 무엇을 먹어도 맛있었다.
그녀는 어디서나 나의 몸과 마음을 편하게 해주고, 그 어떤 음식이든 파인 다이닝으로 만들어준다.
그녀 안에서의 휴식을 맛본 이후, 나는 다른 어떤 곳에서도 진정한 휴식을 찾을 수 없었다.
그녀가 나에게 휴식과도 같은 사람인만큼, 나도 그녀에게 그런 사람이고 싶다.
몸과 마음을 쉬게 해주고 싶다. 그녀 평생의 그 어느 때보다 편하게 해주고 싶다.
그녀의 휴가가 되고 싶다.
인류를 대표하는 천재, 아이작 뉴턴은 1665년부터 페스트가 창궐해서 고향으로 2년간 피신하여,
'창조적 휴가' 의 시간을 보낼 때, 22살의 나이에 미적분학, 역학, 만유인력, 광학 등을 발명했다.
뉴턴과 같은 역사상 가장 위대한 과학자가 탄생하는 데에는, '휴식' 과 '휴가' 가 필요했다.
휴가 중이 아니었다면, 나무에서 사과가 떨어지는 것을 보고 중력을 고안해내지 못했을 지도 모른다.
물론 내 앞가림과 밥값 하기도 겨우 해내는 내가 뉴턴의 휴가를 들먹이는 건 망발이긴 하나,
어찌 보면, 나는 뉴턴 같은 사람이 못 되기 때문에, 더욱 '창조적 휴가' 가 필요한 것 같다.
나의 '창조적 휴가' 는 그녀이다.
그녀와 쉼으로써 더 큰 추진력을 얻는다. 새로운 생각이 떠오르고, 온 몸에 힘이 붙는다.
지금의 그녀는 '창조적 휴가' 가 필요하다.
나는 꼭 그녀에게 그런 삶을 줄 것이다. 그녀는 나의 가장 친한 친구이기 때문에.
'친구' 라는 단어는 사전에 '가깝게 오래 사귄 사람' 으로 정의되어 있다.
나는 사실 반사회적인 사람이라, 진정한 '친구' 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이 그녀밖에 없다.
내 유일한 친구인 그녀에게, 나의 모든 애정과 우정을 쏟고 싶다.
내가 어렸을 때부터 좋아했던 시인의 한 구절이 생각난다.
In the sweetness of friendship let there be laughter, and sharing of pleasures.
For in the dew of little things the heart finds its morning and is refreshed.
- Khalil Gibran
내 마음대로 번역해보자면,
"우정의 감미로움 속에 웃음이 있고, 기쁨을 나누는 것이 있기를.
작은 것들의 이슬 속에서 마음은 아침을 맞이하고, 새로워지니까."
정도로 번역할 수 있겠다.
감미로운 그녀와 웃음과 기쁨을 나누고, 그녀의 마음이 새로운 아침을 맞게 해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