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nuary 21, 2025

안아주고 싶고, 본받고 싶은, 아름다운 사람

by 헤매이는 자

그녀는 안아주고 싶고, 본받고 싶은, 아름다운 사람이다.




그녀와의 여행이 며칠 앞으로 다가왔다.

맛있어 보이고 분위기도 좋아보이는 레스토랑들을 오늘 예약해본다.

'예약' 버튼을 누르는 것이 이렇게 설레는 일이었을 줄이야.


그녀는 오늘 신이 나고 즐거워보인다.

목소리도 한층 밝아졌다.

내가 밴드 하나 발라준 적이 없는데, 그녀는 몸과 마음이 나아져있었다.

나의 존재만으로 행복을 느끼고, 자신의 삶을 혼자서도 잘 일으켜세우는 그녀에게 감사하다.

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운 사람의 몸과 마음을 조금이나마 챙겨줄 수 있다니, 너무나 뿌듯하다.


몇주째 쉬지 못해 얼굴이 누렇게 떠있는 사람들이 가득찬 일터에서,

그녀는 웃음 지으며 힘찬 모습으로 일한다.

얼굴이 노란 사람들도, 혼자 빛나는 그녀도, 자신의 위치에서 책임을 다하는 모습이 아름답다.


그녀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

그녀가 내게 도움인만큼. 아니, 그 절반이라도.


거울을 본다.

그 누구보다 노란 얼굴로 살아왔던 나인데,

여전히 샛노란 색이긴 하지만, 입가엔 큰 웃음이 번져있고, 이마엔 '그녀의 남자' 라고 쓰여져있다.


나는 그녀를 만나서 사람이 많이 변했다.

1분도 줄을 서서 젤라또 따위를 먹어본 적이 없다.

그런데 그녀와 처음으로 줄을 서서 먹는 젤라또의 맛을 경험한 이후로는,

그녀와 함께라면 2시간을 서서 기다려도 괜찮겠다고 생각했다.


골든타임엔 예약이 불가능한 유명한 레스토랑은 일부러 피했다.

'사람이 너무 많은 건 싫어', '다들 좋아하는 곳보다, 소수만 좋아하는 곳이 가성비가 더 좋아',

'어딜 가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누구와 같이 먹느냐가 더 중요한 거야' 라는 생각들 때문이었다.


이 생각들이 크게 바뀐 것은 아니다.

하지만 어딜 가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어딜 가도 사랑스러운 그녀와 같이 먹는 것이기 때문에,

오히려 어떻게든 가장 좋은 레스토랑에서 가장 좋은 음식을 먹고 싶어졌다.


작년말 여행을 할 때, 일주일 전에 예약한다든가 하지 않았다. 그날 그날 즉흥적으로 했다.

하지만 어디서 무엇을 먹어도 그녀만 있다면 가장 행복한 시간이었다.

그래서 이제 좋다는 장소들, 맛있다는 음식들, 유명한 장소들을 그녀와만 경험하고 싶다.

더 환상적일 테니까.


그녀는 세상 최고의 사랑을 받아 마땅한 사람이지만,

그녀는 세상 최고의 배려를 필요로 하는 사람이 아니다.

항상 겸손하고, 꾸밈없고, 욕심이 지나치지 않고, 감사로 가득찬 사람이다.

그렇기 때문에 세상 최고의 배려를 주고 싶다.


그녀는 내가 그녀를 너무 대단한 사람으로 과대평가해서 말하는 것 같다고 한다.

글쎄, 내가 눈으로 본 그녀와 내 머릿속 생각에 비하면 나는 최대한 완곡하게 말하는 편이다.

그 누군가 보기에는 입에 사탕을 잔뜩 발린 찬양을 지나치게 자주 하는 것으로 들릴 수 있겠지만,

나는 그녀의 열성팬이다. 그녀는 정말 내 인생에 마주친 사람들 중에 제일 근사한 사람이다.


그런 멋진 사람이, 나를 '완벽한 남자' 라고 불러준다.

나는 안아주고 싶고, 본받고 싶은, 아름다운 사람에게 완벽한 남자이다.

그녀는 안아주고 싶고, 본받고 싶은, 아름다운 사람이기 때문에.




오늘의 그녀는 나와 여행할 생각에 신이 난 모습을 안아주고 싶었고,

여행길을 떠나기 전까지 맡은 바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본받고 싶었고,

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운 사람인데도 겸손한 모습이 아름다웠다.


그녀는 안아주고 싶고, 본받고 싶은, 아름다운 사람이다.

이전 24화January 20, 2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