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tober 22, 2024

안아주고 싶고, 본받고 싶은, 아름다운 사람

by 헤매이는 자

그녀는 안아주고 싶고, 본받고 싶은, 아름다운 사람이다.



그녀는 오늘 출장을 간다.

아침 5시부터 일어나서 부지런하고 바지런하게 준비하는 모습이 보기 좋다.

그 전날밤 나와 통화하느라 잠도 줄여가면서 일찍 일어나는 모습이 안타깝긴 하지만,

솔직히 예쁘다.


레모나 비타민 구미를 챙겨먹는 인증샷 구석에 살짝 보이는 그녀의 옷도 예쁘다.

나는 그녀의 옷의 옷감을 좋아한다.

풀어헤쳐지지 않고 빳빳한 느낌을 좋아한다.

마치 그녀의 성격 같다. 긴장을 놓지 않고 항상 날카로운 칼 같은 그녀가 좋다.


한 사람이 한 사람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은 깊은 이해일 거라고 말해줬다.

그녀가 좋아한다. 그런 말을 좋아해주고, 그런 가치를 중요시하는 그녀가 좋다.


회의에서 사장님이 재미도 의미도 없는 긴 말씀을 시작하신다.

눈을 감고 싶어진다.


전체회의를 위한 대형 회의실 강당은 내 키보다 큰 창문으로 둘러싸여 있고,

아름다운 강가의 전망이 펼쳐져 있다.

다시 좀 따뜻해진 날씨에 햇빛이 잔잔하게 내려온다.

바람 한 점 없는 물 표면 위로, 윤슬이 반짝인다.


그녀가 떠올랐다.

개인적으로 '윤슬' 이라는 단어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의미가 나쁜 단어는 절대 아닌데,

어감이 싫은건지, 현학적이라고 느끼는 건지, 단어와 실상의 연관이 쉬이 연상되어 않아서인지

마음에 와닿는 단어는 아니다.


하지만 그녀는 정말 윤슬 같은 사람이다.

햇빛이 비치어 반짝이는 잔물결 같은 사람이다.


산과 같이 높고 대쪽같기도 하고,

바다와 같이 넓고 광활하기도 한데,

잔잔하게 움직이는 물결도 어울리는 신기한 사람이다.


눈을 뜨고 있으면 그녀가 너무 생각난다.

그래서 눈을 감았더니 그녀가 더 생각난다.


다시 눈을 뜨고 사장님 말씀을 경청했다.

어차피 어떻게 하든 그녀밖에 떠오르지 않으니까, 상관없다.


지금 곁에 없는 것을 알면서도,

그녀를 부른다.


그녀는 와인을 한 잔 하고,

상주에서 자란 대봉시를 자연건조한 대과 곶감과 네덜란드 하우다 치즈를 곁들인다.

오랜만에 손톱 영양제도 바르고, 팩도 붙이고, 잠든다.

잠든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온 세상을 다 가진 것 같다.


그녀는 나의 온 세상이다.

그녀는 안아주고 싶고, 본받고 싶은, 아름다운 사람이기 때문에.




오늘의 그녀는 나를 위해 잠을 줄여가면서 바지런하게 일어났기에 안아주고 싶었고,

긴 하루에도 긴장을 놓치지 않으면서도 높고 넓고 잔잔한 모습을 본받고 싶었고,

보람찬 날을 보내고 곱게 하루를 접어 스르륵 잠드는 모습이 아름다웠다.


그녀는 안아주고 싶고, 본받고 싶은, 아름다운 사람이다.

작가의 이전글October 21, 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