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bruary 6, 2025

안아주고 싶고, 본받고 싶은, 아름다운 사람

by 헤매이는 자

그녀는 안아주고 싶고, 본받고 싶은, 아름다운 사람이다.




세계 여기저기 나라에서 대통령이든, 총리이든, 왕이든, 유난스러운 세태를 이야기하다,

그녀 표현으로 '물렀거라 놀이' 라는 재미있는 놀이에 대해 알게 됐다.

그녀가 내 집에 들어올 때는 레드카펫을 돌돌돌 펴놓고, 그녀의 행차를 환영하리라.


모두 물렀거라.

안아주고 싶고, 본받고 싶은, 아름다운 사람이 오신다.


그녀는 최근 베프에게 선물 받은 책, "전쟁 같은 맛" (by Grace M. Cho) 을 나에게도 공유해줬다.

점심을 먹으며, 그녀를 생각하며, 책을 읽는다.

초장부터 나의 눈물 버튼을 열심히 누르는 책이라, 좋은 의미로 마음이 힘들어진다.


그녀의 손길이 묻은 책을 읽는다는 사실 자체도 너무 행복하다.

오늘도 그녀가 너무 보고 싶다.

그래서 그런지, 나의 의식의 흐름은 여기저기로 튀고, 쓸데없는 생각이 많이 든다.


그녀에 대해 새로운 면을 매일 발견한다. 관계가 멈춰있을 새가 없는 사람이다.

오늘은 문득 그녀가 참 '소탈' 한 사람이라는 생각을 했다.

'소탈하다' 의 사전적 의미를 찾아보면, '예절이나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수수하고 털털하다' 라 한다.


그녀는 예절과 형식에 굉장히 얽매이는 사람이다.

빳빳한 옷을 좋아하고, 흐트러진 모습을 보이는 것을 싫어하며, 빈틈을 보이지 않고 완벽하다.

그러면서도 내가 본 사람 중에 제일 수수하고, 털털하고, 수더분하고, 무덤덤하며,

(논란이 있는 표현이긴 하지만) 톰보이스럽기도 하며, 남루한 것을 비난하지 않는 사람이다.


나의 그녀와 다른 점은 그대로 받아주는 사람이고,

나의 그녀와 비슷한 점은 누구보다 기뻐해주는 사람이다.


우리는 함께라면 14시간도 스트레이트로 잘 수 있으면서,

운동이나 일을 위해서라면 새벽에 일어나는 루틴에 집착하는 사람들이다.

그녀는 루틴, 습관, 시간에 집착하는 나의 노력과 정신력을 알아주는 사람이다.


심장이 단 몇 분이라도 멈춘다면 그 누구든 죽는다.

'습관과도 같이, 마음에서 우러나는 꾸준함' 은 나의 좌우명이다.

나는 죽기 전까지 습관과도 같이, 마음에서 우러나는 꾸준함으로 그녀를 사랑하려 한다.

그녀는 나의 심장이니까.


여러가지 모습을 지닌 팔색조 같은 그녀가, 나를 만나 얼마나 더 변했는지도 생각해본다.

그녀는 대(大) 자로 누워서 자는 것을 선호하는 편이었는데, 나에게 안기느라 옆으로 자기 시작했다.

'사랑한다' 는 말이 어색하고, '사랑' 이 인생에 가장 중요한 사람이 아니었는데,

나를 1번으로 생각해주는 사람이 됐다.


그래서 나는 그녀를 영순위로 생각한다.

나는 그녀에게 더 아름다운 얼굴들을 줄 수 있다. 감사하다.


이렇게 여러가지 얼굴을 가진 그녀이지만, 그 모든 얼굴이 모두 아름답다.

청룡열차보다 빠르게 위아래로 오르락내리락하기도 하고, 종종 휘뚜루마뚜루하기도 하는데,

보름달이 청명하게 비치는데 물결 한 점 없이 평온한 바다 위의 윤슬 같기도 한 여자이다.

알면 알수록 신기한 사람이다. 죽을 때까지 알고 싶다.


버지니아 울프의 뺨을 치는 의식의 흐름에 따라,

죽기 전 그녀에게 한 마디만 말할 수 있다면 무슨 말을 해야할지 생각해본다.

'사랑한다' 는 말은 너무 당연하지만, 마지막 한 마디라면 조금 진부하다.


짧지 않은 인생을 살아오며 이미 꼰대가 된 나를 180도 바꿔버린 그녀를 떠올려본다.

황소고집과 개똥철학으로 가득찬 채 짐승처럼 살아오던 나를 인간답게 살게 해준 것을 깨닫는다.


이렇게 이야기하고 싶다.

"내가 지금의 나인 건, 당신 덕분이에요."


I am who I am,

because of you.

그녀는 안아주고 싶고, 본받고 싶은, 아름다운 사람이기 때문에.




오늘의 그녀는 긴 하루 끝에 맥주 한 잔 하는 모습을 안아주고 싶었고,

내가 그녀를 보고 싶은만큼이나 나를 보고 싶어하는 모습을 본받고 싶었고,

나의 영상을 보며 재밌어하는 모습이 아름다웠다.


그녀는 안아주고 싶고, 본받고 싶은, 아름다운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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