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아주고 싶고, 본받고 싶은, 아름다운 사람
그녀는 안아주고 싶고, 본받고 싶은, 아름다운 사람이다.
발렌타인데이이다. 예전의 나는 상술로 치부하곤 했던 날이지만, 그녀가 보고 싶다.
발렌타인데이여서 보고 싶은 것은 아니다. 그녀라서 보고 싶다.
그녀는 '나는 이런 대접을 받고, 이런 선물을 받아야돼' 하는 사람이 아니다.
'초콜릿이나 카드 안 줘?' '꽃이나 선물은 없는 거야?' 라고 말할 사람이 아니다.
오히려 내가 아주 작은 도움이라도 건네려고 하면 손사래를 치는 사람이다.
그녀가 그런 겸손한 사람이기 때문에, 아무리 작은 기념일도 그녀와 함께 하고 싶고,
함께 하는 모든 날을 기념일처럼 챙겨주고 싶어진다.
그래서 세상에 있는 모든 초콜릿을 주고 싶다. 그녀의 입술만큼 달콤한 것들로.
그녀야말로 아무 날도 아닌 날을 특별한 날로 만들어주는 사람이다.
그녀야말로 내게 이런 행복이 가능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그것을 다른 사람이 줄 수 있다는 걸 알게 해준 사람이다.
이런 당연하지만 가슴 벅찬 사실들을 새삼 깨닫게 해주는걸 보면,
발렌타인데이든, 생일이든, 공휴일이든, 쓸모가 있긴 하다.
그녀는 내 매일을 기념일로 만들어줬다.
매일 멈추지 않고 더 잘해주고, 더 사랑해주리라 다짐한다.
그녀는 오늘도 시간을 알차게 보낸다.
너무 과하지도 않지만 늘어지지 않게, 자신을 위한 일을 성실히 처리해가며, 보람을 느낀다.
나와의 행복한 삶을 위해 도전하는 그녀의 모습이 오늘도 아름답다.
그녀의 이런 에너지는 나에게도 더 도전할 수 있는 용기를 준다.
며칠전 그녀는 말했다. '인간이 성장하려면, 혼자 있는 시간을 잘 견뎌야 한다'.
오롯이 자기 자신을 위해서 살고 있는 그녀의 모습을 보면, 오늘도 나의 꿈이 이루어진다.
내가 보는 그녀는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묵묵히 혼자 농사 짓는 농부처럼 살아왔다.
산에 있는 밭에 올라가, 뙤약볕에 내리쬐이며 밭에 나가서 일하고, 밥을 해먹고, 다시 일하고,
하루 종일 농사를 지어도 '힘들었지?' 물어봐주는 사람도 없이, 고독하게 반복해왔다.
그런 속에서 남을 의식하지 않고, 속임수 없이 열심히 일해야 열매 맺을 수 있다는 믿음만으로,
풍년이 될지 흉년이 될지 알 수도 없지만, 그녀의 노력이 미래의 풍작이 되길 고대하면서,
마음 속 번뇌와 저항을 쳐내며, 폭우에도 가뭄에도, 불행에 함몰되지 않고 꿋꿋하게 살아왔다.
어느 업계를 가봐도, 온통 천지에 내 적 뿐이고, 질투하는 사람들, 끌어내리려는 사람들 투성인데,
정직하고, 올곧고, 성실하고 진실된 사람이 '착하게' 성공하기 어려운 세상이다.
하지만 나는 그런 사람이 좋다. 그리고 그녀는 그런 사람이다.
그런 사람인데도, 만인이 부러워할 정도로 성공한 사람이다.
그렇게 좋은 사람이기 때문에, 그녀는 이끌어주고 밀어주는 좋은 상사와 동료들에게 둘러싸여,
좋은 사람들과 함께 호흡하며 일해온 것도 확실하지만, 힘든 일들을 너무 '홀로' 감당해왔다.
내 눈에 비친 그녀는 이제 충분히 단련됐고, 자기 자신만을 위해서 파티를 벌이듯 일할 시간이 됐다.
그녀가 생각해낸 전략과, 그녀가 원하는 방향과, 그녀가 짠 계획대로,
그녀의 스케쥴에 맞춰, 그녀 일생일대의 사업을 만들어나가는 그녀를 보고 싶다.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칼을 갈아온 그녀.
이제 자기 마음대로 칼춤을 '놀아볼' 시간이다. 칼의 강도와 방향 역시, 그녀의 뜻대로.
그런 의미에서의 '노는 사람' 이 됐으면 한다. 가진 것이 자유 뿐인.
그리고 나는 그녀의 든든한 후원자가 될 것이다.
그녀가 어떤 길을 가든, 가장 열성적으로 응원하는 팬이 될 것이고, 최후의 보루가 될 것이다.
그녀는 핑크색 하트 빨대에 달달한 추파춥스까지 끼워주는 아이스 라떼를 한 잔 사며,
소소하지만 꽉찬 행복을 느낀다.
그녀가 나에게 사준 책, "작은 땅의 야수들" (김주혜 저) 을 그녀는 베프들에게도 오늘 선물한다.
나에게 큰 감동을 준 책을 좋은 친구들과 나누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니,
'선한 영향력' 이란 표현이 절로 떠오른다. 그녀는 그 다섯 글자가 정말 잘 어울리는 사람이다.
좋은 책은 더 많은 사람들이 읽어야 하고, 관심 기울여 소중하게 읽을만한 사람이 읽어야한다.
단어의 소중함을 모르는 사람에게는, 아무리 좋은 책도 쓸모가 없다.
'유유상종' 이라고, 그녀에게 좋은 삶의 경험과 정갈한 의식을 가진 친구가 많아 다행이라 생각했다.
그녀와 같은 사람이 세상에 더 많다면,
세상은 더 밝고 아름다웠으리라.
가족들끼리 더 화목하고, 일터들이 더 즐거웠을 것이며, 더 좋은 친구들이 많았으리라.
더 많은 사람들이 서로 사랑하고 그리워했으리라.
하지만 세상에 그녀는 하나 뿐이다.
그리고 그 한 사람은, 별처럼 수많은 사람들 중에서 나를 택했다.
오늘은 아쉽지만 만날 수 없다.
다행히 사랑의 메세지를 담은 카드 정도는 미리 전해줬다.
하지만 나의 어떤 미사여구들도, 그녀의 숭고한 글 앞에서는 땅에 떨어지고 만다.
그녀는 오늘 나에게 이렇게 고백해줬다.
너에게 하는 고백
나는 너로 인해, 그 동안 생각없이 해온 일들을 안 하기 시작했어
너는 나로 인해, 그 동안은 하지 않았던 일들을 하기 시작했지
섭동현상을 겪고,
우리는, 너의 꿈이 나의 꿈이 되는 관계가 되었지
서로의 목소리와, 서로의 단어를 좋아하고
세상의 모든 단어들이 너로 연결되고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지점에서
서로가 아니면, 이렇게 사랑해줄수도 사랑받을수도 없다는걸 알았지
나는, 네가 그런눈으로 봐주지 않으면, 반짝이지 않는다는걸 알았어
네가 가진 것중 가장 예쁘고 반짝이는게 나였으면 좋겠어
네가 아니었다면 감히 나갈 상상도 못했을 터널
환히 웃으며 기다려줘서 고마워
많이 존경하고, 사랑해
펑펑 울었다. 마지막으로 언제 이렇게 눈물이 났나 싶을 정도로.
나는 세상에서 제일 사랑받는 사람이다.
그녀도 세상에서 제일 사랑받는 사람이다.
그녀는 안아주고 싶고, 본받고 싶은, 아름다운 사람이기 때문에.
오늘의 그녀는 자신을 위해서 살아가는 모습을 안아주고 싶었고,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 살아가는 모습을 본받고 싶었고,
눈물이 앞을 가린 눈으로 바라봐도 아름다웠다.
그녀는 안아주고 싶고, 본받고 싶은, 아름다운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