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아주고 싶고, 본받고 싶은, 아름다운 사람
그녀는 안아주고 싶고, 본받고 싶은, 아름다운 사람이다.
그녀는 오늘도 아침 일찍 일어나 운동한다.
이른 새벽, 아직 초승달이 내려가지 않았다.
그녀는 요즘 사람들과 너무 부대끼지 않고, 혼자 조용히 깊어지는 시간이 좀 더 늘었다.
그리고 그 모습이 너무 행복해보인다.
노을이 올라오는지, 지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아늑한 산의 능선 위로 떠있는 초승달의 모습이,
마치 혼자 조용히 깊어지는 그녀의 모습 같았다.
달은 매일 모습이 변한다.
혼자 내려가지 않은 초승달일 때도, 별들이 반짝거리는 바쁜 하늘 속의 보름달일 때도,
어떤 모습이든 잘 어울리고 아름다울 그녀.
어떤 모습이든 사랑해주겠다고 고백했다.
그녀는 아침 운동을 마치고, 부지런히 일하고, 저녁에는 퍼스널 트레이닝을 받는다.
매일 모습이 변하는 달처럼, 그녀는 오늘도 몸과 마음을 성장시켜 나간다.
오늘은 엉덩이 쪽을 집중적으로 운동했다고 한다.
세상에서 엉덩이가 이미 제일 성이 나 있는 사람이, 더 운동하다니, 불공평하다. 날 죽일 셈인가.
힘들다. 다만 내가 밤잠을 설치는 스타일이 아니어서 참 다행이다.
운동을 마치고, 그녀는 내가 보고 싶을 때 뿌려달라고 건넨, Creed Aventus 오 드 파퓸을 뿌려본다.
나 자신에게 뿌려본 그 어떤 다른 남자향수보다, 그녀가 좋아하는 편인 것 같다.
나 자신은 나에게 어떤 향이 어울리는지 알 수 없고, 내가 어떤 이미지로 비춰지는지 알 수 없지만,
나는 그녀가 사랑해주는 나의 이미지와 나의 향이 제일 좋다. 그녀의 취향이 나를 만들어간다.
그녀의 취향을 닮아가고 싶다. 나의 생각은 아무래도 좋다.
오늘도 그녀를 닮기 위해, 나는 열심히 일한다.
나는 미국 제26대 대통령인 시어도어 루스벨트 (Theodore Roosevelt) 의 명언을 좋아한다.
"Far and away the best prize that life offers is the chance to work hard at work worth doing."
내 마음대로 번역해보자면,
'인생이 주는 가장 훌륭한 상은, 가치 있는 일에 열심히 매진할 수 있는 기회이다' 정도일 것이다.
내가 이 말을 좋아해왔던 이유는, 역설적이게도 내가 그렇게 살고 있지 않다는 자괴감을 느껴서였다.
나는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일에 전념하기보다는, 물질적인 보상만을 바라보고 살았다.
'돈을 충분히 버는 것' 이 유일한 조건이었기 때문에, 진정으로 의미 있는 일에 열정을 쏟지 못했다.
다행히 돈에만 집중하고 돈을 열심히 벌다보니, 어느 정도의 '성공' 이 따라오긴 했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는, '다 이루었네 -- 난 이제 뭘 해야하지?' 하는 의문이 붙었다.
하지만 그녀를 만나고, 나는 똑같은 일을 하면서도, 더 가치 있는 일을 하게 됐다.
내 작은 결정들과 손짓 하나하나가 그녀를 닮아가고 그녀와의 미래를 쌓아간다는 의미를 가진 후로,
나의 일에서 더욱 큰 만족과 보람을 느끼고 있으며, 더욱 효율적으로 시간과 열정을 불태우고 있다.
그녀는 내가 시간의 목표를 정하고, 집중해서 해치울 줄 아는 부분을, 좋아해주고 존경해준다.
목표를 정하는 것도 어려운 일이고, 그 순간의 집중력과 에너지가 많이 들 수 있는데도,
그녀 덕분에 힘들지 않고, 즐겁게 일하고 있다고 말해주는 것에 감동을 받았다고 말해준다.
오히려 감동을 받아야할 사람은 나인 것 같다.
나는 마음 속으로 누군가가 나의 노력을 알아주길 바라며 일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나의 노력을 조금은 알아줬으면- 하는 사람이 세상에 유일하게 한 명 있다면, 그녀일 것이다.
그리고 그런 사람이, 내가 바랐던 것 그 이상으로, 나의 노력을 존중해주고 고마워해준다.
그녀 덕분에 나의 일과 나의 삶은,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삶이 된다.
어떻게 갚을 수 있을까.
그녀의 말에 세상 주변을 돌아본다. 생기 없는 사람들 속에 섞여있는 나 자신을 본다.
모두들 자신들의 이야기가 있다. 바쁜 일. 어려운 공부. 복잡한 인간관계. 마음대로 되지 않는 삶.
세상에 고민이 없는 사람은 없고, 모든 일이 자기 마음대로만 되는 사람은 없다.
어찌 보면 얼굴에 생기가 있는 것이 비정상적일 게다.
내 앞의 그녀는, 수많은 인파 속에 섞여있을 때도, 내 품 안에 둘이서 한 몸이 되어 붙어있을 때도,
몸이 아플 때도, 피곤할 때도, 자고 일어났을 때도, 일이 많을 때도, 걱정과 근심이 닥쳐올 때도,
말 한 마디, 몸가짐, 작은 몸짓발짓, 그리고 그녀 마음 속의 굳은 심지가, 생기가 넘치는 사람이었다.
22년 전에 처음 봤던 눈의 총기가, 우리가 처음 만났을 때의 나이보다 더 긴 세월이 흐른 지금도,
마치 눈에 은하수가 충돌한 것처럼 반짝거리는 사람이다.
수명은 100대, 업적은 90대, 지위는 80대, 철학은 70대, 성품은 60대, 재력은 50대,
말투는 40대, 체력은 30대, 미모는 20대, 눈빛은 10대, 피부는 3살인 사람이다.
생기 없는 사람들이 백만 명이 있어도, 그 중에 군계일학인 사람이다.
'월리를 찾아라' 의 속편으로 '안아주고 싶고, 본받고 싶은, 아름다운 사람을 찾아라' 가 나온다면,
그 누구나 1초만에 쉽게 찾을 수 있는, 어디서나 돋보이는 사람이다.
그녀는 생기 없는 사람들 사이의 그녀 모습과, 내 곁의 그녀 모습은 간극이 있다고 겸손하게 말한다.
그녀와 논쟁하고 싶지는 않아서, '너는 언제 어디서나 빛나' 라는 말을 속으로 삼켜본다.
내가 없어도 반짝거리는 그녀이지만, 그 모든 빛을 내가 받고 싶다는 이기적인 마음이 앞선다.
그녀에게 눈이 멀어버리도록.
이런 그녀에게 사랑받기에, 나는 오늘도 생기가 넘친다.
이제 다시 그녀를 위해 일하러 간다.
그녀는 안아주고 싶고, 본받고 싶은, 아름다운 사람이기 때문에.
오늘의 그녀는 생기가 넘치는 모습을 안아주고 싶었고,
나의 삶의 방향을 좋은 쪽으로 바꿔주는 모습을 본받고 싶었고,
나를 열심히 살 수 있는 동력으로 삼아주는 모습이 아름다웠다.
그녀는 안아주고 싶고, 본받고 싶은, 아름다운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