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아주고 싶고, 본받고 싶은, 아름다운 사람
그녀는 안아주고 싶고, 본받고 싶은, 아름다운 사람이다.
그녀는 오늘도 난리나게 집중해서 (그녀의 표현이다!) 하루를 보낸다.
열심히 일하고, 열심히 운동한다. 흐음, 이쯤 되면, Déjà vu.
오늘은 등을 중점적으로 운동했단다.
'앞태' 만큼이나 '뒤태' 미인인 그녀라, 나는 그녀의 등근육을 좋아하고, 백허그하길 좋아한다.
그런데 더 운동하다니 불공평하다. 그녀는 내 인생이라는 소설의 주인공이지만, 핍진성이 떨어진다.
그녀는 짐에서 퍼스널 트레이닝 전 운동을 하다가, 주의가 산만한 사람이 있었는지,
그녀의 물건들이나 운동기구에 부딪힐 뻔할 일이 있었다.
어찌 보면 이상한 사람 때문에 굉장히 위험하거나, 짜증이 날 수 있는 상황에서도,
그녀는 완곡하게 긍정적인 단어로, 상황을 주관적으로 표현한다. 그런 그녀가 좋다.
속으로 어떤 생각이 들더라도, 화법을 매력적으로 정제할 수 있는 그녀를 닮아가고 싶다.
재미있는 점은, 그녀는 누군가 자신의 핸드폰을 차더라도 '괜찮다' 고 웃으며 말하고,
정말 이상한 사람에 대해서도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말로 관대하게 대해주는 사람인데도,
내가 대충 의자에 걸쳐놓은 겉옷을, 모르는 사람이 지나치다 떨어뜨려서 미안하다고 할 때,
주워줘서 고맙다고 내가 인사하거나 해서, 내가 너무 나이스해서 호구로 보일만한 상황에서는,
내가 쓸데없이 머리를 숙이는 것에 대해서 옳지 않다고 확실하게 지적해주는 사람이다.
자신이 겸손하게 머리를 숙여야 할 때와,
사랑하는 사람의 머리를 세워줘야 할 때를 분별하는 사람이다.
그녀 같은 훌륭한 사람을 만났으니, 나는 앞으로 '고맙다' 와 '죄송하다' 를 더 적재적소에 쓰리라.
나는 그녀만큼 긍정적인 사람을 본 적이 없다.
몸 담았던 업계 때문이라고 겸손하게 이야기하며, 신랄한 비난을 입에 담지 않는 사람이다.
조금 늦게 일어나서 아침을 못 먹기라도 하면, 강제로 간헐적 단식을 했다고 좋아하는 사람이다.
말에는 힘이 있다. 나의 하루란 내가 말하는 대로 이루어진다.
그녀는 나쁜 일을 좋게 만들어주고, 좋은 일을 더 좋게 만들어주는 사람이다.
이런 그녀와 함께라면, 세상 어떤 풍파도 헤쳐나갈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밀려온다.
나도 열심히 일한다. 이번주 매일 16시간씩 일을 하니, 슬슬 눈꺼풀이 파르르 떨려오기 시작했다.
어제 오랜만에 초콜릿을 폭식했다. 달달한 커피도 많이 마셨다. 난 운동도 못 가고 있는데, 문제다!
얼굴에도 뭔가 나기 시작하는 것 같다. 한 번 혈당을 이렇게 올리면, 그때부터 악순환이 시작된다.
짠 음식을 먹으면 더 짠 음식이 땡기게 되고, 단 음식을 먹으면 더 단 음식이 땡기게 된다.
나쁜 습관은 초기에 잡는 것이 중요하다. 오늘은 야채로 한 끼만 먹기로 한다.
그리고 어서 그녀가 필요하다.
다행히 다음주에 그녀와 여행을 떠나기로 했다.
그녀는 나의 안식처이다. 그녀와 시간을 보내면, 삶의 모든 염증이 가라앉는 느낌이다.
그녀의 퍼스널 트레이너 님이, 본업 외에 자기관리도 하고, 유튜브 활동도 하신다는 것을 알게 됐다.
생업에 전념하기도 힘든 현대 사회에서, 먹고 살기 위한 재주 외의 열정을 가지는 것은 멋진 일이다.
자신의 전공과 주업으로만 뚝심 있게 성공하는 사람도 정말 아름답고 본받을만 하지만,
요즘은 취미나 부업에 진중한 자세를 가지고 접근해서 성공하는 사람들을 주변에서 많이 본다.
그래서 삶이란 재미있다. 세상 일이란 어떻게 흘러갈지 알 수 없으니까.
Life is like a box of chocolates.
You never know what you are gonna get.
퍼스널 트레이너 님은 일본 여행에 대해서 유튜브를 하시는 것 같다.
그녀와의 이번 여행은 한국 안에서 다닐 예정이지만, 일본은 언젠가 꼭 같이 가보고 싶은 곳이다.
나는 대학에서 일본어를 전공했다 (다 까먹긴 했지만).
많은 내 또래 남자아이들이 그렇듯, 어렸을 때부터 일본 게임, 일본 만화, 일본 애니메이션에 빠졌고,
번역 없이 게임을 하겠다고, 대학에 들어가기 전에 이미 일본어를 자율학습으로 공부했었고,
일본 문화, 일본의 전자기기 사업에 관심이 많아서, 가깝고도 먼 나라인 일본에 꼭 가보고 싶었다.
그런데 기회가 없어서, 이 나이가 되도록 단 한 번도 가보지 못했다.
사실 그녀를 만나기 전에는, 나는 평생 일본에 갈 수 없을 것 같다고 머릿속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일본은커녕, 국내에서도 3박 4일 여행조차 생각해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녀를 만나 내 삶의 반경이 넓어지고, 시야가 탁 트인 이후로, 나는 그녀와 다닐 상상에 젖어있다.
일본, 프랑스, 영국, 독일, 스위스... 그녀와 가야할 나라들이 너무나도 많다.
각 나라들의 무슨 도시의 어떤 호텔을 가고 무슨 레스토랑들을 갈지 다 Wish List 에 이미 넣어놨다.
미래지향적인 그녀를 만나서,
나는 그녀가 질릴 정도로 미래를 계획하는 사람이 됐다.
과거보다는 미래를 바라볼 수 있다는 것은 참 감사한 일이다.
나는 한때 과거에 집착하고 살았다.
예전의 실수들과 잘못된 선택들을 떠올리며, 후회하고 미련을 남기며 자책했다.
'난 그때 왜 그랬을까' 하면서 이불킥을 하곤 했다. 정말 그 표현 그대로, 이불 속에서 괴로워했다.
똑같은 잘못을 저지르지 말자는 반성의 시간이긴 했지만, 도움이 됐을런지는 미지수이다.
하지만 그녀와 같은 사람을 만나서, 나는 과거보다 미래를 바라보는 사람이 됐다.
앞으로 어떤 일이 펼쳐질지 구체적으로 그리는 사람이 됐다. 5년, 10년 후가 궁금한 사람이 됐다.
자동차의 앞유리가 백미러보다 큰 데에는 이유가 있다.
뒤를 돌아볼 필요 없다. 삶이라는 고속도로에서는 앞만 보고 달리면 된다.
나는 오늘도 액셀러레이터를 밟는다.
그녀가 기름을 넣어줬고, 오일을 갈아줬고, 곁에 앉아서 음악을 골라주며, 나와 대화해준다.
내가 운전하는 동안, 그녀는 나와 그녀가 서로 눈을 맞추는 영상을 닳도록 돌려본다.
내가 그녀를 바라보는 눈빛, 그리고 그녀 자신의 눈빛을 보며, 흐뭇하게 올라가는 그녀의 입꼬리.
나는 그녀를 바라볼 때, 그녀의 눈동자에 빠져있어서, 내 자신이 어떤 눈빛인지 잘 모른다.
하지만 한 가지만은 확실히 안다. 나를 바라보는 그녀의 눈은 세상에서 제일 아름답다.
깜빡일 때마다 매력이 흘러내리는 눈. 평생의 동반자가 되고 싶게 하는 두 눈.
이제 그녀와 같이 달리기만 하면 된다.
그녀는 안아주고 싶고, 본받고 싶은, 아름다운 사람이기 때문에.
오늘의 그녀는 언제나 긍정적인 모습을 안아주고 싶었고,
항상 둥글둥글하게 말을 다듬는 모습을 본받고 싶었고,
나의 눈빛을 소중히 여기는 모습이 아름다웠다.
그녀는 안아주고 싶고, 본받고 싶은, 아름다운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