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ch 1, 2025

안아주고 싶고, 본받고 싶은, 아름다운 사람

by 헤매이는 자

그녀는 안아주고 싶고, 본받고 싶은, 아름다운 사람이다.




3월의 시작. 삼일절.

흐린 날이다. 그녀는 아침 일찍 일어나 등산 준비를 한다.

동료들을 위해 커피도 여러개 사가고, 비가 올 수도 있으니 우산도 두 개 준비한다.

가방이 두 배로 무거워진다.


자신을 위한 커피 한 잔, 우산 하나만 챙긴다면 몸이 편할텐데.

멀쩡하게 손도 있고 발도 있는 다른 사람들을 섬기는 그녀.

그럴 의무가 없음에도, 다른 사람을 위해 커피를 하나 더, 우산을 하나 더.

그녀의 의리와 충직함이 느껴진다.


날씨는 봄이 왔는데, 산길은 아직 눈이 쌓여있다.

계절이 변해도 나무 밑에 남아있는 하얀 눈의 색깔에서 순결함이 느껴진다.

그녀처럼.


보람차게 하산하고, 그녀는 건강하게 콩국수를 먹는다.

도심의 집회 때문에, 이동 시간이 평소보다 오래 걸린다.

왼쪽의 사람들. 오른쪽의 사람들. 열정을 분노로 갈아내 욱여넣는다.

사람들은 점점 더 달아오르고, 세상은 더 어지러워지기만 하는 것 같다.


그녀와 같은 사람을 내 곁에 둔 것이 참 다행이다.

그녀의 눈동자를 보고 있으면, 주변이 아무리 어지러워도 그녀에게만 빠져있을 수 있으니까.

그녀의 눈은 나의 도피처이다.


그녀는 2월 한 달을 나 덕분에 행복하게 잘 지낼 수 있었다고 말해준다.

나의 2월을 돌아본다. 매일이 그녀로 가득했다.

나는 그 누구보다 감사한 삶을 살고 있다.


그녀는 어제 받은 꽃을 예쁜 꽃병에 예쁘게 꽂는다. 좋은 향기가 난다.

나와 여행을 떠날 때마저 들고 오곤 했던, 그녀가 아끼는 예쁜 꽃병이다.

그녀의 손길로 정갈하게 정리된 꽃의 모습이, 그녀와도 같다.

그녀만큼 예쁘진 않지만.


오늘도 야근을 했다.

원래 목표로 세운 데드라인보다 3분 일찍 퇴근길에 나서본다.

그녀는 나를 '자기와의 약속을 천금처럼 지키는 사람' 이라고 불러준다.


누군가의 노력을 이렇게 알아주고 칭찬해주는 사람 덕분에, 나는 더욱 그런 사람이 되었다.

그리고 나 자신과의 약속은 천금처럼 여기고, 그녀와의 약속은 만금처럼 여기게 되었다.


너무 사랑하고 있다.

오늘도 나 자신과 약속한다. 그녀만을 사랑하기로.

그녀는 안아주고 싶고, 본받고 싶은, 아름다운 사람이기 때문에.




오늘의 그녀는 3월의 시작으로 산을 오르는 모습을 안아주고 싶었고,

동료를 위해 커피와 우산을 더 챙기는 모습을 본받고 싶었고,

꽃보다 아름다운 모습이 아름다웠다.


그녀는 안아주고 싶고, 본받고 싶은, 아름다운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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