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ptember 17, 2025

안아주고 싶고, 본받고 싶은, 아름다운 사람

by 헤매이는 자

그녀는 안아주고 싶고, 본받고 싶은, 아름다운 사람이다.




계속 비가 온다. 날씨가 점점 서늘해진다.

가을이 오나보다. 그녀에게 어울리는 계절이 온다.

우리가 다시 여행을 떠날 때 즈음, 단풍이 완연하기를 바란다.

땅에 떨어지지 말고 색을 유지하며 기다려줘.


그녀는 오늘 오랜만에 퍼스널 트레이너 선생님과 이른 오전 세션을 가진다.

그녀의 아름다운 모습을 영상으로 남겨주시고, 그녀의 몸에 맞는 운동을 시켜주시고,

그녀의 눈에도 예쁜 여자 분이라 그녀가 좋아하는 선생님. 그녀가 좋다면 나도 좋다.

... 뭐 솔직히 다른 거 다 떠나서 내가 눈호강하는 영상을 찍어주시는 것만으로 감사하다.


그 사이 선생님께서 헤어 스타일을 바꾸셨단다.

오랜만에 만나는 날이니 예쁘게 하고 오려고 했는데, 아침이라 부시시해서 망했다고 하셨단다.

그녀가 말할법한, 그녀와 똑같은 태도에 우리는 웃음이 난다.


그녀는 방금 일어나 부시시할 때도, 스스로 '비주얼이 취약하다' 며 그녀의 눈에 단점들이 보일 때도,

'망했다' 며 '나를 보지 말라' 고 할 때도, 세상에서 제일 예쁘고 사랑스러운 모습이었다.

그렇게 이야기할 때마다 오히려 더 안고 싶어지곤 했다.

내가 이상한 걸까. 그녀가 이상한 걸까.


확실한 건, 우리 중 그 누가 이상하든,

그녀는 어떤 상황에서 보든, 내가 마주친 존재 중 가장 아름다우며,

그녀의 몸과 마음이 취약할 때도, 나는 억지로 내 자신을 속일 필요가 없었고,

우리는 그렇게도 찰떡궁합이라는 것이다.


추워진 날씨에, 그녀는 크라브 마가 무술 협회 후드티를 입고, 그녀의 표현으론 '유난' 을 떨어본다.

'크라브 마가' 라는 무술 자체가, 외유내강이고, 선이 예쁘지만 근육이 단단한 그녀에게 어울린다.

그렇잖아도 세상에서 그녀라는 존재가 제일 무서웠는데, 더 무서워졌다.

잘못 건드리면 안 되겠다. 건드리는 행위는 부드럽게 어루만지는 것으로 제한해 본다.


소설을 쓰기 시작한 내게 영감을 받아, 그녀도 오늘 나에게 자신의 글을 보내준다.

그녀의 언어를 이미 세상에서 제일 아끼는 나이지만, 그녀의 새로운 글들은 볼 때마다 놀랍다.

오늘도 명문으로 내가 무릎을 탁 치게 만든다.


'결론' 을 내지 못해서 '용두사미' 라며 자책하면서도,

나를 언급하며, '나와 같이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 으로 글을 맺어준다.

나에게만은 최고의 결론이다.


이렇게 오늘도 그녀는 나에게 좋은 자극이 된다.

내가 더 좋은 언어를 쓰고 싶게 하고,

내가 더 좋은 미래를 바라게 하고,

내가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게 한다.

이렇게 오늘도 함께 조금씩 성장해간다. 서로에게 용기를 북돋아준다.


이른 아침부터 밤 늦게까지 알찬 하루를 보내고도, 함께 곁에 눕지 못해서인지,

그녀는 쉽사리 잠을 이루지 못한다.

덕분에 나는 그녀의 아름다운 목소리를 또 듣는다.

재밌는 이야기를 한 보따리 펼쳐준다.

감동적인 이야기로 내 눈물 버튼을 두 번 정도 살짝 눌러주는 것도 잊지 않는다.


그녀의 언어는 나에게만은 최고의 결론이다.

그녀로 하루를 시작하고, 그녀로 하루를 마무리한다.

그녀는 안아주고 싶고, 본받고 싶은, 아름다운 사람이기 때문에.




오늘의 그녀는 추운 날씨에 옷깃을 여미는 모습을 안아주고 싶었고,

언제 어디서나 나에게 좋은 자극을 전해주는 모습을 본받고 싶었고,

나의 결론이 되어주는 모습이 아름다웠다.


그녀는 안아주고 싶고, 본받고 싶은, 아름다운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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