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아주고 싶고, 본받고 싶은, 아름다운 사람
그녀는 안아주고 싶고, 본받고 싶은, 아름다운 사람이다.
한 주가 다시 시작된다.
"난 이미 자기 덕분에 너무 행복한 사람이야" 라는 따뜻하고 달콤한 말로 열어주는 그녀.
그녀는 누구에게나 공손하고 예절바른 사람이지만,
나에게만큼은 제일 사랑스럽고 애교가 넘치며 부드럽게 대해주는 사람이다.
나를 그 누구보다 환대해주고 격려해주는 사람이다.
그런 그녀의 모습을 닮고 싶다.
모든 사람들에게 친절해 봤자, 사랑하는 사람에게 불친절한 사람은, 불친절한 사람이다.
세상 사람들이 무슨 욕을 하든, 사랑하는 사람에게만은 완벽한 사람은, 완벽한 사람이다.
그녀를 만나고, 나는 이 적지 않은 나이가 돼서야,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을 어떻게 대해야하는지,
그리고 정말 사랑하는 사람을 어떻게 대해야하는지, 많이 배울 수 있었다.
그녀는 오늘도 나에게 세세한 칭찬을 전해주기에 여념이 없다.
일단 내가 이미지 감각이 훌륭한 사람이라고 먼저 치켜세워준다.
칭찬이 어색한 나는, 그녀가 나의 미적 감각을 찬양해줄 때마다, 겸손해하곤 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나는 미적 감각이 출중한 게 틀림없다.
세상에서 제일 예쁜 사람을 평생의 짝으로 골랐기 때문이다.
오늘도 그녀의 사진을 본다.
아아, 난 아름다움이 뭔지 잘 아는 사람이구나- 라고 다시 한 번 느낀다.
정말 아름답다. 그녀에겐 뭔가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양면적인 아름다움이 있다.
정숙하면서도 발칙하고, 보수적이면서도 진보적이고, 자유로우면서도 정형화되어 있고,
어렸을 적 우리가 처음 만났을 때의 생기를 여전히 머금었음에도, 발갛게 영글었다.
오늘도 안고 싶다.
매일 그녀만을.
그녀의 교양이 넘치고 전문성이 도드라지는 글들과, 나를 향한 명문들과 권유에 영감을 받아,
어제 처음으로 창작 소설 1화를 브런치에 올렸다.
그냥 그녀와의 추억이 쌓인 물건들을 (... 이라고 쓰고 '예쁜 쓰레기' 라 읽는다) 언급하자는 취지로,
콘티와 컨셉을 덧붙여서, 그녀를 추억하고자 하는 취지로 시작했을 뿐인데, 분량이 길어졌다.
나는 작가가 될 마음도 없고, 브런치를 수익화할 마음도 없고,
오직 그녀 한 명만 읽어도 괜찮다는 마음으로 올리는 것이긴 하지만,
그녀가 감동을 조금이라도 느껴주고, 나에게 찬양을 퍼부어주니, 목표가 이뤄진듯 뿌듯한 마음이다.
10월 말부터 11월 초까지 함께 여행을 떠나기로 하고, 비행기표나 호텔도 모두 예약했다.
그때까지 우린 그 누구보다 열심히 일해야하는 스케쥴이다.
나보다도 그녀가 그렇다. 그녀의 10월은, 매년 지옥 같은 일정이었다.
오늘은 10월 프로젝트가 킥오프하기 전, 또 다른 프로젝트로, 그녀는 늦은 시간까지 야근을 한다.
그러면서도, 우리의 여행 전에, 그 빈 자리를 미리 메우려고 노력하는 나에게 감사하다 말해준다.
정말 감사해야할 사람은 나다.
나는 그녀 덕에 더 성실해졌고, 더 효율이 붙었고, 더 방향성이 생겼으며, 더 강해졌다.
우리가 일을 하는 이유는, 돈을 벌든, 승진을 하든, 성장하든, 역사를 이루든, 대가가 있기 때문이다.
사람이 망망대해를 건널 수 있는 이유는, 그 끝에 땅이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사람과 사람이 서로 사랑할 수 있는 이유는, 함께 이뤄나갈 목표들이 있기 때문이다.
'안아주고 싶고, 본받고 싶은, 아름다운 사람' 이 내 삶에 들어온 이후에,
나의 모든 행동과, 일정과, 루틴과, 신체와, 내 인생의 디테일들은 그녀의 시차로 시계바늘을 향했다.
그녀를 만나 더 자유로운 마음과 여유로운 지갑으로 쉴 수 있도록, 열심히 일하고 저축하기.
그녀와 오래오래 건강하고 세상 모든 곳을 가보며, 몸짱인 그녀에게 부끄럽지 않도록, 운동하기.
그녀의 교양 넘치는 말투에 어울릴 수 있도록, 나의 말의 날카로움을 다듬고, 화법을 개선하기.
그녀가 조금이라도 신경쓸만한 일들 중에, 내가 쉽게 고칠 수 있는 부분들 위주로 고쳐나가기.
한 달 후 여행계획을 잘 짜고, 1년 후 그녀를 지원할 계획을 세우고, 10년 후 그녀가 할 일을 그리기.
적지 않은 나이에 왔다.
내 나이까지 살아보지도 못하고 세상을 떠난 친구들도 있다.
삶에 후회가 없을 순 없다.
하지만 최대한 후회하지 않을 결정들로 나의 인생을 채워나가고 싶다.
그녀가 사준 시계를 내려다본다.
내 남은 시간은 모두 너로 채우겠다.
그녀는 안아주고 싶고, 본받고 싶은, 아름다운 사람이기 때문에.
오늘의 그녀는 늦은 시간까지 야근하는 모습을 안아주고 싶었고,
나를 진심으로 칭찬해주고 격려해주는 모습을 본받고 싶었고,
나의 남은 인생에 영감을 가져다주는 모습이 아름다웠다.
그녀는 안아주고 싶고, 본받고 싶은, 아름다운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