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아주고 싶고, 본받고 싶은, 아름다운 사람
그녀는 안아주고 싶고, 본받고 싶은, 아름다운 사람이다.
오늘은 회사에서 새 차를 출고받았다.
4년 동안 탔던 벤츠를 떠나보내는데, 그 조수석에 타곤 하던 그녀가 떠올랐다.
뭔가 그녀와의 추억을 보내주는 것 같아서, 괜히 마음이 싱숭생숭했다.
나와 그녀는 그 차를 타고 함께 데이트를 다니고, 장을 보러 가고, 여행을 가곤 했다.
내가 운전하는 동안, 조수석에서 내 손을 잡고 꾸벅꾸벅 졸던 그녀가 생각난다.
우회전하기 위해 오른쪽을 볼 때마다, 그 어떤 창밖 풍경도 아름답게 만들던 얼굴이 생각난다.
위험하지 않을 때면 언제나 내 오른손이 올려져있던 그녀의 예쁜 다리가 그립다.
새로 받은 차에 나보다 먼저 그녀를 태우고 싶지만, 아직은 좀 기다려야 한다.
그녀는 오늘 지방으로 출장도 가야하고, 동에 번쩍 서에 번쩍하며 열심히 일한다.
개인적인 업무도 완벽하게 해내며 보람찬 하루를 보내면서도, 탄탄한 팀웍을 자랑한다.
요즘 격무에 몸과 마음이 힘들까 걱정했는데, 그녀는 미모와 목소리만은 여전히 너무나 싱그럽다.
그녀가 어떤 사람인지를 더 느끼게 된다.
자신의 역할을 다 하는 사람.
도움이 되고, 의지가 되는 사람.
그리고 항상 곁에 두고 싶게 하는 사람.
그녀가 앉을 조수석을 포함해서, 새 차의 이 곳 저 곳을 동영상으로 찍어서 그녀에게 보내본다.
그녀는 동영상에서 너무 큰 사랑을 느꼈다고 따뜻한 마음을 전해준다.
그녀도 나도 비싼 차에 대한 선망이 있는 사람들은 아니지만,
우리의 성과에 대한 보상이란 걸 알게 되니, 값지고 의미가 있다며 내게 감동을 준다.
폭풍 같은 하루를 보내고,
소리를 높이고, 별 사람들의 말을 듣고, 이곳저곳을 뛰다가,
연휴 전날이니 많은 사람들이 퇴근해서 조금 한가해지고, 조용히 있는 것으로 힐링하는 그녀.
연휴가 주어지거나 여유가 생겼을 때, 나와 함께 할 수 없다는 사실은 정말 슬프다고 말해준다.
그 한 줄을 여러번 읽어본다. 마음이 사무치게 아리다.
우리의 업무 스케쥴에 맞춰서 오늘은 다음 여행 일정을 조금 조정했다.
호텔 예약 등도 새로 잡아본다. 다시 만나는 날이 며칠 늦춰지긴 했지만, 그만큼 잘해줄 것이다.
우리는 평생을 함께 살아갈 사람들이니까, 건강을 잘 관리해서 며칠 더 살면 되지 뭐.
오래 살고 싶다.
그녀를 더 오랫동안 알고 지낼 수 있도록.
그녀를 알게 돼서 정말 다행이다.
세상에서 제일 예쁜 사람을 만나고, 그 사람만을 한없이 보고 싶어하고 사랑할 수 있고,
내가 아는 사람 중 가장 존경스럽고 존중할 수 있는 사람이, 나를 똑같이 사랑해준다니.
그녀를 몰랐다면 난 어떻게 됐을까.
생각만 해도 소름이 끼친다.
그녀가 없는 삶, 그녀를 모르는 삶은 상상하고 싶지도 않다.
아마 평생 이런 행복을 모르고 인생을 낭비했겠지.
점심을 먹으며, 동영상 속 반납한 자동차에서 그녀와 나누던 대화, 그녀가 찍은 창밖 풍경을 본다.
나는 어제도 오늘도 보는 평범한 풍경이다. 달리는 자동차들, 강가, 다리들, 야경을 빛내는 건물들.
한낱 차갑고 나와 상관없던 그 구조물들이, 그녀의 손으로 찍은 영상에서는 빛나고 있다.
나에겐 아무 의미 없는 풍경들인데,
왜 눈앞이 아른거리는지 모르겠다. 눈물이 난다.
그녀의 얼굴이 보일 때마다 웃음이 난다.
목소리가 들릴 때마다 기분이 좋다.
오늘따라 더 보고 싶다.
...... 라고 생각했는데, 실은 그저께도, 어제도, 너무나 보고 싶었다.
내일은 더 보고 싶겠지.
그녀는 안아주고 싶고, 본받고 싶은, 아름다운 사람이기 때문에.
오늘의 그녀는 지방 출장도 다니며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안아주고 싶었고,
나 자신보다도 나의 성과를 알아주는 모습을 본받고 싶었고,
나의 가장 빛나는 보상인 모습이 아름다웠다.
그녀는 안아주고 싶고, 본받고 싶은, 아름다운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