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vember 24, 2025

안아주고 싶고, 본받고 싶은, 아름다운 사람

by 헤매이는 자

그녀는 안아주고 싶고, 본받고 싶은, 아름다운 사람이다.




그녀와 2주 정도의 꿀맛 같은 휴가를 보내고 돌아왔다.

손으로 쓰는 러브노트들을 그녀에게 모두 주고 온 김에, 오랜만에 브런치를 열어본다.

일상으로 돌아와 일하고 있노라니, 그녀와 보낸 날들이 참 꿈 같은 시간이란 생각이 들었다.

2주 내내 단 1분도 떨어지지 않았다.

그렇게도 긴 시간을 함께 있는데, 그녀와는 왜 이렇게 예쁜 순간들만 남는걸까.


나는 보통 혼자 있는 것이 가장 편하고 재밌다.

취미도 모두 혼자 하는 것들 투성이다.

아무리 친한 친구라도, 함께 1시간만 붙어있어도 피곤해진다.


그녀와는 한 집에서 몇달을 붙어있어도, 매일 아침과 매일 밤을 마주쳐도, 좋았다.

그래서 죽을 때까지 같이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자꾸 든다.

그녀는 이렇게도 나의 취향이나 본능을 거스르게 하는 사람이다.

아직도 편협한 나이지만, 그녀 덕분에 나는 많은 선입견을 내려놓을 수 있었다.


그녀도 오늘 오랜만에 홀로 아침 운동을 한다.

나와 여행하는 2주 간 운동을 하지 못했고, 조금 잠을 설쳐서 피곤한데도, 운동 후 출근.

'... 생명과 재산 보호를 위한 활동에 기여한 공로가 크므로 표창' 을 받음으로 일을 시작한다.

부상으로 그녀가 좋아하는 Moleskine 공책도 받았다. 우리의 러브노트와 같은 제품.

오랜만에 만난 동료들은, 그녀를 반기며, 내가 그녀에게 골라준 새 옷과 시계를 알아봐준다.


이렇게 오랜만에 출근해도 칭찬과 자랑으로 하루를 싱그럽게 시작할 수 있는 그녀.

별로 할 일도 없고, 자리를 잃어가는 것 같다며 겸손하게 말하지만, 길고 알찬 하루를 보내는 그녀.

봉급의 액수를 떠나서, 지금의 자리와 할 일에 같은 최선을 다하면서도, 성장할 공부도 시작한 그녀.

나와 함께 즐겁게 감상한 뮤지컬 '에비타' 의 표를 어머니께 사드리는 그녀.

보지 못할 때도, 보고 있을 때처럼 사랑스러운 그녀다.


2025년이 벌써 저물어간다.

쏜살같이 날아가는 나날들.


따로 또 같이 하루를 살아내는 우리를 보며 간절히 바란다.

내년에는 그녀를 더욱 자주 또 오래 보게 해주세요.


곁에 있게 해주세요.

그녀는 안아주고 싶고, 본받고 싶은, 아름다운 사람이기 때문에.




오늘의 그녀는 나 없는 일상을 마주하는 모습을 안아주고 싶었고,

의미 있는 하루를 재미있게 보내는 모습을 본받고 싶었고,

그럼에도 나와의 시간에서 더 큰 의미와 재미를 찾는 모습이 아름다웠다.


그녀는 안아주고 싶고, 본받고 싶은, 아름다운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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