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cember 16, 2025

안아주고 싶고, 본받고 싶은, 아름다운 사람

by 헤매이는 자

그녀는 안아주고 싶고, 본받고 싶은, 아름다운 사람이다.




그녀는 아침 일찍 일어났다가, 눈 마사지를 하며 조금 더 잠든다.

생각보다 더 잤다며 후다닥 일어나는 그녀의 모습이 오늘도 시트콤의 여주인공 결이다.


오늘은 날씨가 꾸물거린다.

왠지 모르게 우리의 몸도 쑤시는 것 같다.

이런 날이야말로 그녀를 안아야 하는데.


그녀의 몸 컨디션이 100% 가 아니지만, 다행히 금요일은 쉬기로 했다.

게다가 사장님이 계시지 않는 '무두절기' 도 목요일까지 계속.

다만 무두절이 왜 이렇게 빨리 지나가는지는 알 수 없는 노릇이다.


그래도 연말이라 송년회도 하고, 조금은 화기애애한 공기가 우리 주변에 맴돈다.

한국만이 아니라 전세계 모두들 먹고 살기 힘든 상태이지만, 그럴수록 한 해를 잘 마무리해야지.

여기저기 크리스마스 트리가 보인다. 케잌들은 다 통나무 모양이거나, 빨간색과 초록색이다.

그녀도 금요일과 일요일에는 좋은 사람들과 송년회에 참석하기로 했다. 즐겁고 여유로운 한 주다.

그리고 이 주가 지나면, 다음주부터는 나와의 휴가다. 그리고 같이 새해 카운트다운을 한다. 완벽.


그녀는 오늘도 자신이 아끼며 애장한 책들을 조금씩 정리하고 처분해 본다.

그녀가 정말 잘 읽고 좋은 책이라고 생각했던 책들을 다시 한 번 꺼내보며 마음 시려본다.

다 팔릴 수는 없고. 그렇다고 버리기에는 마음이 아프고.

1월에 같이 살기 시작하자마자 그녀의 책들을 열심히 읽으리라 다짐해본다.


어서 그녀가 보고 싶다. 스트레스 받을 정도다.

일이 많아서 스트레스를 받나 했는데, 알고 보니 그녀가 너무 보고 싶은 게 문제였다.

정형행동으로 간식도 먹고, 폭식도 하고, 몸무게 관리에 실패하고 있다.

몸매 좋은 인플루언서들이 사진만 찍으러 온다는 호텔에서 수영을 하기로 했는데 큰일이다.

그녀가 수영모까지 주문해줬는데. 골무를 쓴 하얀 바다표범이 될 예정이다.


몸매 좋은 인플루언서인 그녀는 정작 새우깡을 몇 개 먹고는 후회를 한다.

정말 가진 사람이 더 하다. 독하다.


세상엔 왜 이렇게 맛있는 것이 많은 것이며,

우리의 몸은 왜 이리도 일으키기 힘든 것인가!


내년 우리의 대망의 계획인, 파리 여행에 대해서도 즐거운 대화를 나누며 하루를 마무리해본다.

처음으로 함께 유럽에 가보는 일이라, 너무 기대된다. 우리는 3-4월쯤 떠날 예정이다.

그리고 2026년 그녀의 새해 소망 중 하나인, 어머님과 둘이 여행을 떠나기의 일환으로,

6월 정도에는 어머님과 파리에 또 다녀오기로 했다.


너무 좋은 아이디어에 쌍수를 들고 환영하며, 나는 어머님의 비용을 감당하길 원했지만,

한사코 만류하는 그녀. 앞으로 몇개월 동안 어떻게 구워삶을지 잘 생각해 봐야겠다.


즐겁다.

참으로 시트콤 같은 삶이다.

웃을만한 별 일들이 많은 나날들이다.

내 삶이 언제 어쩌다 이렇게 됐을까.


그녀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그녀는 안아주고 싶고, 본받고 싶은, 아름다운 사람이기 때문에.




오늘의 그녀는 나와 살 날을 기다리는 모습을 안아주고 싶었고,

나와 여행 갈 생각에 기뻐하는 모습을 본받고 싶었고,

나와 가족들의 건강과 행복만을 생각하는 모습이 아름다웠다.


그녀는 안아주고 싶고, 본받고 싶은, 아름다운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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