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cember 17, 2025

안아주고 싶고, 본받고 싶은, 아름다운 사람

by 헤매이는 자

그녀는 안아주고 싶고, 본받고 싶은, 아름다운 사람이다.




나는 평일에는 항상 밤 10시 반에 자고, 아침 6시에 일어났다.

그녀를 만나기 전에는 회사가 마음이 제일 편했기 때문에 항상 야근을 하고, 2-3시간을 자기도 했다.

하지만 그녀를 만나고, 몸과 마음을 신경쓰고, 그녀를 닮아가다 보니,

하루에 7시간 반을 자는 건강한 루틴을 가질 수 있었다.


다음주 화요일 크리스마스 이브 전날부터 그녀와의 휴가가 시작되기 때문에,

일주일 정도밖에 시간이 없으니 어젯밤 짐을 싸기 시작했다.

잠깐 일부의 짐만 싼다는 것이, 재미와 속도가 붙어서, 결국 짐을 다 쌌다.

짐을 다 싼 건 좋은데, 오랜만에 너무 늦게 잠들었더니, 알람을 해놨는데도 6시에 일어나지 못했다.


피곤한 몸으로 눈을 떠보니 어느새 7시 38분.

6시 20분에 출근에 돌입하는 것과, 7시 58분에 운전을 시작하는 것은, 교통량에 큰 차이가 있다.

정신없이 출근하고, 밤새 아침까지 쌓여있는 이메일에 답을 하고 나서야 그녀에게 연락할 수 있었다.

그녀는 내가 아픈 건지, 괜찮은건지, 심장이 쪼그라지도록 걱정을 하고 있었다. 너무 미안했다.


걱정한 마음을 부여잡고,

내가 너무 소중하다고 말해주는 그녀.

나는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사람이다.


나처럼 부족하고 허물이 많은 사람이 어쩌다 이런 사람에게 사랑과 보살핌을 받게 됐을까.

정말 신기한 일이다.


그녀는 안아주고 싶고, 본받고 싶은, 아름다운 사람일 뿐 아니라,

내가 본 사람 중에 제일 Kind 하고, 제일 Decent 한 사람이다.

내가 평생 본 중에 제일 친절하고, 상냥하고, 예의 바르고, 품위 있는 사람이다.


2024년 10월 23일 브런치에도 그렇게 썼다.

https://brunch.co.kr/@wandertowonder/12

그리고 1년이 넘는 시간이 지난 지금까지, 그녀는 여전히 그런 사람이다.

보통은 시간이 흐르면 단점이 더 드러나고, 편한 사람에게는 막 대하기 시작하는 게 인지상정인데,

그녀는 나에게 2024년 10월 23일보다도 더 친절하고 상냥하게 대해주고 있다.

정말 믿을 수 없는 일이다.


나는 짧지 않은 인생을 살면서 그녀 같은 사람을 본 적이 없다.

나를 포함한, 세상 모든 사람들은, 다 콧대만 높아서 촉이 좋고 현실적인 척하는 부류의 사람들이다.

거들먹거리면서, 세상 이치 다 아는척 큰 그림을 그리며, '그럴 줄 알았어' 라고 재는 사람들끼리,

제갈량이 조운에게 건넨 비단주머니 3개가 있는 척, 고장난 시계가 하루에 두 번은 맞은 걸 가지고,

자신에게 똥이 묻은 것은 닦지 않고 덮어두고, 남에게 겨가 묻은 것을 신랄하게 비판하곤 한다.


하지만 그녀는 '공인된 똥눈' 이라는 욕을 들을망정,

자신의 처신에 있어서 매사 신중하고, 타인에 대해 순수한 관심과 존중을 가지는 사람이다.

스스로 더 편협해질까봐 자신의 마음을 다스리고, 타인을 평가하는 것을 잘 하지 않으려는 사람이다.

자신에게는 철저히 가혹하고, 남에게는 한없이 따뜻하게 눈감아주는 사람이다.


평소보다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났더니 몸도 마음도 피곤하다.

다음주 휴가 전, 2025년을 마무리하며 처리해야 하는 일이 산더미 같이 쌓인 것도 힘이 든다.

하지만 그녀와 같은 사람에게 전심으로 사랑받고 있다는 게, 나를 몇 번이고 일어나게 한다.


이 세상에 그녀 같은 사람은 단 한 명 뿐이다.

그녀를 본받고 싶다.




오늘의 그녀는 나를 걱정해주는 모습을 안아주고 싶었고,

매사에 신중한 모습을 본받고 싶었고,

나를 평가하지 않는 모습이 아름다웠다.


그녀는 안아주고 싶고, 본받고 싶은, 아름다운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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