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아주고 싶고, 본받고 싶은, 아름다운 사람
그녀는 안아주고 싶고, 본받고 싶은, 아름다운 사람이다.
오늘도 어김없이 새벽 일찍 일어나 운동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그녀.
아침을 깨우며 출근하면서도, '이 힘든 걸 매일 해내는 직장인들은 대단하다' 며 남들을 칭찬한다.
나는 평생 살면서 그녀만큼 부지런한 사람을 본 적이 없는데, 그런 사람이 저리 말하다니.
이쯤 되면 겸손함도 과한 수준이다. 그녀는 정말 대단한 삶을 살아왔다.
그녀는 오늘 아침부터 표창을 받았다.
한 것도 없는데 받았다며 또 겸손한 말을 하는 그녀에게, 나는 그녀가 얼마나 대단한지 알려줬다.
앞으로도 그녀의 일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려주고, 그녀가 얼마나 가치 있는 사람인지 상기시켜 주고,
그녀가 얼마나 행복하고 사랑받는 삶을 누릴 자격이 있는지 계속해서 느끼게 해주고 싶다.
그것의 나의 삶의 목적이고, 나란 인간의 종착역이다.
그녀는 오늘 같은 직장에서 19년을 일하고 오늘을 마지막으로 퇴직하시는 언니를 배웅해 드린다.
언니가 쓰는 타로 카드로 그녀의 직장운을 뽑아보니, '왕' 이 나오고 '교황' 이 나오곤 한다.
참으로 어울리는 카드들이 아닐 수 없다.
요즘 우리는 2026년을 어떻게 만들어 나갈지, 우리의 근 미래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나눈다.
그녀와의 미래를 그려나가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얼마나 즐거운 일들이 펼쳐질지, 어떤 공연을 볼지, 어떤 여행을 할지 이야기할 때 행복하다.
그리고 아무리 힘든 일이 있고, 마음대로 되지 않는 일이 있어도, 그녀와 함께라면 든든하다.
일단 이번년에는 무조건 같이 살기로 했고, 그 첫 발을 곧 내딛게 된다.
그리고 그녀는 지금의 일을 떠나, 새 도전을 하는 것으로 내가 혼자 99%, 아니 100% 결정해 놓았다.
그녀는 지금까지도 존경할만한 삶을 살아온 사람이지만,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사람이다.
그리고 나는 그녀가 어떤 길을 가든 100% 전심전력으로 지원할 의지가 넘치는 사람이다.
세상만사, 특히 사람의 기분이란 알 수 없는 것이다.
아침엔 날아갈 것처럼 기분이 좋다가도, 저녁에는 그 누구보다 우울해질 수도 있다.
없으면 못 살 것 같았던 친구가, 만나러 나가기 싫어질 때가 있다.
정말 사랑하는 사람인데, 마음과 다르게 싸우기도 하고, 다음날 헤어지기도 한다.
가장 무서운 것은, 남의 마음이 아닌 나 자신의 마음조차, 내 마음대로 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내가 좋아하지 않는 사람을 좋아할 수는 없고,
내가 싫어하지 않는 사람을 싫어할 수는 없다.
나는 그녀를 볼 때마다 자연스레 사랑을 느낀다.
자연스레 입을 맞추고 싶고, 자연스레 결혼하고 싶고, 자연스레 평생을 그녀와 함께 하고 싶다.
서로 다른 부분이 있으면 어떻게든 맞춰나가고 싶고, 내가 부족한 부분을 갈고 닦아나가고 싶다.
상처를 준 부분이 있다면 풀고 싶고, 그녀라는 사람에 대해 더 알아나가고 싶다.
그리고 떨어져 있으면 계속 생각나고, 같이 있으면 마음이 평안하다.
그 누구보다 그녀를 보고 싶고,
그 누구보다 그녀를 사랑하고 있다.
그리고 그런 상태에 빠지는 것은 참 쉽고 당연한 일이었다.
그녀를 더 잘 사랑해줄 수 있도록 '노력'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데에는, 노력이 필요없었다.
내가 정말 좋아하는 미국 시트콤 "The Office" 에서, 내가 참 좋아하는 명대사가 있다.
"No matter how you get there, or where you end up,
human beings have this miraculous gift to make that place home."
대충 내 스타일로 번역해보자면,
"어떻게 가든, 어디에 가든, 인간은 그 곳을 집으로 만드는 기적 같은 능력을 가지고 있다."
요즘 그녀와 대화를 나눌 때마다, 왠지 모르게 저 대사가 자주 생각난다.
그녀와 어느 나라의 어느 도시를 가든 '우리 집' 이 될 거라는 기분 때문일까.
그녀가 나의 집이 되어줬기 때문일까.
아니, 그녀가 나를 그녀의 집으로 만들어줬기 때문일까.
집으로 간다.
그녀는 안아주고 싶고, 본받고 싶은, 아름다운 사람이기 때문에.
오늘의 그녀는 아침부터 표창을 받는 자랑스러운 모습을 안아주고 싶었고,
허리가 아플 때까지 우리의 보금자리를 청소하는 모습을 본받고 싶었고,
나의 보금자리가 되어주는 모습이 아름다웠다.
그녀는 안아주고 싶고, 본받고 싶은, 아름다운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