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아주고 싶고, 본받고 싶은, 아름다운 사람
그녀는 안아주고 싶고, 본받고 싶은, 아름다운 사람이다.
새벽부터 일어나 운동하는 그녀.
새해 다짐으로 열심이던 사람들이 꽉 찼던 Gym 이, 보름이 지났다고 그 수가 현저하게 줄어들었다.
결국 마지막까지 남는 사람이 승리자다.
그리고 그녀의 삶의 Last Man Standing 은 내가 될 것이다.
회사에 출근하니, 그녀가 제일 아끼는 후배가 두바이 쫀득 쿠키를 4구 사왔다.
아직은 워낙 구하기 어려워서, 그녀도 처음 먹어보는 간식.
그 작은 간식을 반씩 잘라서 8개로 나눠, 8명이 사이좋게 맛본다.
눈으로라도 맛보라고, 나에게 사진을 찍어 보내주는 상냥한 그녀.
나도 그녀와 나눠먹는 날이 곧 왔으면 좋겠다.
그녀의 입에 묻은 코코아 가루를 내가 닦아줄 수 있도록.
오늘은 그녀가 좋아하는 민우혁 씨가 주연으로 출연하시는 몽유도원 뮤지컬표도 예매했다.
그녀를 만난 뒤 난 뮤지컬의 매력에 푹 빠진 것 같다.
물론 그녀와 함께 봐야 재밌기 때문에, 혼자 보러 갈 일은 없겠지만, 앞으로도 꾸준히 찾을 예정이다.
함께 살기 시작하면 나는 한동안 재택근무를 할 예정이다.
집에 오랫동안 편히 앉을 수 있는 의자를 그녀가 찾아 보내준다. 고마운 일이다.
내가 어서 오기를 바라며, 나와 함께 할 보금자리를 마련하느라 조바심을 내는 그녀.
참 예쁘다.
오늘 그녀의 러브레터에서도, 나와 똑닮은 그녀의 진심이 느껴진다.
그녀의 명문 수백개가 이미 쌓인, '그녀의 명문' 이라는 나의 파일에 복사해서 붙여넣는다.
한 번 보기엔 아까워서, 여기에 또 붙이고 다시 읽어본다.
우리는 사실- 만난 중 많은 시간을 떨어져 있고,
또 굉장히 안정적인 상태로 꾸준하게 흘러온 것 같지만
사실은 수없이 많은 막연한 약속들을,
손으로 잡아가는 과정을 끊임없이 만들어 온 시간이었어
'안나 카레니나 뮤지컬을 하게 된다면' 꼭 같이 보자~ 했던 약속은,
티켓 오픈런 구매로써 이제 9부 능선까지는 해냈고요
라울 뒤피의 전기요정을 보기 위해, "언젠간" 파리에 가자, 고 했던 약속은
곧, 그러니까 두 달 뒤에 가기로 했지
'결혼 하자' 는 얼기설기한 미래는
구체적인 서류 작업을 언제 할 것인지에 대한 얘기까지 좁혀졌어
돌아보면, 우리는 서로를 만나기 전과 후의 삶이 완전히 달라졌는데
그 과정이 너무 자연스러워서 마치 큰 변화가 없는 것처럼 느껴져
인생을 바꿀 수많은 결정을 서로 공유하고, 상의하고, 조언해주고,
도움을 주고, 확신을 주었지
그래서 혼란스럽거나 두렵기 보다,
어느덧, 원래 이렇게 살아왔던 것처럼,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흘러왔던 것 같아
다음 주, 우리의 계획
다음 달, 우리가 할 일
두달 뒤, 우리의 여행
세달 뒤, 우리의 결혼과 하반기 거취 문제
앞으로도 엄청난 변화들이 있을 예정인데,
지금까지처럼 의연하고도, 원래 우리의 모습인것처럼 자연스럽게 잘 보낼것 같아~
그렇지?
그렇지.
그렇고 말고.
너는 안아주고 싶고, 본받고 싶은, 아름다운 사람이잖아.
오늘의 그녀는 홀로 하루를 보내는 모습을 안아주고 싶었고,
나를 기다려주는 모습을 본받고 싶었고,
자연스럽게 사랑스러운 모습이 아름다웠다.
그녀는 안아주고 싶고, 본받고 싶은, 아름다운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