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cember 5, 2024

안아주고 싶고, 본받고 싶은, 아름다운 사람

by 헤매이는 자

그녀는 안아주고 싶고, 본받고 싶은, 아름다운 사람이다.



곳곳에 여러 이유로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들이 있다.

통신상태가 열악해짐으로, 혼돈의 세태를 느낀다.


모든 업계가 그렇겠지만, 어제 계엄령 등 일련의 사태로 인해 그녀도 더 정신없고 바쁜 일과를 소화한다.

충분히 수면을 취하지 못한 채 격무에 시달리는 그녀는, 눈이 감기지만 끝까지 제 자리를 지킨다.


인간은, 유일하게 제 스스로 잠을 줄이는 동물이라고 한다.

다른 어떤 동물도 그러지 않는다고 한다.


그녀는 잠을 줄여가면서 일하고 자기 관리하는 사람의 표본이지만,

오늘따라 안쓰러웠다.

나처럼 혼자만의 일을 마치면 퇴근할 수 있는 일이 아니고, 다른 사람들을 기다려줘야 하는 일이라,

그 누구보다 일찍 출근해서 그 누구보다 늦게 퇴근하는 그녀의 모습이 슬프지만, 동시에 자랑스럽다.


혹자는 SNS 에 여자친구의 미모를 자랑하며 올린다.

혹자는 얼마나 비싼 물건을 샀는지, 얼마나 좋은 곳에 여행을 갔는지 올린다.

혹자는 얼마나 맛있는 음식을 먹었는지, 얼마나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지 올린다.


모두 좋은 일이다.

하지만 내가 만약 SNS 를 했다면, 나는 그녀의 다른 점들을 올릴 것이다. 내가 자랑스러워하는 점들을 말이다.


그녀가 땀흘리며 일하는 모습을 찍어 올릴 것이고,

그녀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웃는 모습을 담을 것이고,

그녀가 행한 일들로 작게나마 세상이 변한 모습들을 자랑할 것이며,

그녀가 적은 글을 고이 접어 펴낼 것이다.


그리고 브런치스토리를 시작해서,

그녀가 얼마나 안아주고 싶고, 본받고 싶고, 아름다운 사람인지에 대해서 매일 떠벌릴 것이다.


미모를 자랑한다며 필터가 가득 낀 사진을 올린 그 어떤 인플루언서보다도 아름다운 미모를 가진 그녀이지만,

그녀가 해낸 일, 그녀를 통해 벌어진 일, 그녀의 생각과 철학과 정성과 성장의 증거들을 담아 올릴 것이다.

그 어떤 여행지에서 비싼 가방을 들고 헐벗고 찍은 사진보다 훨씬 아름다우리라.


그녀는 긴 하루를 보내고, 오랜만에 제대로 베갯잇에 고개를 누인다.

이제야 나의 계엄령이 끝난 것 같고, 마음이 가라앉는다.


평생 그녀를 매일 재워주고 싶다.

그녀는 안아주고 싶고, 본받고 싶은, 아름다운 사람이기 때문에.




오늘의 그녀는 눈이 감겨도 끝까지 제 자리를 지키는 모습을 안아주고 싶었고,

내 눈에는 세상에서 제일 자랑스러운 모습을 본받고 싶었고,

긴 하루를 보내고 나에게 작별인사를 하며 평안히 잠든 모습이 아름다웠다.


그녀는 안아주고 싶고, 본받고 싶은, 아름다운 사람이다.

이전 24화December 4, 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