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아주고 싶고, 본받고 싶은, 아름다운 사람
요즘 그녀는 잠을 잘 이루지 못한다.
알람 소리이든, 밖에서 나는 소리에든, 깼다 잠들었다 한다.
그래서 나를 더 보고 싶어해준다.
나와 함께 편한 시간을 보내고 싶어한다.
그녀의 휴식처가 될 수 있어서 감사하다.
내 눈에 제일 중요한 일을 하고 있는 그녀가 사랑스럽고, 그녀의 남자인 게 자랑스럽다.
그녀는 오늘도 세상과 후회 없이 싸우고,
여기저기 찢어진 채 터덜터덜 집에 들어온다.
그녀를 잘 모르는 사람들은 멋진 선배, 유능한 분, 예쁜 여자, 프로페셔널한 분, 겉모습 예쁘장한 분으로만 보겠지만,
감기가 걸리고 몸살이 올라와도 밤 12시를 넘겨, 쓸쓸하게 말을 잇지 못하는 남루한 모습으로 들어올 줄은 모를 게다.
'이걸 왜 해야하나', '내가 왜 꼭 이런 일을 해야하나',
'내가 이 사회에 대해 이 책임감을 느껴야될 이유가 뭐지',
'내가 이렇게 살려고, 이런 남루한 일상을 견디라고 내가 세상에 온 건 아니지 않나?'
그런 생각들이 올라와도, 즐겁게 하루하루를 살고 싶은 욕망이 끓어올라와도,
그 일상을 견뎌온 사람이다. 정말 독한 사람이다.
그래서 나는 그녀를 닮고 싶고, 그녀와 함께 살고 싶고, 그녀와 함께 죽고 싶고,
이 사람에게는 내가 내 평생을 믿고 맡길 수 있겠다는 믿음이 생겼다.
우리가 만난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나는 그녀의 장래희망이 무엇인지 물었다.
그녀는 진담 반 농담 반으로 집에서 누워있고 싶다고 했다.
처음 그 말을 들었을 때는, 그녀에게 정말 어울리지 않는 모습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이제는 그 이야기가 이해가 되고 좀 더 와닿는다.
그녀는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일을 하고, 자신에게 가장 보람된 일을 하고,
우리 사회에 의미가 있는 일을 하고, 격렬한 전쟁을 치르고,
모든 걸 쏟아낸 다음에, 집에 누워있는 것이 어울리는 사람이다.
나는 결단코 그녀에게 그런 삶을 주겠다.
그녀는 안아주고 싶고, 본받고 싶은, 아름다운 사람이기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