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nuary 7, 2025

안아주고 싶고, 본받고 싶은, 아름다운 사람

by 헤매이는 자

그녀는 안아주고 싶고, 본받고 싶은, 아름다운 사람이다.




그녀의 생일이 일주일도 남지 않았다.

이번 생일은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없게 됐다. 참 아쉽다. 사랑의 열매를 맺고 난 후 첫 생일인데.


내가 아쉬워하자, 그녀는 나를 위로하며 남은 모든 생일들은 '이제 계속 같이 할 예정' 이라고 말해준다.

마음이 찡했다. 앞으로 우리 생에 몇번의 생일이 남았든, 우리의 모든 생일들을 함께 보내겠다.


솔직히 자신이 태어난 날을 국경일처럼 요란하게 축제를 벌이는 사람들을 이해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녀를 만나고 난 뒤, 나는 그녀의 생일마다 크리스마스보다 화려하게 보내야겠다 생각했다.

그녀라는 존재가 세상에 온 날은 나에게 제일 중요한 날이다.

다른 사람들의 행동과 가치에 대해 너무 성급히 판단하지 말아야겠다고 다시 한 번 느낀다.


그녀는 오늘도 정신없는 하루를 보낸다. 시국이 시국인지라, 나와 대화라도 하는 정신이 있는 게 신기하다.

이름없이 빛도 없이 묵묵히 맡은 바를 다하면서도, 나에게 연락을 취하려 노력해주는 것이 참 고맙다.


새해부터 세상 어느 나라를 보나 안타까운 세태와, 거기서 분전하고 있는 그녀가 대비를 이룬다.

그녀는 요즈음에 찾아보기 힘든 격조 있는 사람이다. 고고한 사람이다.

그런 중에도 웃음을 잃지 않고, 밝게 농담을 던질 수 있는 그녀.

이런 사람을 곁에 두고 닮아갈 수 있어서 행복하다.


그녀는 열심히 일하다가, '작은 것도 예쁘다고 말해주는' 나의 사랑이 듬뿍 담긴 목소리가 생각났단다.

그래서 웃음을 지었단다.

세상을 다 가진 것 같다. 세상에서 제일 예쁜 입을 가진 그녀의 입을 웃게 하다니, 나의 온 세상이 들썩인다.

그녀와 함께 있을 때는 작은 것도 예쁘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예쁜 사람이다.


그녀를 만나고 나서 나는 매일 새로운 것을 배운다.

사람 사이 관계에 대해 나에게 위안의 말을 전한다.

그녀가 언제나 똑같은 그녀가 아니고, 내가 언제나 똑같은 내가 아니기 때문에,

어느 때 잠시 의견이 달랐다고 해서, 아니면 기분이 달랐다고 해서,

그게 용서할 일이라거나 양해받아야할 일이 되는 건 아니라고 이야기해준다.

이치에 너무 맞는 말이라서, 무릎을 탁 치며 내 머리 위 전구가 빛난다.


그러니 너무 신경쓰지 말라고 말해주는 그녀.

오늘도 그녀는 이렇게 나에게 깊은 가르침을 준다. 덕분에 내 마음과 걸음은 더 가벼워진다.

그리고 사랑은 더욱 깊어진다.


얼굴을 보지 못할 때는 아무래도 진중한 글이나 채팅으로 의사소통할 때가 많다보니,

그녀를 그리워하는 나의 무겁고 비장한 톤만 많이 전하게 된다.

음악으로 치자면 내 인생곡 TOP 2 인 Eminem - Till I Collapse, 혹은 Eminem - Lose Yourself 의 바이브만 전해진다.

내 인생의 주제가들이라고 생각하고 배수진을 치고 몇백번을 들었지만, 이젠 조금 덜 들어야겠다.

혼자 있을 때도, 그녀의 곁에 있을 때처럼 몽글몽글하고 조금은 가벼운 사람이 되고 싶다.


그녀와 같이 있을 때는 음악이 듣기 싫어진다.

그녀의 목소리, 심지어 그녀의 침묵만큼 달콤한 음악은 없기 때문이다.

그 어떤 음악도 그녀의 말을 가리기엔 소음에 불과했다.

그리고 나의 입술로 그녀의 귀를 채우고 싶다.


그녀라는 음악은 나의 마음을 평온하게 한다.

그녀와 함께 있을 때의 나는 세상에서 제일, 그녀만큼이나, 동글동글한 사람인데 말이다.

그래서 그녀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은가보다.


그녀는 나의 얼굴에 웃음을 줬고, 나의 어깨를 펴줬다.

그래서 만사가 잘 되게 했고, 일을 더 잘 하게 했고, 승진하게 했고,

몇년간 일을 해도 사적인 대화를 전혀 안 하던 상사가 내가 자랑스럽다며 칭찬하게 했다.

그녀는 나의 복덩이이다. 절대 놓치지 않겠다.


그녀는 종일 화가 날만한 일터에서 종일 웃다가, 바쁜 하루를 쪼개서 PT 세션도 새로 받는다.

이번엔 다행히 비교적 얌전하고 상냥한 선생님을 만난 듯하다.

그녀는 강단이 있는 사람이지만, 너무 예의바른 사람이라, 돈을 지불하고도 화를 받아낼 때가 있다.

혼내지는 않을 선생님이라니 참 다행이다.


몸과 마음이 피곤할텐데도 집에도 일거리를 싸들고 온 그녀.

집에서는 일하고 싶지 않을텐데도, 스스로를 북돋아 힘을 더 내는 그녀가 아름답다.


어서 우리가 같이 사는 집에서 그녀를 기다리고 싶다.

매일 그녀의 피곤이 녹아내릴 수 있도록 뜨겁게 안아주겠다.

그녀는 안아주고 싶고, 본받고 싶은, 아름다운 사람이기 때문에.




오늘의 그녀는 피곤하고 졸린 하루에도 운동도 하고 일도 하려는 모습을 안아주고 싶었고,

나의 마음을 가볍게 해주려고 위로의 말을 부드럽게 전하는 모습을 본받고 싶었고,

"내일의 나 힘내라!" 라 다짐하며 잠드는 모습이 아름다웠다.


그녀는 안아주고 싶고, 본받고 싶은, 아름다운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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