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안아주고 싶고, 본받고 싶은, 아름다운 사람이다.
그녀는 오늘도 오랜 친구에게 생일 축하 선물을 받는다.
오래 된 친구들도, 강산이 변하도록 함께 일한 회사의 동료들도,
그녀가 이번 해에 나를 만나 삶의 궤적이 크게 바뀔 것을 믿지 못한다고, 귀엽게 하소연한다.
생각해보면, 아마도 나 덕분에 많이 바뀌어버린 그녀에게 다들 적응 중인 것일 게다.
우리는 서로를 만나서, 참 다른 사람들이 되었다.
그녀도 참 많이 변하긴 했지만, 그녀는 나란 사람을 송두리째 바꿔놓았다. 더 좋은 사람이 됐다.
나는 예전 같았으면 그녀의 몸과 마음이 힘들때, 공감한답시고 내가 더 힘들어했을 사람인데,
그녀와 같이 한결같고 꾸준하게 루틴을 살아나가는 사람을 만나서,
그녀를 본받아 더욱 든든하고 꿋꿋한 사람이 됐다.
그녀가 힘들 때 내가 그녀의 작은 위안이 될 수 있어서, 내 마음이 포근해진다.
나는 매일 아침 6시에 일어난다.
그보다 이른 시간에 일어나서 운동을 하곤 하는 그녀에겐 비할 바 아니지만,
그녀를 본받고 싶어 규칙적인 생활을 하다보니, 쉬는 날에도 이런 몸이 되어버렸다.
그녀를 만나기 전에도 회사에 지각해본적은 없지만, 효율적으로 일하지 못하고 2-3시간만 자고,
쉬는 날에도 가족만 챙기고 하다보니, 그러다가 힘이 다했을땐 갑자기 쓰러져버리곤 했는데,
그녀가 내 삶에 들어온 이후론 잠을 충분히 자는 삶을 갖게 됐다. 매일 힘이 넘친다.
체중을 줄이기 위해선 식단과 운동이 필수이지만, 몸무게를 매일 재는 것이 효과가 있다고 한다.
스스로의 현재 체중을 알고, 목표의식을 가지게 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란다.
몸만큼이나 마음이 중요한 것 같다.
마음이 아프면 몸이 아파버리는 나 같은 사람에게는 특히 그렇다.
그녀를 만나고, 같은 시간 안에 일을 더 효율적으로 하게 됐다.
나에게 하루 동안 주어진 24시간이란 시간은 똑같고,
나이가 들수록 암기력과 IQ 가 점점 내려가면 내려갔지, 사실 나의 능력은 똑같지만,
경험이 쌓임과 동시에, 그녀를 위해 집에 최대한 빨리 들어와야겠다는 작은 목표가 마음에 생기니,
나는 어느새 다른 사람이 되어있었다.
그녀와 같이 살게 되면 지금보다도 더 시간을 잘 사용하고 싶다.
시간을 때우고, 써버리고, 보내버리고, 사라지게 하는 것이 아니라,
시간을 계획하고, 모으고, 다가올 시간을 맞이해서, 기억하고 싶다.
그녀라는 환상적인 사람을 만나, 하고 싶은 것, 먹고 싶은 것, 가고 싶은 곳이 너무 많아져서,
내 인생이 한정되어있는 것이 원통하다.
왜 그녀와 더 일찍 이루어지지 못했을까 한탄할 시간에, 앞으로의 일생을 더 잘 계획해본다.
시간을 잘 쓰는 법을 연구하고 있다.
'시간을 잘 쓰는 법' 을 한 번 검색했다고, 언제나 알고리즘에서 비슷한 주제가 뜬다.
로라 밴더캠 (Laura Vanderkam) 이라는 작가의 TED Women Talk 동영상이 뜬다.
점심을 먹으며 들어본다. 배울 것이 많은, 참 좋은 내용이다.
로라 밴더캠 씨의 "시간 전쟁" (원제: "Off the Clock") 이란 책도 찾았다.
솔직히 개인적으로 자기개발서를 그다지 좋아하진 않지만, 이 분에게는 배울 것이 있어보인다.
"세 여자" 를 다 읽으면, 이 책을 읽기로 한다.
물론 그 여느 베스트셀러 작가보다, 현재 내 인생의 가장 큰 스승은 바로 그녀이다.
그녀는 나의 롤모델이며, 나의 '길라잡이' 이다.
그녀는 내가 사람답게 사는 법을 가르쳐줬다.
나를 구해주고, 살려줬다.
그녀는 나의 몸의 건강을 구해주긴 했지만,
그만큼이나 나의 마음을 살려줬다. 나는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하고 평안하다.
창밖에도, 내 머릿속에도, 아직 새벽이 어스름하게 깔려있는 시간이지만,
나보다 훨씬 이른 시간에 일어나 일할 준비를 하고, 폐기물 수거차에 올라 일하는 분들의 소리가,
성스럽게 들려온다. 자신의 자리에서 묵묵히 일하는 사람들이 아름답다.
자신의 자리에서 묵묵히 일하고 있는 사람들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그 중심에 그녀가 있다.
아침에 건강하게 일어날 때마다 감사함을 느낀다.
그 중에도 제일 좋은 아침은, 알람을 맞추지 않고, 몇 시인지 알지도 못한 채,
커튼이 깊게 드리워진 방에서 일어났을 때 내 곁에 그녀가 있다는 걸 알아챌 때이다.
세상엔 여러가지 일이 많다. 덕분에 나도 격무에 시달리고 있다.
저번주부터 얼굴엔 뭐가 나기 시작했다.
예전엔 스트레스를 받으면, 내 삶에 여러가지 '정형행동' 이 나타나곤 했다.
몸에 좋지 않은 음식이나 음료를 마신다든가, 쓸데없는 사람이나 취미에 시간을 낭비한다든가.
그녀가 내 삶에 들어온 이후로는, 이것도 정형행동인지는 모르겠지만, 건강한 버릇이 들기 시작했다.
스트레스가 오면 더 운동을 하고, 아름다운 그녀와의 시간을 추억하고, 우리의 미래를 그린다.
내 모든 말과 행동이 그녀를 향하고, 삶의 크고 작은 요소들이 모두 의미를 지닌다.
어스름한 새벽의 향기를 깨고, 그녀라는 빛이 떠오른다.
그녀는 긴 하루를 마치고, 내가 사준 약을 먹고,
몸과 마음이 힘들어도, 컨디션 좋은듯 아침 운동을 하고, 밤엔 '사랑해' 라는 말을 꼭 남기고 잠든다.
우리는 서로 세상 어디에 있든,
서로의 아침을 열어주고, 서로의 밤을 닫아준다.
나는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사람이다.
그녀는 나의 새벽이고, 나의 달밤이다.
그녀는 안아주고 싶고, 본받고 싶은, 아름다운 사람이기 때문에.
오늘의 그녀는 그 누구보다 충실하게 하루를 살아내는 모습을 안아주고 싶었고,
몸과 마음을 초월해서 운동하고, 일하고, 사랑하는 모습을 본받고 싶었고,
나를 만나서 변해가고, 나를 변하게 해주는 모습이 아름다웠다.
그녀는 안아주고 싶고, 본받고 싶은, 아름다운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