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지방의 중소 정신병원에서 정신건강 사회복지사로 일하고 있는 아주 평범한 워킹맘이다.
정신건강 사회복지사에 대해서는 생소하실 것 같아 간략하게 소개를 하고 넘어가려고 한다.
먼저 4년제 사회복지과를 졸업하고 사회복지사 1급 시험을 쳐서 합격해야 한다. 그 후 정신 건강 수련 기관에서 1년간 수련이라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수련이란 슈퍼바이저 즉 멘토가 다양한 과제를 통해서 피드백을 주고 그 과정에서 스스로에 대해 성찰하는 과정을 말한다.
소개를 왜 하냐고요? 필자의 정체성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필자가 쓰는 글들은 자기 성찰적인 부분이나 내면적인 부분들을 많이 다룰 예정이라 그렇다.
소개는 그만하고 본격적으로 얘기를 해보려고 한다.
필자는 출산 전후 휴가 + 육아휴직 합쳐서 총 15개월 쉬고 복직을 해야 했다.
그전에 친정과 가까운 곳으로 이사를 할 예정이었는데 갑자기 코로나로 인해서 이사하여야 할 동네 집값이 1억이나 올랐다. 거기다가 안정적이던 남편의 회사도 불안정했고, 어머니도 퇴직하고 용돈을 드려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전에는 사실 복직하는 것에 대해서 마음은 반반이었으나 상황이 상황인지라 복직은 필수였다.
필자가 난임으로 3년 만에 어렵게 얻은 자식이다 보니 다른 엄마들보다 애정이 좀 과한 면이 있다. 그래서 14개월에 아기를 어린이집에 맡기고 간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가 쉽지가 않았다.
또한, 어린 시설에 부모님이 장사하셨는데 가정형편이 어려워 갓난아기 때부터 유치원 갈 때까지 할머니 집을 오가며 할머니가 엄마인 줄 알고 살았다. 그래서 어머니와 애착 관계는 거의 형성을 하지 못했다. 그러한 배경들이 있다 보니 아이를 키울 때 정서적인 부분을 가장 중요시한다.
상황이 상황인지라 이제는 돌이킬 수가 없다고 판단돼 회사에 복직한다고 말을 했다. 말하고 나서 어찌나 눈물이 나던지 나의 선택이 아닌 외부적 요인이라 아마 눈물이 났던 것 같다. 그리고 생각해보면 막연하게 워킹맘 잘할 수 있을까? 에 대한 불안감 때문인 것도 같았다.
복직 전에는 집에서 집안일과 육아만 잘하면 되기에 그나마 참을만했으나 이제는 일까지 해야 하는 상황이라 (* 복직 전 업무 강도와 업무량은 2배나 되었다) 너무나 막막했다. 그래도 이왕 이렇게 된 일 한번 부딪혀보자고 결심했다.
그래서 그때부터 미친 듯이 인터넷을 뒤지고 맘 카페에서 워킹맘이 신분들 얘기를 찾고 현재 일하고 있는 지인들에게도 조언을 얻기 시작했다.
그렇게 하니 현재 준비해야 할 것들이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1) 아기는 어디에 맡길 것인가?
- 조부모 or 어린이집 or 베이비시터
2) 만약에 어린이집에 맡긴다면 어느 어린이집에 맡길 것인지 정한다.
- 거리는 가까운지 교육관은 어떤지 등등을 꼼꼼히 따져본 다음에 몇 시까지 맡길지 정한다.
3) 등 하원 픽업은 누가 할 것인가?
4) 조부모님이 맡는다면 용돈은 얼마나 드릴지 상의한다.
위 사항들에 대해서 남편과 치열하게 고민을 했고 다행히 친정엄마께서 봐주신다고 하셨다. 마침 어린이집도 알아보니 친정엄마가 사시는 아파트 가정어린이집에 자리가 하나 있다고 해서 급하게 가기로 했다.
그런데 문제는 아기를 어린이집에 적응시켜줄 시간도 없었다는 것이었다. 첫 등원하고 3일 후 바로 복직이었기 때문이다. 그때부터 불안해졌고 직접 적응도 못 시켜준다는 생각에 한 달간 죄책감에 쩔어 있었다.
물론 요즘에는 맞벌이가 많다고는 하지만 그 당시 필자에게만 애착이 형성된 시기라 더욱 걱정되는 상황이었고 낯가림이 심한 상태였기 때문이다.
그때는 왜 그렇게 마음을 졸였는지 좀 더 대담하게 행동하고 며칠 시간은 없었으나 더욱 노력하지 못한 점에는 아쉬움이 남는다.
엄마가 일하는 게 죄는 아니니까 죄책감은 가능하다면 가볍게 가지면 좋겠다. 엄마가 불안해하고 미안해하면 그 감정은 아이에게로 그대로 전달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