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왕드레킴 Dec 07. 2023

여행은 선행이 필요해

우리 가족은 학원 대신 여행 간다(호주 편)

항상 그렇듯 이번 여행의 목적지를 결정하는 건 아빠의 몫이었다.


누구나 가보고 싶은 나라, 그리고 꿈꾸는 여행지가 있듯이 우리 가족 일원들 각각 로망의 여행지는 존재한다.

세계사와 고고학에 관심이 많은 중학생 지환이는 그리스와 이집트 여행을 꿈꾸고 지난 독일과 아이슬란드 여행이 무척이나 좋았던 초등학생 려환이는 어디든 시원한 곳으로의 여행을 원했다. 엄마는 지금 당장이 아니더라도 조금 돈과 시간을 모아 여유 있는 크루즈 여행을 계획하면 어떨까? 하는 의견을 냈지만 의견은 그냥 의견일 뿐, 신랑은 이미 마음속의 여행지를 결정한 듯했다.

우리는 그렇게 아빠의 가이드에 따라 여행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호주 하면 떠오르는 것들이 뭐가 있을까?

세계 최대 규모의 산호초 그레이트베리어리프, 다윈의 흰개미집, 명불허전 호주의 랜드마크인 시드니오페라 하우스, 세상의 중심이자 호주의 배꼽이라고 불리는 울루루, 호주에서만 볼 수 있는 캥거루와 코알라, 태즈메이니아섬의 멸종 위기동물 태즈메이니아데빌, 그리고 세계적인 수영선수들을 배출한 수영 강국. 이 밖에도 눈과 귀를 솔깃하게 할 수많은 것들을 직접 만날 수 있는 나라가 바로 호주이다. 세계에서 여섯 번째로 큰 나라의 수식어는 여행을 준비하면서부터 더욱 피부로 느낄 수 있었고 단 10일뿐이 없는 우리는 어떻게 하면 이 큰 나라를 알차게 여행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에 빠졌다.  

아빠가 제안한 여행의 메인 코스는 시드니 in 뉴캐슬-멜버른-울루루-시드니 out이다.  

시간이 넉넉하다면 호주를 일주하며 천천히 돌아볼 수 있으면 더없이 좋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그래도 10일의 소중한 시간을 짜임새 있게 준비하고 가는 곳들에 대해 정보를 얻고 미리 공부한다면 알차게 보낼 수 있으리라. '호주 관광청'홈페이지는 관리가 참 잘 되어있어 호주 여행의 정보를 얻거나 동선을 짜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개인 여행 블로그나 여행 정보 사이트에도 여행의 팁이나 정보가 가득하지만 '호주 관광청' 홈페이지는 도시들에 대해 정리가 잘 되어 있고, 각 도시의 중요 공원이나 시설들의 링크가 되어 있어 안전하고 정확하게 여행을 계획할 수 있다. 그리고, 여행을 준비하다 보니 여행 동선에 포함되지 않은 다른 도시들과 액티비티들에 대해서도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었는데 이 과정 또한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즐거운 시간이었다. 특히, 그레이트베리어리프는 이번 여행 일정에서 제외되었지만 다음에 기회가 되면 꼭 가보기로 약속했다.

여행 전 '인문학을 걷다, 호주 울루루_김영순 작가'와 'Go Go 카카오프렌즈 13 _호주'를 아이들과 함께 읽어 보았다. 교통수단은 나라가 큰 만큼 국내선과 렌터카, 기차등 다양한 교통수단을 이용하기로 했다. 각각의 교통수단은 장단점을 모두 가지고 있다. 한국의 7 곱배의 면적을 가진 호주 내에서도 시차가 존재하니 얼마나 큰 나라인지 상상이 된다. 그러기에 국내선 이용은 어쩌면 필수이다.

우리는 뉴캐슬-멜버른 구간과 멜버른-울루루, 울루루-시드니 이렇게 세 번의 국내선을 이용했고, 시드니-뉴캐슬 구간은 기차(우리나라 새마을 기차의 속도/ 현지인들의 출퇴근 교통수단)를 멜버른과 울루루에서 각각 렌터카를 이용해 여행을 했다. 호주의 차량 운전석은 우리나라와 반대이다. 자칫 어렵고 위험할 수 있어 많은 사람들이 걱정을 하지만 운전과 동시에 곧 적응이 된다. 물론, 조수석에 앉은 사람이 조수 역할을 잘해야 한다.


나름 꼼꼼하게 준비하고 계획했다고 자부하며 여행을 시작했는데 첫 번째 난관은 인천공항에서부터 시작되었다. 호주 입국 시 비자가 필요하고 1인 $20의 비용을 내면 모바일 앱을 통해 간편하게 신청할 수 있다. 우리도 호주 비자가 필요하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신랑이나 나 누구도 신청을 해야 한다고 확인해 주지 않았다. 이 사실을 인지한 건 출국 전날이다. 적어도 출국 3일 전까지 신청이 완료되어야 한다고 공지되어 있었는데 말이다. 다행히 출발 하루 전날 아침 이 사실을 알게 되었고 급하게 신청을 해 승인이 떨어졌다고 생각했었다. 출국 당일 아침 인천공항에서 수화물 붙이려고 카운터에 갔는데 항공사 직원 왈 비자발급이 안되어 있다는 거다. 

" 엄마, 우리 호주 못 가는 거야? " 순간 등골이 조여드는 느낌이다. 아니다. 그럴 리 없다. 그러면 안 되지.. 가야지..

항공사 승무원의 고요하고 비정한 표정 속에 전산을 확인하는 자판 소리만 크게 들려왔다.

"고객님, 오늘이 토요일이라 전산이 넘어오지 않았던 거 같아요. 미리 신청하지 않으셨나 봐요."

"아~~~ 네ㅜㅜ 네~~..."

"다행히  발급된 거 확인했고요. 티켓팅해드릴게요. 운이 좋으셨어요. 다음엔 미리미리 준비하셔야 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

휴~ 다행이다.  

여행은 선행이 필요하다. 미리미리 꼼꼼하게,,

그리고 준비한 것도 다시 한번 확인하자! 

.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