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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은 선행이 필요해

우리 가족은 학원 대신 여행 간다(호주 편)

by 왕드레킴


아빠가 제안한 이번 여행의 메인 코스는 시드니 in 뉴캐슬-멜버른-울룰루-시드니 out이다.


시간만 넉넉하다면 넓은 호주를 일주하며 천천히 돌아볼 수 있어 더없이 좋을 텐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시한부 인생처럼 주어진 시간이 한정적이라 한 시간을 하루처럼 알차게 보내야 한다. 게다가 어느 나라를 여행하든지 내가 지금 방문하는 곳이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그러니 10일의 소중한 시간을 짜임새 있게 준비하고 가는 곳들에 대해 정보를 얻고 미리 공부한다면 알차게 보낼 수 있으리라. '호주 관광청' 홈페이지는 관리가 참 잘 되어있어 호주 여행의 정보를 얻거나 동선을 짜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개인 여행 블로그나 여행 정보 사이트에도 여행의 팁이나 정보가 가득하지만 '호주 관광청' 홈페이지는 도시별로 정리가 잘 되어 있고, 각 도시의 중요 공원이나 시설들의 링크가 되어 있어 무엇보다 안전하고 정확하게 여행을 계획할 수 있다. 그리고, 여행을 준비하면서 여행 동선에 포함되지 않은 다른 도시들과 액티비티들에 대해서도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었는데 모든 곳을 다 가볼 수 없는 우리에게는 이 과정 또한 아이들과 함께 대화할 수 있는 즐겁고 유익한 시간이었다. 특히,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는 이번 여행 일정에서 제외되었지만, 다음에 기회가 되면 꼭 가보기로 약속했다.

여행 전 '인문학을 걷다, 호주 울룰루_김영순 작가'와 'Go Go 카카오프렌즈 13 _호주'를 아이들과 함께 읽어 보았다. 나라가 큰 만큼 교통수단은 국내선과 렌터카, 기차 등 다양한 교통수단을 이용하기로 했다. 각각의 교통수단은 장단점을 모두 가지고 있다. 한국의 일곱배의 면적을 가진 호주 내에서도 시차가 존재하니 얼마나 큰 나라인지 상상이 된다. 그러기에 짧은 기간 동안 여행을 해야 하는 사람들에게 국내선 이용은 어쩌면 필수이다.

우리 가족은 뉴캐슬-멜버른 구간과 멜버른-울룰루, 울룰루-시드니 이렇게 세 번의 국내선을 이용했고, 시드니-뉴캐슬 구간은 기차(우리나라 새마을 기차의 속도/ 현지인들의 출퇴근 교통수단)를 멜버른과 울룰루에서 각각 렌터카를 이용해 여행했다. 호주의 차량 운전석은 우리나라와 반대이다. 자칫 어렵고 위험할 수 있어 많은 사람들이 걱정을 하지만 운전과 동시에 곧 적응이 된다. 물론, 조수석에 앉은 사람이 조수 역할을 잘해야 한다.




-첫 번째 난관-


나름 꼼꼼하게 준비하고 계획했다고 자부하며 여행을 시작했는데 첫 번째 난관은 인천공항에서부터 시작되었다. 호주 입국 시 비자가 필요하고 1인 $20의 비용을 내면 모바일 앱을 통해 간편하게 신청할 수 있다. 우리도 호주 비자가 필요하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신랑이나 나 누구도 언제 신청해야 한다고 확인해 주지 않았다. 이 사실을 인지한 건 어이없게도 출국 전날이다. 출국 전 바쁜 회사 일과 나의 가방 주문 제작 건 등을 처리하다 보니 깜빡하고 있었나 보다. 환전과 숙소 예약건, 렌터카 정보 등을 챙기다가 순간 여권이 눈에 띄었다. 급하게 호주 관광청에 들어가 보니 적어도 출국 3일 전까지 신청이 완료되어야 한다고 공지되어 있었다.

이럴 때일수록 차분해야지. 보통 이런 비자 업무들이 깐깐하게 보여도 다 방법이 있다는 누구도 말해주지 않는 긍정적인 생각으로 신청했다. 다행히 온라인으로 진행한 호주 비자 신청은 급하게 했음에도 승인이 떨어졌다. 아니 그렇다고 생각했었다.

출국 당일 아침 인천공항에서 수화물 부치기 위해 카운터로 갔는데 항공사 직원이 비자 발급이 안 되어 있어 발권이 안 된다는 거다.

"그럴 리가요…. 분명히 승인이 났다고 떴는데요.?"

" 엄마, 우리 호주 못 가는 거야? " 순간 등골이 조여드는 느낌이다. 아니다. 그럴 리 없다. 그러면 안 되지…. 가야지….항공사 승무원의 고요하고 비정한 표정 속에 전산을 확인하는 자판 소리만 크게 들려왔다.

"고객님, 오늘이 토요일이라 전산이 넘어오지 않았던 거 같아요. 미리 신청하지 않으셨나 봐요."

"아~~~ 네. ㅜㅜ 네~~…."또다시 정적이 흐르고 1분이 10분처럼 느껴지는 순간,

"다행히 발급된 거 확인했고요. 티켓팅해 드릴게요. 운이 좋으셨어요. 다음엔 미리미리 준비하셔야 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

휴~ 다행이다.


여행은 선행이 필요하다.

여행지뿐만 아니라 준비물도 미리미리 꼼꼼하게,그리고 준비한 것도 다시 한번 꼭 확인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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