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ycle of inspiration

by 왕드레킴


정원 한편에 키 작은 동백나무 한 그루가 서 있고, 그 나무 가지 사이로 새들이 자주 날아서 머물다 가곤 한다. 은은한 향기를 풍기는 하얀 분꽃나무는 나의 작업실 오른쪽 자리를 지키고 있다.

재단 테이블 앞 창문 너머로 보이는 작은 정원엔 초록빛 나무들이 바람에 살랑이고, 그 사이를 분주히 오가는 새들의 움직임이 봄의 기운을 가득 전해준다.

가방을 재단하거나, 정성껏 포장해 손님께 보낼 준비를 하는 작업 테이블은 오롯이 나의 감성이 스며드는 공간이다.


햄프와 함께 내가 속지로 사용하는 리넨이나 코튼 원단은 대부분 ‘명화 원단’이라 불리는 Toile de Jouy(투알 드 주이)이다.

클래식 음악을 들으며 투왈 원단을 다림질하거나 재단하다 보면, 마치 유럽 미술관 한가운데에 있는 듯한 착각이 들기도 한다. 프랑스에서 온 오리지널 투왈지는 단순한 원단이 아니라, 마치 섬세한 미술 작품처럼 아름답고 깊은 이야기를 품고 있다.


‘뜨왈지’라고도 불리는 이 원단의 정확한 이름은 프랑스어로 Toile de Jouy(투알 드 주이)다. 18세기 후반, 프랑스의 작은 마을 주이앙조사(Jouy-en-Josas)에서 처음 만들어졌다.

Toile은 프랑스어로 '캔버스'를 뜻하고, Jouy는 바로 그 마을의 이름이다. 이름 그대로 '주이의 천'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 것이다.

프랑스 시골 풍경, 인물들, 전원의 소박한 일상을 마치 한 폭의 그림처럼 표현한 이 원단은 단순한 패브릭을 넘어 하나의 이야기로 그려진다.


컷팅할 때마다 흘러나오는 클래식 FM의 음악들은 그 고풍스럽고 낭만적인 원단 매력에 더해져 왕드레킴의 손끝에 부드러운 리듬을 더해주고, 작업 전체에 창의적인 숨을 불어넣어 준다.


여행을 좋아하는 내가 다양한 곳을 다니며 받은 영감을 원단을 통해 추억하며 창의적인 작품을 만들어 내는 순환을 경험하는 것이다.

나의 이런 감각적인 경험이 왕드레킴의 손님들에게 단순한 가방이 아닌 영감(inspiration)을 주어 또 하나의 아름다운 이야기가 펼쳐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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