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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밸류어블 Jul 21. 2019

나는 출근하고 싶어 회사 다닙니다.

당신이 일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너는 회사 왜 다니니?

가끔 나는 회사를 다니는 사람들, 특히 여성들이게 이 질문을 많이 던진다.
20대의 답 -

 "요즘 남자들은 집에서 노는 여자 안 좋아해요~    시집갈 때 까지는 다니려고요"
"팀장님처럼 멋진 커리어 우먼 되고 싶어요"( 호호~ 아주 이쁜 것들)

 "돈 벌어서 여행 가려고요, 갖고 싶은 것도 좀 사구요"
30대의 답 -

 "애들 교육시키려면 같이 벌어야 해요"
 "집 대출금 갚으려면 5년은 더 다녀야 해요"
 "남편이 돈만 잘 벌어오면 당장 때려치우고 싶어요"
40대의 답 -

"애들 대학 보내려면 더 벌어야죠"

 "집에서 놀면 뭐해요, 한 푼이라도 더 벌어야죠"
생각보다 일이 좋아서~ 성공하고 싶어서~ 열정적으로 살고 싶어서~ 별로 없다.

열심히 직원들을 가르치고 키워서 훌륭한 여성 인력으로 성장시키고 싶은 나의 불타오르는 욕구를 와르르 무너지게 만드는 힘 빠지는 답들이 대부분이다. 결국은 다 돈으로 귀결되는가...



나에게 다시 묻는다.

너는 회사 왜 다니니?


대답 1: 난 출근하는 내가 좋다. 출근이 행복하다.

대답 2 : 난 도도하고 우아하고 자신감 넘치는 인생을 사는 게 목표다.  내가 가장 자신감 넘칠 때는 일하는 나를 보고 있을 때다.


대답 1을 듣고 많은 사람들은 생각할 거다.
미친 거 아냐? 웃기고 있네! 거짓말하지 마. 아침 일찍 출근하는 게 좋다고?

난 출근하는 내가 좋다. / 난 Black jacket을 입고 출근하고 싶어 회사에 다닌다.

난 Black Jacket을 패션 아이템 중 가장 사랑한다.
시크한 매력, 매니쉬 한 이미지가 너무 좋다.
긴 생머리에 하늘하늘 원피스를 입은 여자들을 대부분의 남자들은 좋아하겠지만, 난 20대부터 커트머리에 블랙 더블 버튼 슈트를 사랑했다. 그래서 블랙 재킷만 수십 벌~ 근데 이 옷은 마트 갈 때, 친구 만날 때, 놀러 갈 때 입기에는 어울리지 않는다. 이른 아침 개운하게 샤워를 마치고 블랙 슈트를 차려입고, 때로는 컬러풀한 팬츠와 매치하고 상쾌한 걸음걸이로 출근하는 그 기분~ 너무 행복하다.


난 출근하는 내가 좋다./ 난 블랙 슈트에 멋진 백을 들고 하이힐을 신고 출근하고 싶어 회사에 다닌다.

난 bag과 구두를 사랑하다.
시크한 블랙 슈트를 더욱 돋보이게 하는 나만의 유니크하고 독특한 디자인의 bag을 찾아다닌다.
가격과 상관없이 브랜드와 상관없이 나의 이미지에 맞는 bag과 구두를 찾아내는 즐거움을 사랑한다.
이른 아침 개운하게 샤워를 하고 좋아하는 재킷을 갖춰 입고 그날의 패션에 맞는 bag을 골라 들고 하이힐을 신고 또각또각 소리를 내며 가슴을 쫙 펴고 도도하게 걸어가는 출근길~ 행복하다.


난 출근하는 내가 좋다./ 남들보다 조금 먼저 도착해 커피 한잔 마시는 여유가 좋아 출근한다.

난 Coffeef를 사랑하다.
혼자 무언가를 하는 것을 두려워하는 여성들이 많다.
혼자 있는 시간, 오로지 나만을 위한 시간, 혼자 할 수 있는 것이 있다는 건 정말 행복한 일이다.
혼자 하는 여행도 정말 좋지만, 남편이 있고 아이가 있고 직장이 있는 나에게 혼자 하는 여행은 쉽게 오는 기회는 아니다. 하지만, 혼자 마시는 커피, 그 맛은 아메리카노에서도 달달함을 느끼게 해 준다.
아침 일찍 출근해서 따뜻한 라테 한잔을 사서 창밖이 보이는 자리에 앉아 읽고 싶은 책을 읽으며 오늘의 할 일을 준비하는 시간~ 너무 행복하다.

회사를 다니는 데는 정말 많은 이유와 사연이 있다.

일을 하는 여성들에게 직장이란, 회사란, 너무나 많은 의미와 상황과 이유를 내포하고 있다.
현실도 무시할 수 없다. 경제적인 이유가 없다면 그건 거짓말일 수도 있다.

나도 마찬가지다. 내가 진정 출근하는 것이 좋아서라는 이유만으로 20년을 넘게 일을 하고, 아이를 엄마가 아닌 외할머니의 손길로 자라게 하고 매일 수없이 많은 스트레스와 당장 때려치우고 싶은 상황을 눈물을 삼키며 이겨냈을 거라 생각하는가?

대답은 당연히 'No' 나 역시 일을 하고 싶고 일을 해야 하는 수많은 이유들이 있다.

하지만 그 수많은 이유들 가운데 매일매일 나에게 기운을 주고, 마음을 추스르고 다시 출근할 힘을 주는 이유가 바로 '출근하는 것이 행복한 사람' 이기 때문이다. 가끔은 다른 주부들처럼 아이들 학교 보내 놓고 백화점에 가서 여유 있게 쇼핑도 하고, 엄마들 커뮤니티에 참여하여 정보도 듣고 그렇게 살아볼까? 상상을 해보지만, 그 모습은 내가 사랑할 수 있는 나의 모습이 아니라는 걸 상상만으로도 깨닫게 된다. 난 역시 출근할 때 행복한 사람이다.

누군가 "회사를 왜 다니니" 하고 물었을 때
'돈 때문이야~'라고 절대 대답하지 말라.
맘속에 수많은 사연과 이유와 상황이 있을지라도 우리는 멋지고 당당하고 도도한 커리어 우먼이 아닌가?

내가 회사를 다니는 목표와 행복한 이유를 거창하지 않게 만들어놓고 항상 그것을 생각하며 마음을 다스리면 좀 더 신나고 행복한 회사 생활을 할 수 있고 자기 브랜딩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의 가치는 내가 스스로 만드는 것이다. 말 한마디로 나를 가치 있게 브랜딩 할 수 있다는 사실을 놓치지 말길 바란다.

난 채 말리지 못한 머리카락을 툭툭 털고 Black Jacket에 사랑스러운 bag을 들고 하이힐을 신고 (아무리 허리, 무릎이 아파도 포기하지 않고) 아침 일찍 남들보다 부지런히 일어나 힘찬 발걸음으로 출근하는 "나"를 사랑한다. 편한 옷을 입고 백화점에 쇼핑가는 전업주부들의 여유로움이 부럽지 않은 이유는 스트레스받고 지치고 머리가 지끈지끈한 과도한 업무가 있어도 일하는 내가 나는 좋기 때문이다.


지금, 당신이 회사를 다니고 일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돈 말고~ 소소하지만 나를 가치 있게 만들어주는 행복한 이유를 찾아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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