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컨테이젼>
코로나19 사태가 확산되고 있는데, 과거 영화인데 오래된 미래 같은 느낌이다.
인상 깊은 장면들.
1. "사람들은 하루에 3천번을 자신의 얼굴을 만집니다. 1분당 얼굴을 3번~5번을 만지죠"
인간의 습관이 감염에 얼마나 취약한지 느낌이 딱 오는 대사다. 나도 턱을 괴고 있는게 습관인데 ㅎㅎ
2. "바이러스에 대한 생화학 무기설이 떠돌아요"
얼마전 보수언론 출신 기자가 만든 유튜브를 매일 보고 있다는 한 중년 남성을 만났는데, 그가 그랬다. "이건 치료하기 힘든게, 중국에서 일부러 만든 거라매." 영화 속에서 보면, 블로그를 운영하는 기자로 나오는 주드로는 음모론을 설파하며 돈을 번다. 그는 정부에 사기범으로 붙잡히지만, 벌어들인 돈으로 보석금을 내고 풀려난다.
3. 세계보건기구는 영화속 바이러스의 최초 시작이 어디에 있나 찾기 위해 전문가를 중국에 급파한다. 그는 찾아내지 못했지만, 영화는 단서를 보여준다. 다국적기업이 아마도 공장을 짓기 위해 정글을 밀고, 박쥐들은 서식지에서 밀려나, 돼지 축사 위로 날라간다.... (그리곤, 영화보세요 ^^) 우리는 중국인들의 엄청난 식도락을 비판하고 있지만, 실은 최초 시작이 어디인가가 중요한게 아니라, 감염이 너무 쉬워진 세상이 문제가 아닐까. 글로벌 부품 체인망으로 묶여 엄청나게 유동하는 인구들은, 코로나 사태가 언제 어디서든 재발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4. 그래도 희망은 전문가다. 세월호 이후에 직업 윤리와 소명에 대한 생각을 자꾸 하게 된다. 지금도 물러나지 않고 대구로 경북으로 뛰어드는 의료진들. 중국 우한에 남은 의사. 영화 속에서도 전문가들은 감염이 되기도 하고, 백신을 구하고 싶은 이들에게 납치를 당하기도 한다. 더 인상적인 것은 납치를 당한 박사가 백신과 맞바뀌어 돌아오지만, 그것이 가짜 백신임을 알고... (그만 ㅋ)
5. "늑장대응으로 사람들이 죽는거보단 과잉대응으로 비난받는게 낫다고 생각한다"
미국 질병통제센터의 박사는 이렇게 말했다. 어느 정도 수준으로 대응해야 하는지는 어려운 문제다. 정부는 위기 경보를 경계에서 심각으로 올렸다. 이제 더이상 올릴 단계는 없다. 국제 사회에 한국은 코로나 위험국이라는 것을 공개적으로 알린 셈이다. 이미 세계 각국들이 한국인의 입국을 막고 있다. 초기대응에 실패했다는 것을 자인한 셈이기도 하다. 하지만 단계를 올리지 않으면, 법상 강제 휴교나 대중집회 금지가 어렵다. 이제 추이를 지켜볼 때다.
동네 슈퍼. 라면이 동나고 있다. 대중의 심리가 흔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