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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추관일기 3 : 가덕 신공항은 필요한가?

by 이완 기자

오늘은 문재인 대통령의 가덕도 방문 기사를 썼다. 서울에서 케이티엑스를 타고 내려가, 어업지도선을 타고 부산신항에서 가덕도 해상까지 가는 고된 행군을 문 대통령은 자처했다. 자신의 최측근인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구상하고 있는 가덕도 신공항을 중심으로 한 동남권 메가시티 전략을 뒷받침해 준 셈이다. 게다가 한달여 남은 부산시장 선거에서 여당이 추진하는 가덕 신공항을 직접 추진하겠다고 몸으로 보여주며 지원했다.



아, 이런 상황이니 이제 문 대통령의 부적절한 선거개입으로 기사 주제를 잡으면 되지 않을까?


1. 나도 지방공항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많았다. 멀리 일본에 있는 공항들이 버블 경제 시절에 지어져 텅 비었다는 이야기를 떠나서, 무안국제공항만 봐도 이런데다 막대한 돈을 써야하나 싶었다.


2. 가덕도 신공항에 대한 생각도 같았다. 김해공항을 확장하면 되었지, 바다를 매립해가면서 새 공항을 만들어야 필요가 있을까. (물론 김해공항에서 서울 가는 비행기 타보면 슬롯이 넉넉해 보이진 않았던 경험도 있다)


3. 그런데 문 대통령이 부산으로 내려가기 전, 김경수 지사의 메가시티 구상을 찾아보면서 좀 시각을 바꿀 필요를 느꼈다. 이것을 선거개입으로 비판만 할 내용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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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갈수록 수도권 집중은 심각해지고 있다. 어제 발표된 신도시도 서울 옆이다. 몇년전 조선업을 취재할때, 조선사들이 연구소를 서울에다 만드는 것도 봤다. 도시에 살기 원하는 능력있는 인재가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공공기관 지방 이전도 생각보다 효과를 내지 못했다. 그냥 가족을 남기고 직원만 주중에 내려간다.


5. 이런 상황에서 정치 지도자, 특히 지방자치단체장은 가만히 있어야할까. 출산률이 0.9 밑으로 떨어졌는데, 지방은 아마 더 심각할 것이다. 부산대, 전남대가 예전 같은 인재를 데려가지 못한다. 그러면 무엇을 해야할까.


6. 비전이 필요하다. 지방을 살릴 수 있는 계획.


7. 물론 비판도 필요하다. 선거를 한달여 앞두고 대통령이 가덕도 주변을 시찰했다. 노골적인 김영춘 부산시장 후보, 김경수 지사 손들어주기다. 이미 야당을 대구경북과 갈라치기 해버렸다.

주변 환경 문제도 더 지키기 힘들 것이다. 철도, 공항 등 인프라 건설이 토호 건설세력의 먹잇감이 되는 것도 견제가 필요하다. 그리고 비전은 비전. 실제로 이 공항이 24시간 물류 거점 공항으로 역할할 수 있을지도 고민이 필요하다.


7. 그렇다보니 언제나 그러하듯 이도저도 아닌 기사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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