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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아 수사팀에서 또 배출한 검찰총장

춘추관 일기 10 돌고도는 인사

by 이완 기자

법조 취재를 해보지 않은 나에게, "김오수"는 신기하게도 뚜렷이 머릿속에 남아있는 이름이다.


수습을 막 떼고 기자로서 첫 배치를 받은 곳은 마포라인이었다. 주로 머무는 마포경찰서 앞에 서울서부지검과 서부지법이 있는 곳이었다. (당시 캡이 연세대 등 대학가가 많은 마포라인을 주면서, 재미난 아이템을 많이 발굴하라고 했지만, 재미와 동떨어진 기사를 쓰던 시절이었다)


그때 서부지검 앞을 한달 넘게 아침부터 밤까지 꼬박 지키는 일이 생겼는데, 그게 신정아 사건이었다.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뭐하는 사람인지도 모르고, 이게 참여정부 임기 말에 어떤 영향을 준 사건인지도 모르고, 그저 차장검사실에서 브리핑한다고 그러면 우르르 올라가서, 받아치고(공보준칙도 없던 시절) 내려와 보고하는게 일이었다.


그러다가 서부지검이 수사를 잘 못한다면서 특수부 검사들을 보강한다면서, 대윤소윤 어쩌고 문아무개 검사가 투입된다고 서초동에서 전해오는데, 무슨 소리인지 하나도 못알아먹고 그런가 보다 했다 ㅎㅎ (그런데 나중에 보니.. 전부 특수통이고 뉴스의 인물들이 되긴 했다)


앞선 한겨레 기사를 보면 문무일 전 총장이나 윤석열 전 총장도 변양균-신정아 사건 수사를 했으니, 김오수 후보자까지 합치면 이 수사팀에서 3번째 배출한 검찰총장이 될 수 있겠다. 노무현 정부를 향했던 검찰이 연달아 문재인 정부에서 검찰 수장에 오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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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당시 서초동에서 특수부 검사들을 지원한다는 소식에, 서부지검 차장검사가 우리도 수사 잘해요 하면서 버럭 했었는데, 그때 서부지검 5부 부장검사가 김오수 부장이었다 ㅎㅎ 이름이 기억하기 쉬워서인지, 항상 만나고 싶었지만 접근조차 할 수 없어서 기억에 남았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오늘 김오수 부장검사가 드디어 검찰의 수장인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되는 기사를 썼다... 거참 신기하네.



p.s 오늘 김오수 후보자를 지명하면서 청와대 관계자는 인상깊은 말을 했다.


“김 후보자는 공정거래위원장, 금융감독원장, 국민권익위원장 등등 후보로 거론됐다. 공직자 후보로 거의 최다 노미네이션(추천) 된 분이 아닐까 생각을 한다. 그만큼 다양한 분야에서 역량을 갖추고 있다는 그런 방증이 아닐까 생각을 한다”


김 후보자가 여러차례 공직 후보자에 오를 정도로 신임을 받았다는 이야기로 풀이할 수도 있는데, 이건 칭찬인지? 디스인지?? 아리까리한 것도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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