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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완 기자 Jun 19. 2021

열심히 썼는데, 왜 사람들은 보도량이 적다고 할까?

춘추관 일기 13 G7 정상회의와 유럽 순방

탁현민 청와대비서관이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개한 동영상 캡처.

<탁현민 비서관이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개한 동영상 캡처. G7 정상회의 도중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이 라운지에서 약식 회담을 하고 있는데, 의장국인 영국의 보리스 존슨 총리가 다음 세션에 빨리 들어오라고 재촉하는 장면이라고 한다>


암호명 '콘서트'가 끝났다.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에 따르면, 이번 문 대통령의 유럽 순방행사를 부르는 행사명은 '콘서트'였다고 한다. G7과 오스트리아, 스페인 방문을 연상하지 않게 만든 암호였다고 하는데, 실제로 들어도 잘 몰랐을 이름이긴 한 것 같다. 


콘서트 기간 동안, 세어보니 21개의 기사를 온라인 출고했다. 밤낮으로 일한 결과다. 시차상 낮밤이 바뀌기 때문에, 기술적으로 유럽에서 나온 브리핑을 바탕으로 아침에 쓴 기사를, 그날 밤에 마감하는 지면 기사로 쓸 수가 없다. 다음날 아침에 신문을 받아보는 독자들에게 너무나 구문이 되기 때문이다. 


암튼, 그건 뉴스를 다루는 언론사나 기자가 당연히 해야할 일인데, 최근 문 대통령 순방 기사의 보도량이 적다는 주장은 매우 흥미롭다.  왜냐하면 디지털 퍼스트의 흐름이 최근 몇년 사이 강해지면서, 이전에는 한정된 지면 사정상 '킬'했던 아이템까지 다 온라인 배포용 기사로 쓰고 있기 때문이다.  '물리적'으로는 최근에 모든 주제에 대한 기사량은 늘어날 수 밖에 없다는 거다. 그러니 일주일 동안 기사를 21개나 쓸 수 밖에 없다.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이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사진.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이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사진. 탁 비서관은 이 사진과 함께 이번 문 대통령의 유럽 순방을 청와대 내에서 부른 행사명은 ‘콘서트’였다고 밝혔다. 탁 비서관은 “대통령의 외부순방행사명은 외부로 알려졌을때 바로 연상이 되지 않도록 지어진다”면서 “콘서트 출발 직후, 정의용 외교부장관, 서훈 안보실장, 이호승 정책실장이 대통령께 순방 관련 보고를 했다”고 공군1호기 내 회의 사진을 설명했다.>



그렇다면 두 가지가 확인된다. 하나는 정말 사람들이 신문과 방송 등 올드 미디어를 보거나 읽거나 확인하지 않기 때문에, 실제로 이들 언론이 얼마나 많은 기사를 쓰는지 알 수 없거나 알려 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 또 포털이 인공지능을 통해 개인맞춤형 기사 노출을 한다고 했는데, 이런 뉴스가 소비자에게 닿지 않는 이유에도 뭔가 영향을 끼치는게 아닐까. 


또 하나는 실제로 빅카인즈를 통해 확인했다시피  조중동 등 보수 언론이 의도적으로 보도량을 조절했다는 것을 재확인할 수 있는 가능성이다. 이들 역시 디지털팀 등을 통해 속보를 쏟아내는 트래픽 유도 전략을 쓰고 있는데, 이번에 보도량이 적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지 유추할 수 있다. 


암튼 내 결론은 삼천포로 빠지는데, 지난 목요일에는 스페인에서 발견한 독도 지도와 G7 회의장에서 칭찬받은 한국 방역 등 특히 기사가 많았는데..... 

제일 신경쓰고 관심을 가지고 썼던 기사는 문재인 대통령이 국제노동기구(ILO) 총회의 첫 참석과 첫 연설이었다. 1991년 가입 뒤 한국 대통령이  30년만에 처음으로 참석한 행사다. 오스트리아와 외교 관계를 맺은지 100여년만에 처음으로 대통령이 방문했다는 것보다는 훨씬 중요한 이벤트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기사의 반응은 G7 회의장에서 칭찬받은 한국의 방역보다 훨씬 못미쳤다 ㅜ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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