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스트저널리즘스쿨, 하용호 넘버웍스 대표
디지털 시대의 저널리즘은 무엇인가. <한겨레21>은 고민했습니다. 지난 1월 <블로터>, 구글코리아와 함께 ‘넥스트저널리즘스쿨’ 2기를 공동 주최했습니다. 언론사 입사를 지망하거나, 대안 미디어를 고민하는 젊은이들과 함께 무엇을 어떻게 써야 할지 고민하기 위해서였습니다.
넥스트저널리즘스쿨은 60여명의 수강생을 뽑아 1월19일부터 30일까지 서울 구글코리아 회의실과 구글 캠퍼스서울에서 진행했는데요. 강의를 직접 듣지 않은 이들을 위해 그 가운데 몇몇의 강의를 요약해 전합니다.
2. “기사가 완성됐다고 그걸로 끝이 아니다” 하용호 넘버웍스 대표
미디어가 굉장히 힘들어하는 시대에 가장 잘 살아남은 곳이 어디인가를 보면 <버즈피드>(미국 온라인뉴스 서비스)를 들 수 있겠다. 월평균 UV(방문자 수)가 2억5천만 회, 월평균 PV(페이지뷰)가 50억 회다. <버즈피드> 기자들이 백악관에 출입하는 시대다. 오바마의 메디케어(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의료보험 핵심 공약)도 <버즈피드>를 통해 홍보됐다.
여기가 왜 흥했나. 데이터에 최적화해서 기사를 쓴다. 초창기부터 데이터 과학자를 고용했다. 데이터를 분석했는데 기사가 대부분 SNS를 통해 소비되더라. 비소셜은 25%밖에 안 되고 나머지는 검색이나 소셜로 들어와 기사를 봤다. 기사가 여기에 최적화돼야 하지 않겠느냐는 건 당연한 이야기였다. 그러다보니 <버즈피드>는 글을 잘 쓰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뒤 유통 단계를 유심히 봤다.
사람들은 짧은 글의 반복을 더 많이 공유한다거나, 그룹 사진보다 한 명의 원샷을, 흑백보다는 컬러 사진이 더 많이 공유된다거나 이런 것을 끊임없이 연구했다. 페이스북에서 기사 공유를 누르면 사진 섬네일(기사 등을 링크할 때 붙는 작은 이미지)이 뜨는데, 이게 아무렇게나 골라지는 것이 아니다. 섬네일이 어떤 형태가 되었을 때 공유 배율이 높게 나오는지 본다.
그러면서 계속 테스트했다. 섬네일을 교체하면서 사람들이 어떤 섬네일일 때 가장 많이 공유하는지 본다. 똑같은 사건에 대한 기사를 다른 사진과 제목으로 바꿔가며 사람들이 어떻게 반응하는지도 확인한다. 기사를 완성하고 끝내는 게 아니라 유통 과정의 데이터를 통해 끊임없이 바꾸는 것이다. 과거에는 관점이 좋은 기사가 읽힌다고 판단했다면, <버즈피드>는 읽는 게 어떤 것인지에 초점을 맞춘다. 이게 옳은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그러나) 기사를 유통 확산시키기 위해 뭘 해야 하는지에 대한 노력은 앞으로 미디어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넥스트저널리즘스쿨 기사 작성에는 <한겨레21> 교육연수생 강남규·김가윤·이지민·김재희·박로명씨가 함께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