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토리열전 : 포스코 중국 공장

장가항 제철소의 악전고투

by 이완 기자

한국 제조업이 위기입니다. 전자와 자동차는 그럭저럭 버티고 있지만 한때 한국 수출 1위를 차지했던 조선업은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조선업이 흔들리면 배를 만드는 철판을 공급하는 제철소도 힘듭니다. 포스코는 현대제철의 가세 등 국내시장의 레드오션화와 함께 국내 수요감소를 타개하기 위해 오래전부터 해외 진출을 추진해왔습니다.


중국은 지난 1990년대부터 포스코가 진출한 곳입니다. 중국 정부가 이제는 허가를 내주지도 않지만 당시에는 선진 기술을 가지고 있던 포스코가 절반이 넘는 투자가 가능했던 때이기도 합니다. 장가항포항불수강은 지난 1997년 포스코와 중국의 사강집단이 합작해 설립한 한·중 합작회사로 포스코가 82.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바다 같은 양자강을 끼고 있는 장가항포항불수강을 지난 2012년에 찾았습니다.





중국 강소성 장가항시에 있는 포스코 계열 장가항포항불수강 공장에서 한 직원이 작업 과정을 지켜보고 있다. 포스코 제공



“지난해 적자가 나기 시작하자 직원들 인상이 펴지지가 않았다. 올 9월부터 흑자가 나니 이제 좀 얼굴이 좋아지는 것 같다.” 중국 철강업계와 한판 악전고투를 벌인 김용민 장가항포항불수강 유한공사 총경리는 “이제는 이전과 같은 상황이 오더라도 흑자를 자신한다”고 웃었다. “석달 전에만 왔어도 이런 설명 못들었을 것이다. 직원들도 고생 많이 하고….”


이달 10일 중국 상하이에서 버스로 3시간을 달려 강소성 장가항시에 위치한 장가항포항불수강을 찾았다. 내륙 깊숙이 자리잡은 이곳은 양자강의 깊은 수위를 이용해 해안보다 더 좋은 부두를 만들수 있는 천혜의 제철소 부지라고 했다. 제철소는 철광석 등 원료도입을 위해 부두가 필수다. 양자강은 바다 만큼 깊고 넓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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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은 탓에 강 반대편은 눈에 잡히지 않았지만, 장가항포항불수강 부두 건너편엔 중국의 대형 철강사인 사강그룹의 제철소가 불을 환하게 밝히고 있었다. 포스코(지분 82.5%)는 중국 불수강(녹이 안쓰는 강·스테인리스) 시장 진출을 위해 사강그룹(17.5%)과 합작해 1997년에 장가항포항불수강을 세웠다. 금융위기에도 2009년 3억달러 규모를 투자해 지난해 조강 연산 100만t 체제를 갖췄다.


“사강 그룹과 손을 잡고 있지만, 철강업계 ‘치킨게임’은 끝나지 않을 것이다. 공급과잉이 극심한게 벌써 2년째인데, 중국 정부가 철강 물량을 줄이는 등 구조조정을 하지 않고 방치한 상태다.” 김용민 총경리는 포스코가 외국기업으로는 유일하게 일관제철소를 현지에 세웠지만, 경쟁은 더 어렵다고 했다.


2011년 중국 스테인리스 시장에선 공급량(1500만t)이 수요량(1300만t)을 200만t이나 앞질렀다. 지난해 하반기부턴 가격도 원가 이하로 떨어졌다. 상대가 무너질 때까지 출혈 경쟁을 하는 ‘치킨게임’ 탓에 장가항포항불수강은 지난해부터 올 8월까지 매월 적자행진을 했다.


남은실 행정인사부장은 “그때부터 원가를 줄이기 위해 휴일도 없이 일했다”고 했다. 올 9월부터 반등해, 9월부터 11월까지 석달동안 장가항포항불수강은 매출 7000억원에 영업이익 138억원을 달성했다. 김 총경리는 “흑자 때 안 보이던 낭비 요인을 찾고, 경쟁사들이 못 만드는 제품을 만드는데 주력했다. 또 조업기술 향상으로 싼 원료를 사용해 원가를 절감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흑자로 돌았지만 긴장은 늦추지 않는다. 2015년 중국 스테인리스 예상 수요는 1700만t이지만, 공급은 2120만t으로 공급과잉은 더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또 중국 포스코코어의 정경환 총경리는 “후발 주자인 중국 철강사들이 최신 설비로 무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기술력 측면에서도 쫓아오고 있다는 얘기다.


김원희 장가항포항불수강 경영지원본부장은 “결국 우리가 도망가는 수밖에 없다. 판매가격이 지금 경쟁사 대비 톤당 18달러를 더 받고 있지만, 품질 차별화로 더 고급화해야 한다”고 했다. 장가항포항불수강은 고합금제품 등 차별화 제품 판매 비율을 올해 55%까지 확대하고 있다. 장가항/이완 기자 w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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