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과 이혼 한 끗 차이- 상담사례

by 싱글맘워너비언니


안녕하세요 싱글맘워너비언니입니다.




이혼은 결혼할 때 어느 정도 예정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분명히 결혼할 때도 이혼의 싹은 있었지만, 그때는 콩깍지가 씌었든, 결혼이 하고 싶어서 합리화를 했든 간에 둘 사이의 차이를 제대로 보지 못한 겁니다. 그리고 결혼을 해서 부딪히면서 살다 보니 하나 둘 터져 나와 진짜 못살겠다 할 때 이혼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래서 전 결혼과 이혼은 한 끗 차이라고 생각해요.




너무 지쳐서 이혼까지도 고려중이에요




얼마 전 이혼을 고민하는 분께서 저를 찾아오셨습니다. 그분의 사연은 이렇습니다. (공개에 동의하셔서 글 씁니다.)




남편은 생활비를 일정하게 벌어다 주지 않고 돈 욕심이 없습니다. 회사를 다니기 싫어하고 집에서 살림을 하고 싶어 합니다. 반대로 부인은 잘 살고 싶은 욕심이 많습니다. 같이 일을 하고 투자도 하고 싶은데 자신이 혼자 다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뭐 좀 하려고 하면 부정적으로 말해서 기운이 빠집니다.




그런데 앞서 말씀드렸듯 사실 이 분들의 문제는 갑자기 시작된 게 아닙니다. 두 분은 같은 회사에서 만나 결혼 전에 아이가 생겨 함께 살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때 이미 문제점이 보였답니다. 부인이 봤을 때, 남편은 월급 받으면 다 쓰고, 일 끝나면 매일 동료들과 술을 마셨는데, 그 모습이 걱정스러웠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아침마다 과일 도시락 싸다 받치는 정성을 보고 자상하니까, 돈은 자신이 벌면 된다고 생각하고 결혼을 결심했던 겁니다. (당시 부인 수입이 남편보다 10배 많은 상황)




돈을 잘 벌 때만 괜찮은 사이




계속 부인이 돈을 잘 버는 상황에서는 문제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두 분이 다니던 회사는 곧 문을 다게 되었고, 남편은 실업급여를 받고, 부인은 만삭으로 일을 못해 부업으로 생계를 이어가자 바로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습니다. 부인은 실업급여를 받으며 남편이 다른 일자리를 알아볼 것이라 생각했지만, 남편 생각은 달랐습니다. 아무것도 안 해도 월급만큼 돈이 나오는데 굳이 이걸 포기하고 다른 곳에서 일할 이유가 없었습니다.




하루 종일 집에서 게임하는 남자, 산후조리원에서도 일하는 여자. 이 부부의 특징이었습니다. 부인은 가난하게 살고 싶지 않았고, 아이와 풍요롭게 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새벽부터 주식공부도 하고, 사업 공부도 하면서 열심히 살았습니다. 반면 남편은 지금 충분히 만족한다며 돈에 관심이 없었습니다. 돈 공부는 이 시대에 필수라고 생각한 부인이 같이 공부 안 하겠냐고 물으면, 왜 강요하냐면서 화를 냈다고 합니다. 싸움을 만들고 싶지 않아 부인 혼자 다했다고 합니다. 사업도, 투자도, 육아도요. 5년 동안 쉬지 않고 여러 일을 하다 보니 부인이 체력적으로 굉장히 피곤해했는데, 그런 부인을 보고 남편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누가 시켰어? 힘들면 하지 마.
그리고 할 거면 티 내지 말고 해.
왜 다른 가족이 희생해야 되는데?




그럼 생활비는 어쩌냐고, 쉬라고 말하려면 돈을 제대로 벌어다주면서 그렇게 말해야 되는 거 아니냐고 했습니다.




남자 자존심 지켜주려고 여태 말 안 하고 살던 게 터져 나와 싸움이 커졌다고 했습니다. 아이가 어릴 때 부부가 힘을 합쳐 돈을 벌면 충분히 많이 모을 수 있고 그 돈을 투자하면 3명이 일하는 것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는데, 그걸 혼자 다하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앞에서 희생했다고 하니 너무 서운했던 겁니다.




가난한 남자라고 반대하는 부모님도 설득해서 한 결혼이고, 아이 아빠 역할은 그럭저럭 해내니 어떻게든 살아보려고 노력 중인데 많이 힘들다고 했습니다. 왜냐하면 돈을 벌려면 공부도 해야 되고, 그만큼 시간도 써야 되고, 돈도 들어가는데, 그 모든 걸 다하면서 집안일도 10번 중 10번 다 완벽하라고 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사람 쓰자고 해도 집안일과 아이는 직접 해야 된다고 하면서, 집안 엉망이라고 사사건건 잔소리까지 하니 이러다 지쳐서 이도 저도 다 못하고 쓰러지는 건 아닐까 걱정된다고 했습니다.




당신의 선택을 존중합니다.




사연을 듣는데 마음이 아팠습니다. 상담 오신 분은 이혼하기 전에 최선을 다해봐야 되지 않겠냐면서 싫다는 남편에게 부부상담도 제안해 몇 차례 상담도 받아보았고, 본인은 사업하고 투자하고, 남편은 좋아하는 집안일을 전담으로 하고 육아는 도움을 받자고도 이야기를 했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돈 든다고 거절당했다고 해요. 그리고 남편에게 고마움을 많이 표현하려고 애쓰고, 말투를 부드럽게 하고 남편이 좋아하는 방식으로 사랑을 표현하는 등 노력을 하셨습니다. 그렇지만 상황이 나아지지 않았고, 남편도 먼저 이혼하자고 하니까 이제는 자신도 너무 지친다면서 이혼도 선택지에 넣어 고려중이라고 하셨습니다. 이혼 후는 아직 가보지 않은 길이라 어떻게 살아야 되는지 몰라 저를 찾아주신 거고요.




저는 이렇게 얘기했어요. 일단 이혼하기 전에 최선을 다하고 싶은 마음이 아직 있다면, '내가 왜 이런 거까지 해야 해?'라고 생각하면 억울하니까, '나 행복하기 위해 하는 것이다. 결국 저 사람이 내가 원하는 대로 움직이면 되는 거니까'라고 마음먹고 해 보시라고요. 그런데 그럴 힘도 애정도 없고, 앞으로도 똑같을 것 같고, 이렇게 살아서 자신과 아이까지 불행할 것 같으면 선택을 하셔야 된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이혼 후의 삶을 막연하게 두려워하지 말고, 현실적으로 바라보실 수 있게 이혼 후 꼭 필요한 것들에 대한 대비, 이혼 후의 어려운 점과 극복 방법, 장단점 등에 대해 말씀드렸습니다. 그리고 아이 아빠의 장점이 아이한테 잘한다는 것이니, 따로 살면서 한 달에 1~4번 아빠 역할을 잘해주면 아이에게 큰 상처와 역할 모델의 부재 없이, 키울 수 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결혼생활의 유지와 이혼 모두 충분히 고민하고, 더 행복할 수 있는 쪽으로 결정을 하시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이혼이라는 것 자체에 너무 큰 의미를 두기보다 여러 선택지 중 하나로 생각하시면 어떨까 합니다. 그리고 선택을 했다면 그에 맞는 책임을 감당하면 되는 거고요. 저는 상담 오신 분이 현명하시다고 생각합니다. 충동적으로 결정하고 이제부터 어쩌지 하면서 당황하고 두려워하는 것보다 시간을 가지고 냉정하게 생각을 하시고, 미리 이혼 후의 삶이 어떤지 파악을 하시는 거니까요. 이혼 후 홀로서기에 대한 상담도 하지만, 상담자분처럼 이혼하기 전에 상담하시는 분들이 늘고 있습니다. 부모님, 친구에게 차마 말 못 하는 속 이야기들 혼자 고민하고 끙끙 앓지 마세요. 저에게 상담 신청하셔도 좋고, 오픈 톡방에도 들어와서 털어놔보세요. 비슷한 상황을 겪은 싱글맘들에게 나눠주세요. 나 혼자 생각할 땐 안보이던 게 제3자의 눈으로, 그 과정을 겪은 사람 눈에는 잘 보이는 것들이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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