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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은 존재하지 않는다를 보고.

나는 선한가, 악한가

by 워너비

영화를 보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카메라를 통한 시선 처리와 음향을 통한 분위기 조성이었던 것 같다.

풍경도 인물도 다채롭지는 않았던 영화에서 극적으로 연출을 이끌어낸 것은 앞서 말한 두 가지의 역할이 컸음이라.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수미상관 구조로 작품이 마무리되는 점도 좋았고, 결말에 이르러서도 영화가 끝난 뒤 곱씹어 보기 전까지도 이 영화는 뭐였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던 점도 좋았던 것 같다.


또 칡과 등나무가 서로 얽혀있다는 말 그대로 영화의 흐름 상 마을 사람들과 글램핑장을 설치하려는 사람들 사이에 큰 갈등이 보이지만, 그 외에도 자잘하게 사람들의 내면 속에서는 많은 것이 섞여있는 갈등이 있음을, 아마 "악은 존재하지 않는다"라는 제목 또한 이처럼 얽히고설켜 있는 사람의 마음을 단순한 선과 악으로 구분하는 것이 가능할까?라고 우리에게 화두를 던지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과연 선악은 무엇에 의해 구분되는 것일까

대승적인 차원에서 피해 혹은 손해가 최소화되는 부분?

개인적인 차원에서 나에게 이익이 되는 부분?

혹은 그저 내 의견과 일치하는지?


"너희 가운데 죄 없는 사람이 먼저 이 여인에게 돌을 던지라"는 성경 말씀이 연상되었다.

그 누구에게나,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나는 악하지 않다고 자부할 수 있을까?

나는 선한가, 악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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