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카모토 류이치를 기리며.
멀리서 보면 희극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랄까.
관객들은 영화를 보며 전지적 작가 시점으로 보는듯한 착각을 가지게 되지만,
등장인물들 각각의 1인칭 관찰자 시점으로 영화는 구성이 되어 있었다.
영화 구성 자체는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와 비슷한 느낌이려나.
일본 영화, 책, 만화는 인간 내면을 어둡고 음침하게 그려내는 경향이 있고.
어떻게 보면 보다 현실적으로 사람의 본질을 보여주는 것 같아서 인상 깊게 본 작품이 많았던 것 같다.
유명했던 만화인 몬스터, 20세기 소년과 같은 작품들이 떠오르고,
영화 중에서는 밴티지 포인트, 아가씨가 떠오르는 영화였다.
두 명의 소년과 그중 한 명의 엄마, 그리고 그 둘의 젊은 남자 담임선생님, 그리고 그 초등학교의 교장선생님까지.
주요 등장인물은 크게 5명이다.
각각의 인물의 시점에서 이야기를 풀어가며 각 이야기마다 적어도 1명 이상 씩은 괴물로 느끼게 된다.
결국 영화의 마지막에 이르러서는 모두가 괴물이 될 수 있고, 정작 괴물이 되는 계기는 지극히 개인적이거나 본능적인 순간들 때문이라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또 그 인물들의 서사가 지극히 현실적으로 느껴져서 영화를 보고 있지만 찐득한 찝찝함이 묻어 나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현실은 마냥 밝지만은 않기에 두 명의 아이들은 자기만의 아지트로 들어가고, 얼마 되지 않은 삶 속에서 받은 상처와 자신에 대한 실망, 부끄러움 등은 세상이 재창조되기를 원하는 지경에 이르게 되는 것 같다.
친하게 지내고 싶지만 주위 사람들의 눈치를 보게 되고, 친구로서의 혹은 연인으로써의 호감이 혼동되고, 어른들은 이해할 수 없는 표현들로 보여지게 되고..
하지만 이러한 흐름과 같은 인생 속에서도 결국 태풍은 지나가고 햇빛이 찾아온다는 메시지를 감독은 전해주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마지막으로 음악이 인상 깊었다고 느껴졌는데 사카모토 류이치였다. 그가 참여한 마지막 영화가 되지 않을까.. RIP 사카모토 류이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