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 지는 걸 보니
푸른 솔이 좋아
푸른 솔 좋아하다 보니
벚꽃마저 좋아
새봄. 김지하.
국어시간에 배운 짧은 시였지만 벚꽃을 볼 때마다 항상 생각나는 작품이다.
오늘 출근길에서는 무엇이 그리도 급한 지 벌써 푸른 잎을 자랑하는 벚나무와 아직 만개해 내기 위해 무던히도 애를 쓰는 벚나무를 보면서 드는 생각을 정리해볼까 한다.
벚꽃 시기가 되면 들었던 생각은 "왜 한 번에 만개를 하지 않는 걸까? 보기에도, 사진을 찍기에도 모든 벚나무가 만개한 모습은 너무나도 절경일 것 같은데.."라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그렇기에 또 벚꽃을 사람들이 찾아다니는 것이지 않을까?
그 조금의 미련 혹은 아쉬움을 내려놓고자 올해는 조금 다를까 하고 말이다.
아니면 지금 피어있는 꽃들로도 너무나도 만족스러워서 기대하는 마음으로 또다시 찾아오는 이들도 있을 터이다.
벚꽃은 참 부럽다.
일찍 피면 이처럼 빠르게 봄을 알려줘서 반갑고,
늦게 피면 오래도록 봄을 만끽할 수 있어서 고맙고,
날이 맑으면 즐기기 좋아서 즐겁고,
비가 오면 혹여나 꽃잎이 다 떨어질까 걱정되고,
어느 때 어느 모습이더라도 사람들에게 그대로 받아들여지는 존재랄까?
한 편으로는 그런 꽃 피우는 시기를 가지기 위해 여름, 가을, 겨울 긴 시간을 웅크려 있었음은 대견하기도 하다.
우리네 인생이 그렇지 않을까.
우리 모두는 꽃과 같은 존재들이다.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는 문구와 같이 연약해 보이면서도 너무나도 어여쁜 어떠한 존재들.
단지 피는 시기가 조금 다르고, 혹은 피어내기 위해 웅크려 있는 그러한 존재들.
그래서 전하고 싶었던 것 같다.
너의 꽃은 참 아름답구나 혹은 네가 피워낼 꽃을 참 기대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