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방법을 알고 있나요?
프리랜서로 산 지 어느덧 1년,
자유로움을 만끽하고 살지만 문득문득 계속 이렇게 불안정하게 살아도 되나 싶을 때가 있다.
다시 회사를 들어가 조직의 톱니바퀴는 되기 싫은데 그렇다고 명확하게 보이는 바가 없이 이렇게 지내는 게 맞나 싶기도 하다.
아마도 프리랜서로서 뚜렷한 목표가 없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다 보니 시간을 알차게 쓰지 못할 때가 많다.
이렇게 편안하게 쉬는 시간도 필요하다고 합리화를 하다가 열심히 사는 남편을 보면 미안해지기도 하고 가끔은 나 역시 어디로 어떻게 가야 할지 모르겠는 답답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다행인 건 이런 불안하고 불쾌한 감정이 들 때, 이런 부정적인 감정을 다스리는 나만의 방법들을 알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마음이 어둠의 바닥 끝까지 추락하지 못하도록 나 스스로를 돕는다.
보이차를 내려 마신다
약 5년 전 효리네 민박을 보고 보이차를 알게 되었다.
집 근처 보이차 전문점인 '지유명차'에 가서 차를 마셔보았고 입맛에 맞는 보이차와 다도 세트를 구입해 왔다.
그 후로 지금까지 꾸준히 보이차를 마시고 있다.
뜨거운 물로 세차(차의 이물질과 나쁜 성분을 한 번 씻어내는 행위) 한 후 시간을 두고 내려 마시는 보이차는 수족냉증을 가진 내 몸을 따뜻하게 해 줄 뿐 아니라 동요하는 마음을 가라앉혀주기도 한다.
뜨거운 물, 깨지기 쉬운 자사호를 조심히, 천천히 다루는 과정에서 울컥하고 올라왔던 감정들이 차분해지기도 하고 숲에 들어온 듯한 향이 나는 뜨거운 차를 마시다 보면 가슴에 쌓인 나쁜 에너지들이 아래쪽으로 내려가는 느낌도 받는다.
소화가 되지 않는 것 같을 때, 화가 날 때, 불안할 때, 우울할 때
보이차는 나를 위로해 주는 따뜻한 존재다.
요가를 한다
어두운 감정이 올라올 때 일단 몸을 움직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계속 생각에 생각이 꼬리를 물고 계속되는 부정적인 생각은 나쁜 감정을 지속적으로 야기한다.
나가서 걷거나 뛰는 것도 좋지만 나의 경우 요가를 한다.
다양한 자세를 통해 틀어진 골반을 맞추고 수축된 근육들을 늘려주고 도전적인 자세에 성공하기 위해 안 쓰던 근육을 쓰는 연습을 하다 보면 저절로 지금 내 숨소리와 몸의 감각에 집중하게 된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고 나면 어느새 내 망상 속에서 울리던 소음들이 사라져 있다.
오늘 수련을 통해 조금 더 내 몸이 유연해지고 근력이 생긴 것 같은 성취감, 나 스스로에 대한 뿌듯함까지 얻으니 기분이 훨씬 좋아진다.
상황에 맞는 책 읽기
나는 우울할 때, 지금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할지 판단이 서지 않을 때 책을 읽는 편이다.
과거 나와 비슷한 상황에 처해 있거나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쓴 책을 읽다 보면 책을 읽으면서 나에게 계속해서 질문을 던지게 된다.
그 질문에 답을 하다 보면 어떻게 하면 될지 감이 오는 경우들이 있다.
원하지 않던 대학교에 들어가서 반수를 할지 고민할 때도,
다른 사람들이 부러울 때도,
전공을 무엇으로 선택해야 할지 모르겠을 때도,
건강한 인간관계를 맺고 싶을 때도,
지금 내가 손에 쥔 것을 놓고 다른 것을 찾아 떠나야 할지 모르겠을 때도
나는 책을 읽었고 책을 통해 나 자신과 대화하며 답을 찾아 나갔다.
나의 작은 세상에 갇혀 혼자 같은 자리를 맴도는 것보다 책을 통해 다른 시각으로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는 점에서 책은 나의 스승이자 멘토다.
지금 가지고 있는 것에 감사하기
나의 경우, 불쾌한 감정에 시달리다 보면 다른 사람과의 비교로 끝을 맺는 경향이 있다.
결국에는 나보다 상황이 나아 보이는 사람들을 떠올리면서 그들을 부러워하게 된다.
그 순간 너무 많이 와버렸다는 것을 알아차려야 한다.
그리고 다시 내가 가진 것들을 떠올리며 하나씩 감사를 표하거나 어려울 경우 감사 일기를 쓴다.
내가 가진 것들을 당연하게 여기다 보면 감사하는 마음이 사라지고 불평불만이 생겨난다.
사실 누군가가 봤을 때 내가 가진 것들이 부러움의 대상일 수도 있다.
아침에 눈을 떠서 내 두 발로 걷고 하고 싶은 것들을 할 수 있다는 것,
먹고 싶은 것을 마음껏 먹을 수 있을 만큼 장기가 튼튼하다는 것,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사람이 남편이라는 점,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하지 않기로 선택할 수 있다는 점,
솔직한 마음을 나눌 수 있고 같이 있으면 너무나도 편한 친구가 있다는 점,
성인이 될 때까지 부모님이 책임지고 나를 키워주셨다는 점...
생각해 보면 결코 당연하지 않았을 수도 있는 일이다.
전쟁이 일어나고 있는 지구 반대편에서는 이런 평범한 하루가 꿈일 수도 있다.
감사하는 마음을 자주 떠올려야 쓸데없는 감정의 소용돌이에서 빨리 빠져나올 수 있다.
기분이 좋지 않을 때 내 기분을 환기시킬 방법을 알고 있다면 든든한 지원군을 두고 있는 느낌이다.
다양한 상황에서 나를 지속적으로 관찰하면서 나에게 맞는 기분전환법을 찾다 보면 불쾌한 감정이 예전만큼 두렵지 않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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