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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형란 Jan 12. 2019

두 부

왜 꼭 그 두부는 

그렇게 궁상맞게 먹어야 하는지

연속극 볼 때마다 궁금했다


네가 교도소 앞에서

그 을씨년스러운 자세로

생두부를 움켜쥐어 먹던

이십 년만의 한파라던 그날

나는 머릿수나 맞추러 미팅에 나가 

두부 김치를 뒤적이고 있었다


불운은 정말 으깨졌을까

젊음이 뭉개진 건 아닌가 불안했으나

아무도 예감 같은 것에 몸을 떨진 않았다


디디는 걸음마다 붉은 줄을 달고도

네가 피우려던 그 꽃은 

어딘가에 피었다는 말 들리지 않고

여전한 한파에 문득문득

서늘한 두부의 감촉만 

소스라치게 스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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