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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형란 Jan 19. 2019

카페에서

눈이 되다 만 구름이 낮게 깔리고

단풍이 들다 만 마른 잎이 날리는 오후

사랑이 되다 만 추억이 묻어 있는 탁자에

시가 되다 만 어휘들을 늘어놓고

영웅이 되다 말 아이들과

행복을 이루다 말 연인들의 모습을 내다본다


너희 잘못이 아냐

물기 없는 마른 천둥이 위로를 하고

벽에 걸린 장식용 다이얼식 공중전화

그리움이 되다 만 기억을 불러낸다


그날밤 이 길을 끝까지 가봤으면

이 구름과 저 구름이 만나

눈이라도 내렸을까


앞길만큼이나

걸어온 길도 보이지 않는 흐린 날 오후

되다 만 것들과 되다 말 것들의 협화음

네가 없어 더 완벽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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