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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형란 Jan 28. 2019

시인의 마을

침대는 가구가 아닙니다,

광고 문구 하나에 아이들은

가구가 아닌 것을 묻는 문제에 침대를 골랐다


갑순이 개미가 갑돌이 개미와 도망 가서

행복하게 살았다는 동화를 읽은 후

언제나 일처다부제 곤충 고르기 문제를 틀리는 나처럼


늘 일번이 답이지만

굳이 이번을 고르는 이들이 있다,

도마뱀처럼 사랑하리라 맹세하는 이들이 있다,

밟힌 지렁이가 두 몸이 되어 각자 떠나버리는 걸 보고

눈물 짓는 이들이 있다,

툭툭 떨어지는 게다리가 아파

게장을 못 담그는 이들이 있다,

내일이면 거기 없다는 매미 울음소리에

벌써 서러운 이들이 있다,


갑순이 개미는 정말로

평생 갑돌이 개미랑만 살았으리라고

굳게 믿는 이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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