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형란 Jan 31. 2019

재수 없는 날

제일 재수 없는 건

볼트와 너트 갯수가 맞지 않는 날이지


고만고만한 것들이 마냥 고집을 부려

굳이 제 짝과만 엮이겠다는 데는 장사가 없어

공구통 바닥이며, 함바집 가는 길 되짚어 가며

지친 엉덩이 걸치고 잠시 한모금 빨던

간이변소 옆 스치로폴 더미까지 들여다보다가


너를 어디에서 흘렸나 생각해 보는 거야

막차 끊긴 소래역 여관 앞에서 실랑이할 때 놓쳤나

긴긴 군대 마지막 휴가날 취기에 잃었나

여의도 벚꽃길에서 풍선과 함께 날려 보냈나


웨딩 드레스 눈부셨던 널 바라보던

그날 붉은 주단 밑까지 뒤지며 찾아보는 거야,

내게 꼭 맞던 단 하나의 너를


(숙제 : 볼트와 너트 )




매거진의 이전글 그해 여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