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 재수 없는 건
볼트와 너트 갯수가 맞지 않는 날이지
고만고만한 것들이 마냥 고집을 부려
굳이 제 짝과만 엮이겠다는 데는 장사가 없어
공구통 바닥이며, 함바집 가는 길 되짚어 가며
지친 엉덩이 걸치고 잠시 한모금 빨던
간이변소 옆 스치로폴 더미까지 들여다보다가
너를 어디에서 흘렸나 생각해 보는 거야
막차 끊긴 소래역 여관 앞에서 실랑이할 때 놓쳤나
긴긴 군대 마지막 휴가날 취기에 잃었나
여의도 벚꽃길에서 풍선과 함께 날려 보냈나
웨딩 드레스 눈부셨던 널 바라보던
그날 붉은 주단 밑까지 뒤지며 찾아보는 거야,
내게 꼭 맞던 단 하나의 너를
(숙제 : 볼트와 너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