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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형란 Feb 01. 2019

또, 봄



오래 졸라 샀던 꽃고무신
품고만 다니다, 칫솔로 닦기만 하다,
아궁이 옆에서 오그라들어 신어보지도 못한
서럽던 다섯 살, 어쩜 그 때였을 거야

목련 기다리다 잠든 새
우르르 몰려와 저들끼리 피고 지고
내게는 슬픔 쪽으로 먼저 가지를 뻗는
미끈한 나무 한 그루만 남겨둘 줄

연서 한장 못 전해 보고
사랑 그 긴 그림자만 밟다가 가버린 봄에
기다리던 벤치에만 내내 미안해할 줄
철렁, 알아버린 건


( 숙제 - 목/련/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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